신약 허가 앞두고 '삐끗'…한미약품 저점 매수 기회될까

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2019.03.1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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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트럼 FDA 자진 철회 소식에 50만원 앞에서 뒷걸음질…외국인은 사고 기관은 팔고

신약 허가 앞두고 '삐끗'…한미약품 저점 매수 기회될까


한미약품 주가가 50만원 선 안착에 번번히 실패하고 있다.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와중에도 시장은 작은 이슈에도 크게 반응하며 하락 폭을 키우는 모양세다.

18일 오후 1시45분 한미약품은 전 거래일 대비 1만5000원(3.11%) 떨어진 46만75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개장 전부터 한미약품은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됐다. 파트너사인 스펙트럼(Spectrum)이 미국 식품의약청(FDA) 허가 신청을 자진 철회한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지난 15일 장 마감 후 한미약품은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이 FDA에 신청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Rolontis)의 BLA(생물의약품 허가 신청)을 자진 취하했다"고 공시했다. 한미약품 측은 "FDA가 요청한 자료를 'BLA 허가 요건 심사기간' 종료일인 이달 29일까지 제출이 어렵다고 판단, 신청을 자진 취하한 뒤 재신청하기로했다"며 "스펙트럼은 FDA가 요청한 데이터를 신속히 보완해 2~3개월 내 재신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일정이 늦춰졌을 뿐 큰 악재로 볼 필요는 없다고 봤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BLA 취하 이유가 1년 이상 시간이 소요되는 추가 임상 또는 cGMP 생산설비 이슈가 아니라 데이터 보완이기때문에 큰 악재로 볼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빠른 시일 내 재신청이 가능할 것이고, 전임상과 임상시험에 관련한 FDA의 지적이나 요청 사항이 없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BLA 자진 취하 발표 후 스펙트럼 주가는 2.9% 하락에 그쳤다.



파이프라인의 가치 훼손 요인은 분명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태영 KB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이런 문제 해결에는 2~3개월이 소요되기때문에, 내년 6월 허가를 가정했을 경우 롤론티스의 가치는 8316억원에서 6811억원으로 18.1% 하락했다"면서도 "한미약품은 이외에도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고, 이번 이슈는 외부 공장에 의한 요인이기때문에 다른 파이프라인의 개발 방향성이나 성공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4분기 매출액이 전년대비 26% 올랐지만, 연구개발비 등의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은 전분기대비 43% 감소,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1월 말까지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2월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증권사들은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목표 주가를 올려 잡았다. NH투자증권은 목표주가로 58만원을, KB증권은 61만원, 미래에셋대우는 68만원을 제시했다.

긍정적 전망에 주가도 2월 들어 상승세를 탔다. 지난 1월 말 43만원대였던 주가는 2월 한달간 꾸준히 올라 지난 4일에는 50만원대에 올라섰다. 하지만 이내 하락세로 방향을 바꿨다.


3월 들어 주가 상승세가 꺽인 것은 기관의 매도세에 따른다. 지난 5일부터 15일까지 기관은 15일 하루를 빼고 꾸준히 주식을 매도해, 총 375억원치를 시장에 내놨다. 반면 같은기간 외국인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주식을 사들여, 268억원어치를 모았다.

전문가들은 악재에 민감하는 반응하는 최근 분위기상 단기 하락은 예상 가능하지만, 아직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견에 방점을 찍었다. 김재익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투자 심리를 감안할 때 이번 자진취하가 단기적으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실제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봤을 때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AACR과 ASCO, ADA에서의 연구결과발표가 모멘텀이 될 것이며, 2분기 얀센에 기술 이전한 비만치료제 HM12525A의 임상2상 종료, 하반기 NASH 치료제 HM15211의 임상2상 진입도 기대되는 이벤트"라고 설명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롤론티스의 시판허가가 다소 연기되었을 뿐 한미약품의 R&D는 여전히 견고하다"며 "한미약품의 하반기 R&D 모멘텀을 고려해 본다면 지금은 저점 매수 유효 구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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