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노인의 삶에서 미래보다는 과거가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혜자는 참담한 현실을 외면하기 위해 잠들었다가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가는 꿈을 꾼다. 꿈속에서 다시 젊어진 그는 마음대로 다리를 움직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준하(남주혁)를 위기에서 지켜줄 수도 있다. 하지만 곧 이것이 꿈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혜자는 준하를 끌어안으며 “나는 이 기억으로만 사는데 네가 날 잊어버리면 너무 속상할거 같아”라며 울음을 터뜨린다. 늙는다는 것은 점차 자신을 잃어버리는 일이고, 결국 죽음 후에는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만 살아가게 된다. 꿈속에서 혜자가 준하에게 건넨 ‘내일 봐’라는 인사는 그래서 더 애틋하다. 당연한 듯 찾아오는 내일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되는 순간이 인생에는 존재한다. 샤넬 할머니(정영숙)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후 무너져 내린 준하에게 혜자는 “허무하지? 온갖 일을 다 겪었을 텐데 결국 사진으로만 남았어. 다 늙은 몸뚱아리, 더 기대할 것도 없는 인생이 뭐가 안쓰럽냐 하겠지만은 난 내가 안쓰러워 미치겠어. 너도 네 인생이 애틋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결국 ‘눈이 부시게’는 삶에 대한 찬사다. 아름답고도 참담했던 수많은 날들을 지나, 인생의 끝자락에서야 온전히 자신을 끌어안게 된다.
‘눈이 부시게’, 이토록 찬란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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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노인의 삶에서 미래보다는 과거가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혜자는 참담한 현실을 외면하기 위해 잠들었다가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가는 꿈을 꾼다. 꿈속에서 다시 젊어진 그는 마음대로 다리를 움직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준하(남주혁)를 위기에서 지켜줄 수도 있다. 하지만 곧 이것이 꿈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혜자는 준하를 끌어안으며 “나는 이 기억으로만 사는데 네가 날 잊어버리면 너무 속상할거 같아”라며 울음을 터뜨린다. 늙는다는 것은 점차 자신을 잃어버리는 일이고, 결국 죽음 후에는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만 살아가게 된다. 꿈속에서 혜자가 준하에게 건넨 ‘내일 봐’라는 인사는 그래서 더 애틋하다. 당연한 듯 찾아오는 내일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되는 순간이 인생에는 존재한다. 샤넬 할머니(정영숙)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후 무너져 내린 준하에게 혜자는 “허무하지? 온갖 일을 다 겪었을 텐데 결국 사진으로만 남았어. 다 늙은 몸뚱아리, 더 기대할 것도 없는 인생이 뭐가 안쓰럽냐 하겠지만은 난 내가 안쓰러워 미치겠어. 너도 네 인생이 애틋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결국 ‘눈이 부시게’는 삶에 대한 찬사다. 아름답고도 참담했던 수많은 날들을 지나, 인생의 끝자락에서야 온전히 자신을 끌어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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