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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국민연금에 반기 든 남양유업, 어떤 기업이길래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9.02.12 18:55

[배당의 두 얼굴-친시장인가 친오너인가]⑤대주주 지분 53.8% 영향력 커 '저배당 고수'

편집자주 |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발 배당논쟁이 뜨겁다. 배당은 주식(株式, Share)의 어원이 될 정도로 증시의 기본 전제이자 기업과 주주들의 첨예한 대립을 촉발하는 뜨거운 감자가 된다. 배당의 근원적 문제를 기업과 시장의 시각에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양유업 (626,000원 2000 +0.3%)이 저배당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국민연금 주주제안을 사실상 거절했다. 오는 3월 말 열릴 주주총회에 국민연금 주주제안을 상정하고 다른 주주들의 의견을 들어보겠다고는 했지만 받아들일 뜻은 없음을 밝힌 것. 앞서 국민연금은 남양유업에 배당정책 수립, 공시를 관련한 별도의 위원회를 설치하라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보냈다.

국민연금의 과소배당 지적을 받아 온 현대그린푸드나 삼양식품 등이 선제적으로 배당을 확대한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남양유업이 국민연금에 반기를 들 수 있었던 것은 대주주 일가의 지분율이 50%가 넘어 표 대결을 진행한다 해도 대주주가 질 가능성이 없고 배당을 늘릴 경우 대주주 이익이 늘어난다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어서다.

최대주주인 홍원기 남양유업 회장은 고 홍두영 남양유업 창립자에 이어 2세 오너로 지난 1990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지난 2003년말 회장에 취임하며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지만 경영 일선에는 나서지 않는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회사 내 영향력은 막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회사 내에서 오너의 지배력이 크고 폐쇄적인 회사 문화도 국민연금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한 배경이다.



실제 남양유업은 "배당을 확대한다면 배당금의 50% 이상을 가져가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혜택을 보기 때문에 사내 유보금을 늘려 기업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해 낮은 배당 정책을 유지해 온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남양유업은 2012년 회계연도에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1000원(종류주 1050원)으로 올린 이후 2017년 회계연도까지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이번 배당금 역시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대리점 갑질 논란 이후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등으로 경영 실적이 악화되면서 배당 확대보다는 사내 유보금을 늘리는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해 온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경영 방향도 경쟁사에 비해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신사업 확대, 설비 투자에 집중하기 보다 무차입 경영을 고수하는 이유기도 하다.


남양유업은 대리점 갑질 논란이 있은 2013년~2014년 영업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 왔다. 2015년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불매운동의 여파가 지속되며 매출 1조1000억원~1조2000억원 사이로 정체 상황이다. 지난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으로 중국 분유 매출마저 줄어들며 영업이익이 87% 감소하는 등 실적이 되려 악화됐다.

이에 남양유업은 지난해 초 창사 이래 최초로 외부 인사인 이정인 대표를 선임해 변화를 꾀했다. 회계사 출신인 이 대표는 조직 개편, 신제품 출시, 적극적인 해외 사업 등을 추진하며 남양유업 쇄신을 주도했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사임했다. 표면적으로는 일신상의 사유였지만 남양유업의 보수적인 기업 문화와 충돌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는 남양유업 내부 출신인 이광범 대표이사가 대행을 맡고 있으며 이번 주주총회 이후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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