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CJ헬로 품는 LG유플러스, 유료방송 시장 어떻게 바뀌나

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김세관 기자, 김주현 기자, 조성훈 기자 2019.02.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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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유료방송 빅뱅](종합)

편집자주 유료방송 시장 빅뱅이 시작됐다.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1위 사업자 CJ헬로를 인수하겠다며 신호탄을 쐈다. 통신 3사를 정점으로 업계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필연적 산업 재편 과정으로 풀이된다. 유료방송 시장 빅뱅이 어떻게 전개될 지 긴급 진단해봤다.

'LG 헬로'발 유료방송 빅뱅 시작됐다
[막오른 유료방송 빅뱅]①LGU+, CJ헬로 인수 확정…SKT·KT도 케이블 인수 초읽기

LG유플러스 (9,750원 ▼30 -0.31%)가 케이블TV 1위 사업자 CJ헬로 (3,375원 ▲20 +0.60%) 인수를 공식화했다. 유료방송 시장 빅뱅을 알리는 서막이다. 업계 캐시카우로 자리잡은 미디어 사업을 주도하기 위한 통신 3사간 M&A(인수합병) 전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MT리포트]CJ헬로 품는 LG유플러스, 유료방송 시장 어떻게 바뀌나


◇LGU+, CJ헬로 인수는 ‘빅뱅’ 신호탄=
LG유플러스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CJ 헬로 인수 추진 안건을 결의했다. CJ ENM (76,600원 ▲900 +1.19%)이 보유하고 있는 CJ헬로 지분 53.92% 중 50%+1주를 8000억원에 인수한다. 주당 가격은 2만659원으로 책정했다. LG유플러스는 전기통신사업법, 방송법, 공정거래법 등 관련 법에 따라 30일 이내에 정부에 인허가 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다. 정부의 인허가를 받으면 CJ헬로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이번 인수 결정은 미디어 시장 판도 변화를 위한 LG유플러스의 승부수다. 지난해 6월 기준 양사의 점유율 합계는 24.43%다. LG유플러스는 단숨에 KT 계열(KT+KT스카이라이프) 30.86%의 뒤를 이어 유료방송 시장 2위로 올라서게 된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LG유플러스 IPTV(인터넷TV) 가입자 수가 400만명을 넘어섰고 CJ헬로 가입자 역시 419만9000명이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지분 인수로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5G(5세대 이동통신) 콘텐츠 시장을 주도하겠다는각오다.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AI(인공지능)·IoT(사물인터넷) 등의 서비스를 접목한 다양한 방송 융합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9,750원 ▼30 -0.31%) 부회장(CEO)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번 인수 추진과 관련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확실한 교두보 마련을 위한 것"이라며 "기존의 고착화 된 통신·방송 시장의 경쟁 구도에서 LG유플러스가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MT리포트]CJ헬로 품는 LG유플러스, 유료방송 시장 어떻게 바뀌나
◇통신사 운영 IPTV로 유료방송 시장 재편 왜?=
이를 계기로 유료방송 산업 재편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다른 주요 케이블TV 업체들 대부분이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딜을 계기로 SK텔레콤과 KT 등 경쟁사들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SK텔레콤과 KT 모두 M&A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케이블TV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KT는 지난해 부터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유료방송 시장이 통신 3사 위주로 빠르게 재편될 전망이다. 통신사들이 M&A를 서두르는 이유는 업계의 캐시카우가 통신사업에서 미디어·콘텐츠 사업으로 옮겨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SK텔레콤의 경우 무선 부문 매출액은 전년대비 7.1% 감소한 반면 IPTV(인터넷TV) 연간 매출은 25.8% 급증했다. KT도 무선사업 매출은 2.3% 줄어든 대신 미디어·콘텐츠사업 매출은 9.4% 증가했다. LG유플러스 역시 무선 수익은 2.8% 줄었지만 IPTV가 포함된 홈미디어 수익은 12.5% 늘어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실시간 방송채널은 5G 시대를 견인할 킬러 콘텐츠로 지목되고 있다. 가입자가 많아야 홈쇼핑 수수료, 광고료, 콘텐츠 수급 등 모든 면에서 유리하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거대 해외 기업들 콘텐츠 기업과 맞서야 하는 경쟁 상황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결국 가입자를 늘려 규모의 결제를 실현해야 사업 가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임지수, 김세관, 김주현 기자

