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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1000만원 벌면…665만원 나누는 호주, 175만원 찔끔 푸는 韓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9.02.12 18:40

[배당의 두 얼굴-친시장인가 친오너인가]②변동성 우려·'오너 돈' 인식, 곳간에 쌓아두기만…배당성향 17.5% 'G20' 중 꼴찌…중국·터키보다도 낮아, 호주·영국 등은 50% 웃돌아…수익률도 14년간 1%대 글로벌 투자매력 떨어져

편집자주 |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발 배당논쟁이 뜨겁다. 배당은 주식(株式, Share)의 어원이 될 정도로 증시의 기본 전제이자 기업과 주주들의 첨예한 대립을 촉발하는 뜨거운 감자가 된다. 배당의 근원적 문제를 기업과 시장의 시각에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양유업 (626,000원 2000 +0.3%)이 ‘배당을 늘리라’는 국민연금 요구에 반기를 들면서 '세계 최하위 배당'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한국 상장 기업들의 과소배당 정책이 스튜어드십 코드(주주권 행사)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주주들과 이익금을 나누는데 인색한 '짠물배당'은 지난해 10월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세계 주요국 증시가 폭락했을 때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내다 판 배경이 되기도 한 만큼 국내 기업들의 배당 현주소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주요 코스피 상장사들이 배당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지만 한국은 'G20 꼴찌 배당국'이라는 꼬리표를 여전히 떼지 못했다. 12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도 기준 한국 상장사의 평균 배당성향은 17.53%로 G20 국가 중 가장 낮다. 코스피 종목으로 한정하면 33.81%로 높아지지만 증시 전체 평균치는 20%를 밑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 비율을 말한다. 배당성향 17.53%는 1000만원 순이익이 났을 때 175만3000원을 배당금으로 내놓는다는 의미다.

미국(35.53%)과 중국(31.4%)의 배당성향은 모두 30%를 넘는다. 일본(29.76%)은 물론 인도네시아(41.54%), 브라질(43.44%), 터키(32.28%)도 한국보다 배당성향이 높다. 호주(66.56%)와 영국(56.87%), 이탈리아(53.9%) 등은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주주 배당금으로 배정한다.

국내 상장사의 배당성향이 낮으니 배당수익률도 낮을 수밖에 없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04년 이후 줄곧 1%대였던 코스피 배당수익률이 지난해말 2%대에 진입했지만, 기업의 배당 기조 변화가 아닌 주가 급락에 따른 것이었다.

호주는 지난 2015~2017년 평균 5.72% 배당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식에 1000만원을 투자하면 연간 평균 57만2000원의 배당금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G20 국가는 아니지만 최근 몇 년간 배당성향을 획기적으로 높인 대만의 배당수익률은 4%대다. 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은 3%대, 미국·독일·일본·중국 등은 2%대 수준이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순이익의 30%는 성장을 위한 유보금으로, 30%는 재투자금으로, 30%는 주주배당으로 돌려준다는 기본적인 경제원리만 적용해봐도 18%를 밑도는 한국의 배당성향이 얼마나 낮은지 알 수 있다"며 "경기 변동성이 커지면서 배당을 늘리기보다 쌓아두려는 기조가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 센터장은 이어 "증시에 상장된 주식회사를 개인 소유라고 착각하는 기업 오너들이 아직도 많다"며 "배당을 내 곳간 속 현금을 퍼주는 것이라고 잘못 인식하다 보니 배당에 인색한 기업문화가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은 매매차익이나 배당수익을 얻기 위한 투자상품인 만큼 배당은 매우 중요한 투자 요소"라며 "글로벌 투자자들이 장기 투자하는 종목은 높은 배당수익이 안정적으로 나온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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