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실적 쇼크에도 '사자' 나선 기관·외국인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03.0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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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기관·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실적 개선요인 많아 주가상승 기대감

셀트리온 생산 연구시설. /사진제공=셀트리온셀트리온 생산 연구시설. /사진제공=셀트리온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이 지난해 실적 쇼크를 기록했음에도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가도 실적 발표 이후 반등했다. 증권가에서는 올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투자도 장기적인 관점으로 봐야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들은 지난 5일 셀트리온 주식 89억5000만원을 순매수하며 6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이날 기관의 순매수 금액은 전체 코스피 종목 중 4번째로 많은 규모였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가장 많은 203억원 상당의 셀트리온 주식을 순매수했다. 3거래일 연속 순매수다.



계열사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 역시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하루 동안 기관은 88억원, 외국인은 6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과 외국인 모두 코스닥 종목 중에 가장 많은 금액을 셀트리온헬스케어에 투자했다.

주요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면서 주가도 상승 추세로 전환했다. 셀트리온은 최근 한 달간 주가가 약세였으나 실적을 발표한 지난달 25일 20만4000원에서 지난 5일 21만원으로 3% 상승했고, 같은 기간 셀트리온헬스케어도 6만8700원에서 7만2500원으로 5.5% 올랐다.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 반대의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셀트리온의 지난해 매출액은 9821억원, 영업이익은 338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3.3% 감소한 '어닝 쇼크' 실적이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지난해 매출액이 7135억원으로 전년 대비 22.5% 줄었고 영업손실은 25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셀트리온은 1공장 증설 공사로 인한 생산성 하락과 주력 제품인 트룩시마·램시마·허쥬마 등의 단가 인하 등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셀트리온의 약품을 독점 판매하는 셀트리온셀스케어도 약품 가격 하락의 여파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선 것은 올해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증권사들도 실적 발표 이후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긴 했지만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했다.


김형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지난해 11월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복제약 트룩시마와 허쥬마 판매 허가를 받았다"며 "북미에서 독점 판매권을 가진 테바(TEVA)가 올 하반기부터 판매를 시작하면 수익성도 개선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설 공사가 진행 중인 1공장도 올 2분기부터 재가동에 들어간다. 바이오의약품 원액 생산량은 기존 연간 5만 리터에서 10만 리터로 2배 늘어난다. 9만 리터 규모의 2공장과 함께 총 19만 리터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럽 약품 판매사와 맺었던 변동대가 조항에 대해 협의 중이다. 변동대가는 약품의 시장판매가격 하락을 공급업체가 보장하는 것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변동대가 조항이 제거되지 않으면 유럽에 직접판매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실적 개선 요인이 많은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 투자자들은 셀트리온의 지난해 실적과 현 주가가 바닥 구간이라고 판단한 듯 하다"며 "하반기에는 실적과 주가 모두 양호한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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