"케이블TV 인수하면?" 통신3사3몽
[막오른 유료방송 빅뱅]②'만년 3위' 벗어나려는 LGU+·OTT 이어 SO도 관심 SKT·딜라이브 관심 있지만 합산규제 부담 KT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추진을 공식화하면서 유료방송 업계 인수합병(M&A) 시계도 빨라질 전망이다. 미디어를 발판으로 만년 골찌를 벗어나려는 LG유플러스도 그렇지만, 이동통신을 넘어 미디어 시장 1위 사업자로 도약하려는 SK텔레콤, 미디어 시장 선두를 뺏기지 않으려는 KT 등 모두 M&A를 통한 몸집 부풀리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3위 벗어나자” …LGU+, 케이블 1위 CJ헬로 품는다=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키로 한 것은 만년 3위 사업자 구도를 탈피하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다. LG유플러스는 홈미디어 부문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로 미디어 사업에서 파격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 2017년 유튜브 키즈를 IPTV에 탑재했고 지난해에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공룡 넷플릭스와도 손잡았다.

그러나 통신 3사간 치열한 마케팅 경쟁 속에서 이같은 단기처방으로 전세 역전의 기회를 만들 순 없다. 콘텐츠 투자 없이 해외 콘텐츠를 빌려 돈 번다는 비난도 있다. M&A만이 미디어 시장 주도권을 쥘 마지막 찬스라는 절박감이 CJ헬로 인수를 결정한 배경으로 꼽힌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할 경우 얻게 되는 건 가입자뿐 아니다. 국내 최대 콘텐츠 기업인 CJ를 우군으로도 확보할 수 있다. 가입자와 콘텐츠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골찌로 밀릴 순 없다”…SKT 추가 M&A 불가피=SK텔레콤도 3년 만에 유료방송 미디어 M&A에 다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는 2016년 CJ헬로 인수를 추진했다 정부 반대로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렇다고 마냥 손놓고 있을 순 없는 입장이다. 당장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할 경우, SK텔레콤은 3위 사업자로 밀린다. 지난해 6월 기준 SK브로드밴드의 유료 방송 점유율은 13.97%. KT(KT스카이라이프 합산) 30.86%이며,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점유율 합계는 24.43%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케이블TV)인수에 관심이 있다”며 M&A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현재 SK텔레콤이 군침을 흘릴만한 케이블TV 인수후보론 딜라이브, 티브로드(태광 계열)와 현대HCN(현대백화점 계열) 등이 거론되고 있다. 티브로드(점유율 9.86%)를 인수할 경우, SK텔레콤의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23.83%로 뛰게 된다. 딜라이브와 현대HCN을 인수하면 각각 20.42%, 18.13%로 점유율이 커진다.

◇KT, 딜라이브에 관심 …합산규제 재논의 ‘변수’=KT의 경우 현재 유료방송 시장의 독보적 선두 기업이다. 그러나 경쟁사들이 케이블TV 인수전에 나서고 있는 만큼 후속 대응에 나설 수 밖에 없다. KT가 지난해부터 딜라이브 인수를 심도 있게 검토해온 이유다.

변수는 합산규제 부활 여부다. 국회가 지난해 6월 일몰됐던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을 33% 제한하는 제도로, 위성방송까지 소유한 KT를 겨냥했던 법이다. 만약 합산규제가 재도입되면 KT는 딜라이브를 인수할 수 없게된다. 합산 점유율이 37.31%로 넘어서기 때문이다.

