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LG 헬로'발 유료방송 빅뱅 시작됐다

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김세관 기자, 김주현 기자 2019.02.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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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유료방송 빅뱅]①LGU+, CJ헬로 인수 확정…SKT·KT도 케이블 인수 초읽기

편집자주 유료방송 시장 빅뱅이 시작됐다.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1위 사업자 CJ헬로를 인수하겠다며 신호탄을 쐈다. 통신 3사를 정점으로 업계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필연적 산업 재편 과정으로 풀이된다. 유료방송 시장 빅뱅이 어떻게 전개될 지 긴급 진단해봤다.

LG유플러스 (9,780원 ▲30 +0.31%)가 케이블TV 1위 사업자 CJ헬로 (3,355원 ▲20 +0.60%) 인수를 공식화했다. 유료방송 시장 빅뱅을 알리는 서막이다. 업계 캐시카우로 자리잡은 미디어 사업을 주도하기 위한 통신 3사간 M&A(인수합병) 전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MT리포트]'LG 헬로'발 유료방송 빅뱅 시작됐다


◇LGU+, CJ헬로 인수는 ‘빅뱅’ 신호탄=LG유플러스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CJ 헬로 인수 추진 안건을 결의했다. CJ ENM (75,700원 ▲700 +0.93%)이 보유하고 있는 CJ헬로 지분 53.92% 중 50%+1주를 8000억원에 인수한다. 주당 가격은 2만659원으로 책정했다. LG유플러스는 전기통신사업법, 방송법, 공정거래법 등 관련 법에 따라 30일 이내에 정부에 인허가 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다. 정부의 인허가를 받으면 CJ헬로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이번 인수 결정은 미디어 시장 판도 변화를 위한 LG유플러스의 승부수다. 지난해 6월 기준 양사의 점유율 합계는 24.43%다. LG유플러스는 단숨에 KT 계열(KT+KT스카이라이프) 30.86%의 뒤를 이어 유료방송 시장 2위로 올라서게 된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LG유플러스 IPTV(인터넷TV) 가입자 수가 400만명을 넘어섰고 CJ헬로 가입자 역시 419만9000명이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지분 인수로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5G(5세대 이동통신) 콘텐츠 시장을 주도하겠다는각오다.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AI(인공지능)·IoT(사물인터넷) 등의 서비스를 접목한 다양한 방송 융합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9,780원 ▲30 +0.31%) 부회장(CEO)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번 인수 추진과 관련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확실한 교두보 마련을 위한 것"이라며 "기존의 고착화 된 통신·방송 시장의 경쟁 구도에서 LG유플러스가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MT리포트]'LG 헬로'발 유료방송 빅뱅 시작됐다
◇통신사 운영 IPTV로 유료방송 시장 재편 왜?=이를 계기로 유료방송 산업 재편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다른 주요 케이블TV 업체들 대부분이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딜을 계기로 SK텔레콤과 KT 등 경쟁사들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SK텔레콤과 KT 모두 M&A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케이블TV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KT는 지난해 부터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유료방송 시장이 통신 3사 위주로 빠르게 재편될 전망이다. 통신사들이 M&A를 서두르는 이유는 업계의 캐시카우가 통신사업에서 미디어·콘텐츠 사업으로 옮겨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SK텔레콤의 경우 무선 부문 매출액은 전년대비 7.1% 감소한 반면 IPTV(인터넷TV) 연간 매출은 25.8% 급증했다. KT도 무선사업 매출은 2.3% 줄어든 대신 미디어·콘텐츠사업 매출은 9.4% 증가했다. LG유플러스 역시 무선 수익은 2.8% 줄었지만 IPTV가 포함된 홈미디어 수익은 12.5% 늘어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실시간 방송채널은 5G 시대를 견인할 킬러 콘텐츠로 지목되고 있다. 가입자가 많아야 홈쇼핑 수수료, 광고료, 콘텐츠 수급 등 모든 면에서 유리하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거대 해외 기업들 콘텐츠 기업과 맞서야 하는 경쟁 상황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결국 가입자를 늘려 규모의 결제를 실현해야 사업 가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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