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연일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며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닷새째 시행된 지난 5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송도의 한 도심이 희뿌옇게 보이고 있다.2019.3.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991년 모 보일러회사 CF에 처음 등장해 히트친 광고문구다. 2019년 봄 이젠 보일러보다 공기청정기다. 부모님 댁에 공기청정기를 보냈다. 양가에 나란히 보내려니 적지 않은 부담이다. 살고 죽는 문제다. 눈 질끈 감을 수밖에.
때아닌 지름신의 강림엔 친정 인근 송도신도시의 스카이라인이 한몫했다. DC코믹스 배트맨시리즈의 '고섬시티'(Gotham City)가 여기구나 싶다. 중국발 미세먼지에 초고층 스카이라인이 유령처럼 사라졌다.
#2. 출근길 덕수궁 앞이 낯설다. 돌담길 시작점인 와플집이 썰렁하다. 달달한 와플을 아침 대신 찾는 직장인들로 붐비던 집이다. 하나 살까 하다 걸음을 돌렸다.
(수원=뉴스1) 조태형 기자 = 경기 남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서장대에서 바라본 수원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2019.3.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3. 점심시간, 이민이 화두다. '이대론 못 산다', '은퇴 후 동남아로 가자'가 대세다. 그래도 서울 집은 둬야 월세 받아 생활한단다. 근데 너도나도 떠나면 월세는 대체 누가 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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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산업연구원의 '2025 미래 주거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수도권 만 25~64세, 총 1020명)의 35%가 집을 택하는 요인으로 '자연이 주는 쾌적성'을 꼽았다. 교통 편리성(24%)과 생활편의시설(19%)은 뒤로 밀렸다.
생존 앞엔 SKY캐슬(학세권)도 모래성이다. 그렇다고 모두 숲으로 갈 순 없다. 결국 '미세먼지 프리(free) 하우스'까지 등장했다. 국내 최초 설계 단계부터 초미세먼지를 99.5% 차단하고 고농도산소를 공급하는데 주안점을 뒀단다. 분양가격도 초특급이다. 투룸형이 10억원을 훌쩍 넘는다.
마스크 한 장에도 빈부격차가 묻어난다. 자산규모에 따라 거주지도 미세먼지 프리(free)와 미세먼지 풀리(fully)로 분리되지 말란 법 없다. 미세먼지 재난시대 슬픈 현주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