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금융그룹 순위경쟁 1등은 '부담', 3등은 '치열'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9.02.10 14:14

KB·신한 1년만에 자리 바꿀듯…우리, 2.2조 하나 넘을까

지난해 주요 금융그룹들의 실적발표가 진행되면서 금융지주사들의 표정이 엇갈린다. ‘리딩그룹’을 놓고 다퉈 온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순위는 뒤바뀔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애써 1등을 차지하고 싶은 의사는 크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3등 경쟁이 더 치열해 보인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지난 8일 실적을 공개한 KB금융은 지난해 3조6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전년대비 7.3%(2425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작년 4분기 순이익은 20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7537억원) 급감했다. 증권가의 신한금융 순이익 전망치는 3조1500억원대다. 오는 12일 실적발표에서 현실화된다면 신한금융은 1년 만에 리딩금융 타이틀을 되찾는다. 신한금융은 2008년부터 9년 연속 순이익 1위를 지켜 오다 2017년 KB금융에 추월당했다.

하지만 KB금융의 예상 밖 부진을 바라보는 신한금융의 속내가 마냥 달갑지는 않다. 다른 금융지주사 임원은 “신한금융은 올해 오렌지라이프 편입으로 자연스럽게 KB금융을 앞설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작년 말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를 대거 교체한 만큼 올해 리딩그룹을 되찾는 게 조용병 회장에겐 여러모로 더 나은 그림이었을 것”이라는 관전평을 내놓았다.

2위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높은 KB금융 오히려 크게 낙담하지 않는 분위기다. 4분기 부진 원인 중 하나가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일회성 비용이어서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8일 총파업 후 노사 협상 타결 과정에서 대규모 성과급과 퇴직금을 약속했다. KB금융은 지난달 지급한 은행의 희망퇴직 비용(2860억원), 특별성과급(1850억원)은 2018년 회계연도에 인식했는데, 퇴직금은 작년(1550억원)보다 1310억원 증가했고 성과급은 작년(1900억원)과 비슷했다. 퇴직금이 늘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KB금융은 3조2000억원대 순이익이 기대할 수 있었다. 그룹 순위 하락의 책임론이 노조에 지워지는 대목이다.

게다가 금융회사의 ‘이자놀이’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 정부의 전반적인 시각이 ‘은행 등 금융회사가 이자놀이로 너무 많은 돈을 번다’는 것인 만큼 순이익 1위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반면 3위 자리를 놓고는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자존심 싸움이 한층 치열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연간 2조240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보다 10.0%(2034억원) 증가한 수치다. 11일 실적발표를 앞둔 우리금융은 작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조9034억원으로 2조원대 돌파가 확실시된다. 증권가에선 2조1000억원대 순이익을 예상하지만, 하나금융은 추격권 내 있다. 업계에선 두 금융그룹 모두 현재까지는 은행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작년은 물론 올해도 치열한 3위 싸움을 펼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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