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야동 보는 방법 좀" 막아도 뚫는다…실효성 '논란'

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2019.02.1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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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 정치사회학 ④]구글스토어서 급상승 인기 앱 급부상…"창과 방패의 싸움"?

편집자주 정부가 도박·몰카 등 해외 불법 인터넷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기 위해 도입한 신기술이 뜨거운 감자다. HTTPS(보안접속) 방식을 적용했더라도 외부에서 불법 유해 사이트인지 확인할 수 있는 SNI( Server Name Indication) 필드 차단 기술이 그것이다. 논란 초기 “정부가 이제 이용자들의 데이터 패킷까지 감청하려 한다”며 반발했던 인터넷 이용자들은 “감청과는 무관한 기술”이라는 정부 해명에 “앞으로도 여러 신기술을 덧대가며 인터넷 접속 자유를 통제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논란이 논란을 부르는 형국이다. 기술 이슈를 넘어 지난 수십년간 우리 사회를 지배해왔던 국가 주도의 사이버 통제 정책에 대한 반발로 보는 시각도 있다. HTTPS 유해 사이트 차단 논란을 다양한 각도에서 짚어봤다.

"불편하시겠지만 이 방법을 참고해서 우회 접속하세요."

정부가 불법 음란물 사이트 등 유해 사이트에 대한 HTTPS 차단 기능을 강화했지만 각종 프로그램과 앱(애플리케이션) 등으로 통한 우회 접속이 가능해 정부 대책에 대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최근 HTTPS 및 우회접속을 사용하는 불법 음란·도박 사이트데 대해 'SNI(Sever Name Indication) 필드 차단' 기술을 적용해 접속을 차단했다.



하지만 이같은 인터넷 접속 차단 조치 이후 각종 커뮤니티에는 HTTPS 차단에 따른 우회 접속 방법을 묻는 질문과 이에 대한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네이버, 구글 등에 'HTTPS 우회'로 검색을 하면 관련 정보가 상당수 노출될 뿐 아니라 일부 접속 차단이 되지 않은 사이트에서는 강화된 단속에 대응해 직접 우회 접속 방법을 안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우회 접속을 가능하게 해주는 앱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윈도에 설치할 경우 차단 사이트를 우회 접속할 수 있는 해외 업체의 한 프로그램에는 최근 한국어 번역 기능이 추가될 정도로 국내 이용자가 몰리기도 했다.



특히 한 온라인커뮤니티 이용자는 정부의 대책 발표 직후 HTTPS 차단 방식을 우회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기도 했다. 프로그램 개발자는 "최대전송유닛(MTU)을 수정해 우회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전송하는 데이터를 잘게 쪼개 무엇을 전송했는지 규제 기관이 알기 어렵도록 만든 것. '문 브레이커(MoonBreaker)라는 이름이 붙은 이프로그램은 각종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이번에 도입된 SNI 필드 차단 기술이 인터넷 검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실효성 논란까지 일면서 "누구를 위한 규제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불법 유해 사이트를 단속하기 위해 새로운 차단 기술을 도입해도 이를 우회할 수 있는 방법도 계속해서 개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실효성이 전혀 없다면 이처럼 반발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새로운 차단 기술과 이를 우회하는 기술은 창과 방패"라며 "이번에 도입된 기술이 그동안의 방식보다는 강력하고, 새로운 우회 접속 기술이 나오면 지금의 차단 기술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계속 고도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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