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 SK하이닉스 (178,200원 ▼3,000 -1.66%) 등 국내 업계가 선두권을 달리는 메모리반도체 장비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장비재료협회는 메모리반도체 부문 장비투자 규모가 올 들어 전체 장비투자액의 45%까지 떨어졌다가 내년에는 55%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올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장비투자가 지난해보다 20% 줄어든 180억달러(약 20조원), SK하이닉스가 22% 감소한 100억달러(약 11조원)에 그칠 것으로 봤다.
메모리반도체 경기는 지난해 3분기까지 초호황을 누리다 4분기부터 확연하게 둔화되는 분위기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9월 8.19달러를 기록한 후 올 2월 5.13달러로 37% 넘게 떨어졌다. 낸드플래시도 지난해 6월 5.6달러를 기록한 후 하락세를 이어가며 지난달 4.22달러에 거래됐다.
반도체 제조업계가 내년부터 다시 장비투자에 시동을 걸 계획을 세우는 것은 내년 시장 상황이 올해와는 다르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올해 반도체 가격하락과 수요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최근 들어 경기 반등 시기가 올 하반기로 당겨질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쌓였던 재고가 해소되고 올 하반기부터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다시 시작되면 수요 증가세가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설비나 장비를 갖추는 데 1~2년이 걸리기 때문에 선행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한 장치산업"이라며 "올해 수익성과 투자계획을 얼마나 지켜내느냐가 내년 이후의 시장 판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