합산규제가 다시 도입되지 않아도 KT의 M&A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1위 사업자인 만큼 다른 사업자에 비해 정부 심사과정이 훨씬 까다로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의 견제 또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임지수 기자

3년 만에 유료방송 재편 주사위 받은 공정위, 이번엔?
[막오른 유료방송 빅뱅③]공정위 기업결합심사 관건은 '시장 획정'

LG유플러스 (9,750원 ▼30 -0.31%)CJ헬로 (3,375원 ▲20 +0.60%) 인수가 최종 성사되려면 정부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첫 관문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 결합심사다. 2016년 공정위는 SK텔레콤 (51,000원 ▼100 -0.20%)의 CJ헬로(당시 CJ헬로비전) 인수를 불허한 바 있다. 그러나 시장 환경이 3년 전과 다르고, 정부 당국의 기류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심사과정이 이전보다 순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를 위해 조만간 공정위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신고서 접수 후 최대 120일 이내에 심사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심사 과정에서 공정위가 보완서류 제출을 요구할 경우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최대 쟁점은 공정위의 시장 획정 기준이다. 공정위가 과거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건을 불허했던 판단 기준은 시장 독과점 우려였다. 당시 공정위는 유료방송 시장을 하나로 보지 않고 지역(방송 권역)별로 나눠 각각 단일한 시장으로 봤다. 전국 78개 권역을 각각 단일 시장으로 규정했던 것.

인수 허가시 CJ헬로가 케이블TV 사업권을 보유한 23개 권역 중 21개 권역에서 SK계열 가입자 점유율이 최소 46%에서 최대 76%에 달해 시장 경쟁을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가 이번에도 유료방송 시장을 전국이 아닌 권역별 시장으로 획정할 경우 시장 독점 문제는 여전하다. LG유플러스의 IPTV와 결합할 경우, 상당수 CJ 헬로 방송 권역에서 점유율 과반을 초과한다.

그러나 넷플릭스·유튜브 등 국경을 초월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대세로 자리 잡는 글로벌 트렌드와 달리 방송 권역별 시장 획정이 너무 시대착오적 것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상조 공정위 위원장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규제환경과 기술, 시장 상황의 변화를 감안해 CJ헬로가 다시 기업결합을 신청하면 과거와는 다른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당국의 기류 변화를 시사한 셈이다. 공정위가 권역이 아닌 전국 단위로 시장을 획정할 경우,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점유율은 총 24.43%를 넘지 않는다.

인수 주체도 과거와 다르다. SK텔레콤이 당시 이동통신 시장을 과점한 1위 사업자였다. 무선 시장 지배력이 유료방송 시장까지 전이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반면 LG유플러스는 3위 사업자다.

그렇다 해도 공정위가 다른 잣대를 들이대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동일한 유형의 인수건에 대해 다른 기준으로 판단할 경우,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2016년과 비교해 대내외적 분위기가 LG유플러스에 유리한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크게 다르지 않은 사안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만큼 공정위의 고민도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KT만 제동? '힘 잃은' 합산규제
[막오른 유료방송 빅뱅]④국회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 급제동 걸리나

[MT리포트]CJ헬로 품는 LG유플러스, 유료방송 시장 어떻게 바뀌나
LG유플러스 (9,750원 ▼30 -0.31%)CJ헬로 (3,375원 ▲20 +0.60%) 인수 추진을 공식화한 가운데 국회 논의 중인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에선 합산규제를 재도입하면 현재 일고 있는 유료방송 시장의 자발적 산업 재편이 다시 위축될 것으로 우려한다.

14일 국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법안 소위에서 아직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지난달 법안 소위에서 소속 의원들은 KT (34,100원 ▼550 -1.59%)가 KT스카이라이프 (5,480원 0.00%)를 통해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을 문제 삼아 "계열 분리하지 않을 경우 합산규제를 재도입하겠다"며 KT를 압박했다. 이에 KT는 최근 현행법상 과잉금지 원칙과 주주권리 침해 등을 이유로 계열분리는 어렵고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한 딜라이브 인수 계획은 중단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공식 선언하면서 합산규제를 포함해 유료방송 가입자 점유율 규제론이 힘을 잃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시작으로 통신3사 체제로 유료방송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시장 경쟁을 위축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아무런 제약없이 국경을 넘어 서비스되는 글로벌 트렌드에도 역행한다.

