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도 긴밀한 한미 공조 속 북미협상을 측면 지원한다. 한미 양국은 조만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간 전화통화를 갖고 장관급 회담도 여는 등 공조를 이어간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출국하고 있다. 2019.02.06. [email protected]
북한의 심장부까지 들어가서 치른 북미 실무협상은 일단 긍정적이다. 정의용 실장은 비건을 만난 뒤 "큰 방향에서 북미회담이 잘 움직이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0일 전했다. 비건 대표는 "2월17일(일요일) 시작하는 그 주에, 아시아의 제3국에서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北 과거핵 처리 vs 美 제재완화 폭 = 최대 쟁점은 북한의 '과거핵'과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로 압축된다. 우선 미국은 기존의 북한 무기 중 일부라도 해체, 해외로 반출하는 조치를 바랄 수 있다.
미 행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해 물리적으로는 단계적 접근이 불가피하지만 최소한 그 입구 격의 조치를 FFVD로 연결하는 징검다리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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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대표는 최근 강연에서 ‘포괄적 신고’에 대한 약속 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과거 핵은 북한으로선 가장 협상력이 센 카드다. 더 큰 폭의 제재완화 등을 얻기 위한 지렛대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9일 오후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2019.02.09. (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이밖에 북미간 외교관계 정상화와 관련한 내용은 일정 수준 합의에 도달했으리란 전망이 나온다. 종전선언과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합의가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연락사무소의 경우 빌 클린턴 행정부 때 설치를 합의하고 미국이 1995년 평양 내 사무소 부지까지 정해뒀던 전례가 있다. 신속한 추진이 가능한 셈이다.
북한 예술단의 미국 공연이나 미국 스포츠 팀의 북한 내 경기 등 문화교류 합의가 그밖에 가능한 상응조치로 꼽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비핵화를 풀어가는 방식에 미국과 우리 정부 입장에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라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정 실장과 만나 "We are on the same page."라고 말했다. 생각이 같다는 의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와 관련 "우리 정부 입장은 스몰딜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미가 같은 생각이라 전제하면 미국 역시 제한적 스몰딜보다 진전된 빅딜에 가까운 합의를 모색하는 걸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