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사업 분사로 본 SK이노의 경영전략 큰그림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19.03.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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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K이노베이션/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휴대폰용 소재사업부문을 분사하기로 했다. 시장 수요에 보다 전문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인데, 이면에는 보다 큰 경영전략이 있다. 석유화학부문 주력인 SK이노베이션을 지주사 산하의 사업지주사화 해 신사업을 인큐베이팅하는 축으로 활용한다는거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헝가리 전기차용 배터리 제2공장 투자와 함께 소재사업을 자회사로 물적분할하기로 의결했다. 세간의 관심은 1조원 규모 투자에 쏠렸지만 SK이노베이션의 지향점을 더 잘 보여주는건 소재사업 분사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통해 SK에너지, 종합화학, 루브리컨츠, 인천석유화학, 트레이딩인터내셔날에 이어 6번째 자회사를 갖게 됐다.



SK는 차세대 주력인 배터리사업부문도 언젠가는 분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SK 관계자는 "이노베이션은 사업지주회사로 각 부문의 사업을 인큐베이팅(육성)하는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며 ''자생력을 갖추면 내보내 자회사로 독립시키고 있으며 이는 배터리사업 역시 예외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SK(주) 산하 SK이노베이션 아래 다시 주력 사업 계열사들이 배치되는 사업지주사 개념이다.

전제는 해당 사업의 경쟁력이다. 이번에 분리되는 소재사업은 크게 두 가지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LiBS(분리막)와, 최근 각광받고 있는 접히거나(Foldable), 휘어지는(Flexible), 둥글게 말 수 있는(Rollable) 디스플레이용 필름인 FCW(투명PI필름)다.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은 글로벌 2위 수준이다. 배터리 수요 증가에 힘입어 관련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 FCW는 차세대 성장동력 중 핵심이다. 회사 관계자는 "소재사업이 한 회사로 인정받을만큼 튼튼하고 투자 여력이 있으니 자체적으로 최적화한 의사결정과 프로세스 등을 위해 분사를 결정한 것"이라며 "사업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특히 FCW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이 최근 앞다퉈 접는 스마트폰을 내놨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글로벌 폴더블폰 판매량이 올해 320만대에서 2022년 약 5010만대까지 연 평균 약 25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폴더블폰 시장 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을, 화웨이는 밖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방식을 택했지만 액정이 접혀야(Foldable) 한다는 점이 같다. 투명 PI필름 시장도 함께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 시장 확대 가능성은 더 크다. 정의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자사 뉴스룸을 통해 "접는 방식, 돌돌 말아서 보관할 수 있는 롤러블 방식, 화면을 늘릴 수 있는 형태까지 더 이상 미래 얘기가 아니다"라며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이 더 많은 것을 열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차세대 스마트기기 개발에 계속해서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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