무엇보다 특정 사업자만을 겨냥한 규제라는 지적도 있다. 합산 규제가 재도입되면 KT는 M&A(인수·합병) 자체가 불가능하다. 딜라이브를 인수한다고 가정했을 때 현재 시장점유율이 30.86%인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 점유율이 37.31%로 오르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규제와 상관없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인수해도 시장점유율이 24.43%에 그친다. SK브로드밴드의 시장점유율도 13.97%에 불과해 케이블TV 2위 티브로드(9.86%)를 인수한다 하더라도 점유율은 23.83%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IPTV 사업자들이 M&A를 시작하게 되면 유료방송 시장 개편이 본격화되는데, 33% 점유율 제한은 시청자 입장에서도 효용이 없는 규제"라고 지적했다.

정부도 합산규제 재도입에 회의적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3일 국회에 글로벌 흐름에 맞지 않는다며 합산규제 폐지가 바람직하다는 정부 입장을 전달했다. 케이블TV와 IPTV에 적용되고 있는 가입자 점유율 규제 역시 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회가 정부 의견을 수용할 지는 미지수다. 과방위 관계자는 “합산규제는 위성방송 공공성 확보와 독점 사업자 규제”라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CJ헬로 품은 LGU+···알뜰폰 1위 '헬로모바일'은 어디로?
[막오른 유료방송 빅뱅⑤]알뜰폰 공룡 기업 탄생하나…이통 子회사 3사 위주 개편 불가피

[MT리포트]CJ헬로 품는 LG유플러스, 유료방송 시장 어떻게 바뀌나
LG유플러스 (9,750원 ▼30 -0.31%)CJ헬로 (3,375원 ▲20 +0.60%) 인수가 최종 성사되면 유료방송시장 뿐 아니라 알뜰폰 시장의 지각변동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CJ헬로가 케이블TV 업계 1위인 동시에 알뜰폰(MVNO) 1위 브랜드 '헬로모바일'도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미디어로그+헬로모바일, 공룡 알뜰폰 브랜드 나오나=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헬로모바일의 알뜰폰 가입자는 79만명. SK텔레콤 (51,000원 ▼100 -0.20%) 계열사인 SK텔링크(78만명)와 KT (34,100원 ▼550 -1.59%) 계열사 KT엠모바일(72만명)에 바짝 추격 당하고 있지만, 수년간 알뜰폰 시장 1위를 놓치지 않았던 브랜드다.

헬로모바일 가입자는 우량 고객이 많다. 누적 LTE(롱텀에볼루션) 가입자도 55만여명에 달한다. SK텔링크(23만여명)에 비해 2배 이상 많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할 경우, LG유플러스 계열 알뜰폰 가입자 수는 120여만명, LTE 가입자만 93만여명에 달하는 압도적 1위 사업자가 될 수 있다.

LG유플러스로 인수된 후 CJ헬로가 알뜰폰 사업을 유지할 지가 변수다. 헬로모바일 가입자 대부분이 경쟁 이동통신사 망을 이용하고 있다. 헬로모바일 가입자의 90% 이상이 KT망을 쓴다. 나머지는 SK텔레콤 망이다. LG유플러스 망 사용자는 없다.

