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KT만 제동? '힘 잃은' 합산규제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19.02.1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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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유료방송 빅뱅]④국회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 급제동 걸리나

편집자주 유료방송 시장 빅뱅이 시작됐다.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1위 사업자 CJ헬로를 인수하겠다며 신호탄을 쐈다. 통신 3사를 정점으로 업계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필연적 산업 재편 과정으로 풀이된다. 유료방송 시장 빅뱅이 어떻게 전개될 지 긴급 진단해봤다.

[MT리포트]KT만 제동? '힘 잃은' 합산규제


LG유플러스 (9,970원 ▼80 -0.80%)CJ헬로 (3,495원 ▼35 -0.99%) 인수 추진을 공식화한 가운데 국회 논의 중인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에선 합산규제를 재도입하면 현재 일고 있는 유료방송 시장의 자발적 산업 재편이 다시 위축될 것으로 우려한다.



14일 국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법안 소위에서 아직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지난달 법안 소위에서 소속 의원들은 KT (37,700원 ▼250 -0.66%)가 KT스카이라이프 (5,620원 ▼20 -0.35%)를 통해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을 문제 삼아 "계열 분리하지 않을 경우 합산규제를 재도입하겠다"며 KT를 압박했다. 이에 KT는 최근 현행법상 과잉금지 원칙과 주주권리 침해 등을 이유로 계열분리는 어렵고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한 딜라이브 인수 계획은 중단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공식 선언하면서 합산규제를 포함해 유료방송 가입자 점유율 규제론이 힘을 잃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시작으로 통신3사 체제로 유료방송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시장 경쟁을 위축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아무런 제약없이 국경을 넘어 서비스되는 글로벌 트렌드에도 역행한다.



무엇보다 특정 사업자만을 겨냥한 규제라는 지적도 있다. 합산 규제가 재도입되면 KT는 M&A(인수·합병) 자체가 불가능하다. 딜라이브를 인수한다고 가정했을 때 현재 시장점유율이 30.86%인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 점유율이 37.31%로 오르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규제와 상관없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인수해도 시장점유율이 24.43%에 그친다. SK브로드밴드의 시장점유율도 13.97%에 불과해 케이블TV 2위 티브로드(9.86%)를 인수한다 하더라도 점유율은 23.83%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IPTV 사업자들이 M&A를 시작하게 되면 유료방송 시장 개편이 본격화되는데, 33% 점유율 제한은 시청자 입장에서도 효용이 없는 규제"라고 지적했다.

정부도 합산규제 재도입에 회의적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3일 국회에 글로벌 흐름에 맞지 않는다며 합산규제 폐지가 바람직하다는 정부 입장을 전달했다. 케이블TV와 IPTV에 적용되고 있는 가입자 점유율 규제 역시 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회가 정부 의견을 수용할 지는 미지수다. 과방위 관계자는 “합산규제는 위성방송 공공성 확보와 독점 사업자 규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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