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츄럴엔도텍, "올해 반드시 흑자전환"

이대호 MTN기자 2019.02.1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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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안전당국과 소비자단체가 백수오 원료 검수를 위해 샘플을 채취하는 현장. 내츄럴엔도텍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사명령제'를 통과한 제품만 판매한다.

내츄럴엔도텍이 올해 반드시 흑자전환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영업환경은 적자를 피하기 어려웠던 만큼 초점을 2019년 흑자전환에 맞춰왔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일부 관계사 부실을 털어내기도 했다.



지난 11일 내츄럴엔도텍은 2018회계연도 87억 7,000여만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당기순손실은 134억원(지배기업 소유주지분)에 달했다.

지난 2015년부터 4년 연속 적자다.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규정에 따라 내츄럴엔도텍은 관리종목 지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는 감사보고서 공시와 함께 확정된다.



다만 이는 시장에서 예상된 이슈라는 지적이다. 앞서 내츄럴엔도텍은 지난해 3분기까지 55억원대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일부 주주들은 주식토론방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지난 12일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일부 자산운용사와 외국인의 손절물량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관에서 연속 적자를 모르고 투자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주가 급락으로) 손실폭이 너무 커져서 내부 규정상 로스컷(손절매)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가매수 움직임도 일부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13일 13만 7,000여주 순매수했다. 이는 전날 순매도 물량보다 큰 규모다. 연기금도 이날 4,600여주 순매수하는 등 소폭이나마 3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이날 장중 9% 이상 급락하던 주가는 낙폭을 3.69%로 좁혀 마감했다.

지나간 실적보다는 올해 턴어라운드 여부를 주목한다는 평가다. 올해까지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할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게 되는 만큼 회사 측도 흑자전환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기 때문이다.

내츄럴엔도텍 관계자는 "올해는 반드시 흑자를 만들 것"이라며, "(지난해 손실은) 매 맞을 것은 다 맞자는 취지에서 손실을 다 털고 간 성격이 있다"고 전했다.

내츄럴엔도텍은 관계사 엔도더마 관련 손실을 비교적 많이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7억원대로 전년도보다 손실폭이 34억원 가까이 확대됐다. 반면, 이를 제외한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49억원대로 오히려 손실 규모가 전년대비 4억원가량 줄었다.

지난달부터 이마트에서 판매 중인 '백수오 궁'

올해는 홈쇼핑 판매와 함께 해외수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CJ오쇼핑을 통해 '백수오 궁' 판매 방송을 지속하는 데 이어 최근에는 홈앤쇼핑에서도 백수오 궁을 재론칭했다. 지난 2015년 이른바 이엽우피소 사태 이후 4년만의 복귀다. 또한 지난달부터 이마트에 입점하면서 기존에 없던 오프라인 판매망을 확충했다.

특히 주목하는 시장은 중국을 비롯한 해외수출이다.

내츄럴엔도텍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중국 수출을 본격화 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맺은 최소 1,000만 달러 이상 물품공급 계약이 실행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내츄럴엔도텍은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2014년부터 보건식품 허가를 준비하는 등 공을 들여왔다.

내츄럴엔도텍 관계자는 "2월 안에 보건식품(건강기능식품) 허가가 나오지 않더라도 일반 식품 형태로 우선 수출을 시작할 수 있다"며, "이후에는 생각보다 반응이 좋은 아시아 시장에서 수출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츄럴엔도텍은 장현우 대표이사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주주 안심시키기에 나섰다. 장 대표는 지난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2019년 흑자전환시 관리종목에서 제외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내 유통망을 확대해 본연의 경쟁력을 되찾고, 북미·유럽·중국 등 해외시장에서의 실질적 매출을 통해 반드시 흑자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주주 가치와 기업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주주님들과 시장의 충분한 신뢰와 성원을 받을 수 있도록 더욱 겸허하고 절실한 자세로 노력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바이오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내츄럴엔도텍 백수오 제품은 태국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 파키스탄, 필리핀 등 1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특히 필리핀과 인도, 이란, 말레이시아에서는 기준이 더 까다로운 의약품으로 허가를 받기도 했다.

건강기능식품업계 관계자는 "내츄럴엔도텍이 단기간에 매출을 회복하기는 어려웠을지 몰라도, 길게 보고 그렇게 많은 국가에서 허가를 받아놓는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내츄럴엔도텍은 지난 2014년 매출 1,240억원, 영업이익 259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성공가도를 달렸다. 자체 개발한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이 여성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015년 4월 한국소비자원이 "시중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 상당수가 가짜", "60% 이상의 백수오 제품에서 식품에 사용 금지된 이엽우피소 검출"이라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관련 시장이 무너졌다. 1,200억원을 넘던 내츄럴엔도텍 매출은 2016년 65억원대까지 급감했다.

이후 사법당국과 행정당국을 통해 내츄럴엔도텍의 누명은 풀렸다.

지난 2015년 6월 검찰은 내츄럴엔도텍과 김재수 당시 대표이사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내츄럴엔도텍의 납품 구조와 검수 과정을 조사한 결과 이엽우피소를 고의로 혼입했거나 혼입을 묵인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지난 2017년 8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년여에 걸친 독성시험 결과를 공개하며 "백수오를 열수추출물 형태로 만든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은 위해평가에서 모두 안전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열수추출물로 만든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의 경우 백수오 중 이엽우피소가 미량 혼입되었더라도 위해 우려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내용이었다.

일부 홈쇼핑사와 소비자가 제기했던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도 내츄럴엔도텍이 줄줄이 승소한 바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대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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