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 유발 비브리오균 생존법…‘변이 rRNA’에 있었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9.02.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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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이강석·배지현 교수팀 주도

/자료=한국연구재단/자료=한국연구재단


병원성 세균이 환경 변화에 적응해 생존하는 유전적 비밀이 밝혀졌다.

중앙대학교 이강석‧배지현 교수 연구팀이 패혈증을 유발하는 비브리오균의 생존 비결은 이종(異種) 리보솜리보핵산(rRNA)에 의한 단백질 합성 조절임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rRNA는 리보솜(단백질합성의 공간이 되는 소립자)을 구성하는 RNA로,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다양한 효소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각 생명체에는 가장 적합하게 진화한 한 가지 종류의 rRNA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rRNA는 단백질을 합성하는 데 기여하므로, 생물 종마다 특이적·진화적으로 잘 보존돼 있다.

그러나 최근 말라리아, 방선균, 비브리오균 등의 병원성 세균에서는 여러 종류의 변이 rRNA가 발견됐고, 이들의 기능과 역할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변이 rRNA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해 온도변화, 영양결핍 등의 환경변화에 대응한다는 새로운 생존 원리를 밝혀냈다.

연구팀은 비브리오 균에서 가장 변형이 심한 rRNA을 대상으로 그 기능을 연구했다.

그 결과 변이 rRNA는 일반 rRNA가 표적으로 삼지 않는 특정 mRNA를 표적으로 해 선별적으로 단백질을 합성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아냈다.


이 연구 결과는 하나의 생명체에서 다양한 rRNA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을 제시한 것이다.

또 rRNA가 mRNA로부터 단백질을 합성하는 단순한 중간연결자가 아니라 환경변화에 맞춰 필요한 mRNA를 선별한다는 신개념의 유전자 발현 조절 원리를 규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보다 다양한 세균을 대상으로 연구를 확대해 변이 rRNA의 선별적 단백질 합성이 보편적인 생명활동임을 정립하겠다”며 “병원성 미생물의 예방·치료에 필요한 새로운 표적 생체분자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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