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찮게 오수가 넘쳐 바다로 흘러갔다. 바다가 더러워지면서 갯녹음 현상까지 발생했다. 갯녹음 현상은 바다의 사막화로 불린다. 해녀들은 생계가 막막했다. 보상금은 임시방편일 수밖에 없었다. 주민들은 여름철 악취까지 견뎌야 했다.
김정도 제주환경운동연합 정책팀장은 "제주하수처리장은 1년 중 3분의 1 이상 기준치를 넘어서고 있다"며 "지역주민의 생활과 어업, 관광 등에서 광범위하게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 선택은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이었다. 그만큼 지역의 최대 현안으로 봤다. 제주도의 요청대로 정부는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를 예타 면제사업으로 선정했다. 총사업비는 388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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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하수처리장으로 넘어오는 하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17년 기준 제주하수처리장의 하루 평균 처리량은 12만2036톤이다. 거의 매일 한계점에 도달한다는 의미다. 오수가 넘치는 날이 많을 수밖에 없다.
현대화 사업을 완료하면 제주하수처리장의 처리용량은 하루 22만톤으로 늘어난다. 제주도는 한국환경공단에 현대화사업의 설계와 시공, 사후관리 등을 맡긴다. 공사는 2025년 마무리한다.
특히, 악취를 풍겼던 기존 시설은 지하화한다. 지상은 공원으로 탈바꿈시킨다. 안양 박달하수처리장이 유사 모델이다. 최근 제주하수처리장이 있는 도두1동 마을회는 박달하수처리장을 견학하기도 했다.
김용식 도두1동 마을회장은 "제주하수처리장의 처리 능력을 키우면 그동안 발생했던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며 "하수처리장을 지하에 만들면 냄새가 안 나 관광객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