알뜰폰 사업자가 여러가지 이유로 사업을 이관하거나 접을 경우, 망을 빌려주고 있는 이통사의 알뜰폰 계열사에 해당 가입자를 이관하는 것이 그동안의 관례다. 2017년 홈플러스가 알뜰폰 사업에서 철수했을 때도 망을 빌려쓰던 KT 계열사 KT엠모바일로 대부분의 가입자를 이관했다. 만약 헬로모바일 사업을 LG유플러스로 통합하거나 외부 매각할 경우 가입자들을 잃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미디어로그와 헬로모바일을 당분간 각각 운영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요금 및 서비스 우대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헬로모바일 가입자를 흡수하는 과정을 밟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IoT(사물인터넷)망이나 모바일내비게이션, 음원 서비스 등을 함께 사용하는 등 KT와 LG유플러스의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게 KT망을 쓰는 LG유플러스 알뜰폰 계열사가 존재할 수도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통 3사 子회사 경쟁체제로 재편?…취지 무색해진 알뜰폰= 문제는 LG유플러스가 '헬로모바일' 사업을 흡수합병하든 안하든 간에 알뜰폰 시장은 이동통신 3사의 자회사 체제로 재편된다는 것이다. SK텔링크와 KT모바일, 미디어로그 등 이통 3사 브랜드와 헬로모바일 가입자 점유율은 35%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1위 알뜰폰 브랜드마저 이통 3사 자회사로 편입될 경우 나머지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의 몰락은 이제 시간문제라는 얘기까지 나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의 알뜰폰 산업 활성화 정책 취지가 무색해지는 결과라며 관련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부는 과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3사로 고착화된 이동통신 시장에 대안 시장으로 육성하겠다며 '반값 통신'(알뜰폰) 제도를 도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알뜰폰 시장이 이동통신 자회사 경쟁체제로 바뀐다면 존재가치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이통사 위주로 재편되는) 알뜰폰 시장의 흐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알뜰폰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세관 기자
CJ, CJ헬로 매각자금 8000억 어디에 쓸까
[막오른 유료방송 빅뱅 ⑥]8000억 매각대금으로 단기차입금 해소하고 콘텐츠 기업추가 인수와 투자에 집중할 듯

[MT리포트]CJ헬로 품는 LG유플러스, 유료방송 시장 어떻게 바뀌나
CJ ENM (76,600원 ▲900 +1.19%)이 CJ헬로 지분 50% 매각을 통해 확보할 8000억원을 재무구조 개선과 글로벌 콘텐츠 기업 도약에 필요한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집중 투입키로 했다.

CJ ENM은 14일 오전 정기 이사회를 통해 ‘㈜씨제이헬로 주식 매매계약 체결 승인의 건’을 결의하고 CJ헬로 주식 53.9% 중 ‘50%+1주’를 LG유플러스에 8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후 CJ ENM의 CJ헬로 지분율은 3.9%가 된다.

CJ ENM은 “방송통신시장의 트렌드가 인수합병(M&A)를 통해 대형화하고 글로벌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플랫폼 강화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글로벌 지향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J ENM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프리미엄 IP(지재권) 확대 등 콘텐츠 사업 강화와 디지털 및 미디어 커머스 사업 확대, 글로벌 성장 동력 확보 등 미래성장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게 됐다.

CJ ENM이 CJ헬로 매각에 최종 성공할 경우 가장 먼저 부채비율 축소 등 재무구조 개선효과를 볼 전망이다. 앞서 CJ ENM은 지난해 6월 CJ오쇼핑과 합병하면서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돼 현재 단기 차입금이 5000억원이 넘는다. 2017년 88.8%이던 부채비율도 107%가량으로 늘었다. 8000억원이라는 실탄이 확보되면 금융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CJ ENM측은 당장 차입금 해소보다 이재현 회장이 공언한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을 위한 투자에 더 무게를 둔다.

앞서 LG유플러스가 함께 인수를 원했던 CJ ENM의 드라마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 드래곤 지분(20%)을 팔지않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현재 CJ ENM 안팎에선 경영권 유지를 위한 50%만 남기고 나머지 20%를 넷플릭스나 구글 유튜브 등 글로벌 플랫폼사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이들과 전략적 제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J헬로에 국한됐던 플랫폼을 LG유플러스의 IPTV로 확대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LG유플러스와 협의해 지분을 일부 남긴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일방향 서비스이던 케이블을 넘어 양방향 IPTV로 고객저변을 넓히면 다양한 미디어커머스 사업이 가능해진다.

매각 자금을 활용한 콘텐츠 기업 M&A 또는 전략적 투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CJ ENM의 인수설이 거론됐던 영화 '신과함께' 제작사 덱스터의 경우 인수보다는 재무적, 전략적 투자로 가닥이 잡혔다. 미국과 유럽 콘텐츠 기업 추가인수에 나설수 있다. CJ ENM은 지난해 12월 스웨덴 방송저작권 배급사인 에코라이츠를 인수했다.

CJ ENM 관계자는 "CJ는 글로벌 톱티어(TOP-Tier) 융복합 콘텐츠 커머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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