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불법유해사이트 누가 어떻게 정하나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19.02.1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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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 정치사회학 ③]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과정거쳐 지정…경찰·여가부는 신고만 할 수 있어

[MT리포트]불법유해사이트 누가 어떻게 정하나


보안접속(https) 사이트 접속 차단 기술 도입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불법 유해 사이트는 누가 어떤 기준으로 정할까.



불법 유해 사이트로 지정하는 주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의)다. 방심위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방통위설치법)에 근거해 출범한 민간 합의체 독자기구다. 경찰 등과 여성가족부 등 유관 정부기관의 경우 신고는 할 수 있지만 차단 결정은 방심위만 할 수 있다.

방심위는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에 따라 심의 과정을 거쳐 삭제하거나 차단해야 할 불법 유해 사이트를 정한다. 심의 대상은 주로 불법 도박, 성매매 알선·음란물, 마약 거래나 자살·장기 매매 사이트 등 헌정질서를 위반하거나 범죄 목적으로 운영되는 사이트들이다.



규정상 인종 차별이나 테러 등 국제평화질서를 위반하고 있는 게시물도 심의를 할 수 있다. 시민들이 직접 접수한 민원은 물론 경찰·여성가족부 등 관계기관의 신고 및 자체 모니터링 결과도 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지난해 방심위 통신심의소위원회(통신소위)는 총 25만2166건을 심의, 이 중 23만8246건에 대해 시정조치를 내렸다. 시정 요구가 내려진 유해 게시물은 성매매·음란물이 7만971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도박이 6만3435건, 불법 식·의약품이 4만9250건, 권리침해 1만7572건, 기타 법령 위반(불법 명의거래, 문서위조, 장기매매, 불법 금융 등)이 2만8279건 순이다.

방심위 관계자는 "아동성범죄물이나 리벤지 포르노 등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심의는 다른 어떤 심의보다 우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접수된 안건은 5명의 방심위 상임·비상임위원으로 구성된 통신소위에서 심의된다. 사무국에서 "문제가 없다"는 의견으로 상정된 안건도 경우에 따라선 소위 심의 과정에서 결과가 뒤바뀔 수 있다.

심의를 거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운영자에게 게시물 삭제나 사이트 차단 등 시정 조치를 내릴 수 있다. 서버가 해외에 있고, 운영자가 불분명한 경우 인터넷회선사업자(ISP)를 통해 웹사이트를 차단하게 된다. 만약 시정요구 받은 사업자가 심의 내용에 불만이 있다면 15일 안에 이의 신청을 하면 재심의를 받을 수 있다.

일각에선 현재의 방심위 인터넷 콘텐츠 심의체제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민간 독자기구라고는 하지만 집권 정당의 추천인사들이 더 많은 심의위원 구성 탓에 일부 인터넷 게시물 심의건를 두고 정치편향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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