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남양유업 배당 늘리면 오너 배당금 3.7억→7.2억…소득세도 '껑충'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반준환 기자 2019.02.1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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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의 두 얼굴-친시장인가 친오너인가]⑥홍원식 회장, 배당 증가 따라 소득세 약 1억6000만원 더 낼수도

편집자주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발 배당논쟁이 뜨겁다. 배당은 주식(株式, Share)의 어원이 될 정도로 증시의 기본 전제이자 기업과 주주들의 첨예한 대립을 촉발하는 뜨거운 감자가 된다. 배당의 근원적 문제를 기업과 시장의 시각에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MT리포트]남양유업 배당 늘리면 오너 배당금 3.7억→7.2억…소득세도 '껑충'


국민연금의 배당확대 요구에 따라 남양유업의 배당을 업계 평균 수준으로 올릴 경우 최대주주인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도 기존보다 2배 많은 약 7억원의 배당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소득세 증가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남양유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2017년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17%로 같은 기간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 33.81%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1주당 배당금은 1000원(우선주 1050원)으로 현재 주가(62만5000원)와 비교한 배당수익률은 1.6%정도다.



국민연금은 남양유업에 대해 배당을 얼마나 늘릴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진 않았지만 배당성향을 상장사 평균인 33% 정도로 올린다고 가정하면 배당금은 지금보다 약 2배 높아진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추이로 봤을때 2017년과 비슷한 수준의 당기순이익이 날 것으로 가정하면 지난해 총 당기순이익은 50억원 정도로 추측할 수 있다. 배당성향 33%를 적용하면 총 배당금은 16억5000만원, 1주당 배당금은 약 1950원이 된다.



남양유업의 주장대로 배당을 늘릴 경우 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오너 일가의 배당금도 크게 높아진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지분율은 51.68%다. 보유주식은 총 37만2107주로 지난해 배당으로만 약 3억7000만원(1주당 1000원)을 번 셈이다. 배당금을 1950원으로 늘리면 올해는 약 7억2500만원의 배당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배당이 늘면 이에 따라 금융소득세도 늘어난다. 금융소득은 연 2000만원까지는 원천징수세율 14%를 적용하고 2000만원 초과분은 종합소득세로 합산해 일반세율(6~42%)를 적용한다.

홍 회장이 배당소득 외 다른 소득이 없다고 가정하면 배당금 3억7000만원에 대한 금융소득세는 세율 40%(3억원 초과~5억원 이하 구간)와 지방소득세 4%를 적용해 약 1억3000만원(배당세액공제 미적용)이 나온다. 배당이 7억2500만원으로 늘어나면 최고세율 42%(5억원 초과 구간)와 지방소득세 4.2%을 적용해 세금은 약 2억9000만원으로 기존보다 123% 늘어난다.


국민연금이 대표적 '짠물 배당' 기업인 남양유업에 배당확대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실제 현실화하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지분이 53.85%로 국민연금이 배당확대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한다 해도 통과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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