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기중앙회장은 경제 5단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선거로 뽑는 자리다. 매번 결과는 선거 당일 뚜껑을 열어봐야 알 정도로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문재인정부 들어 중소기업의 중요도가 높아진 만큼 이번 중기중앙회장직을 놓고 한층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선거 운동기간은 9일부터 27일까지로 20일이 채 되지 않는다. 유권자인 조합·연합회·단체의 장은 서울, 경기남북, 경기북부, 인천 등 수도권뿐 아니라 부산, 울산, 대구, 대전, 광주 등 광역시, 강원, 전남, 제주 등 전국에 흩어져있다. 한정된 시간에 비해 뛰어야 할 곳이 많다.
연합회 외 전국조합은 광업, 스포츠용구, CCTV, PP섬유, 가방, 골판지, 공구, 과학기기, 금속열처리, 금형, 낙화생, 농기구, 단조, 문구, 보일러, 상조 등 거의 모든 업종을 망라한다.
개성공단기업협회, 대한미용사회,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주유소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한국공인회계사회, 한국세무사회 등 일반 업종별 단체도 중기중앙회 정회원이다.
이들을 모두 합하면 회장 선거권을 갖고 있는 정회원수는 1월말 기준 546개 단체다. 회원 기준 612개 단체 중 66개 단체가 이런저런 이유로 자격을 상실한 상태다. 하지만 투표 전날까지 연체된 조합회비 등을 납부하면 선거권이 생긴다.
이중 189명의 단체장들이 올해 2월 임기가 만료돼 연임 혹은 교체를 앞두고 있다. 이 때문에 후보자들은 단체장 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한 최종 유권자의 표심을 얻는 게 중요하다.
특히 협동조합 이사장들은 본심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선거 당일날 판세를 가늠할 수 없게 만드는 요소다. 중기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조합 이사장들은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투표 전까지 판세를 알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선거인단 표심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명분'과 '구도', '리더십'이 당락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보가 5명이어서 과반 득표자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 3~4위 표심을 흡수하는 것이 이번 선거의 관건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유권자인 협동조합 이사장의 성격을 파악해야 선거 판세를 알 수 있다"며 "회원들이 다양하다보니 목소리나 의견이 수렴되기 어려운 구조여서 중기중앙회장의 리더십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에는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침체가 겹쳐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현안에 대한 이해가 높고 중소기업의 이익을 정치권에 대변할 능력을 얼마나 가졌느냐에 승패가 갈릴 것이란 전망도 많다.
중기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정치권에도 입장을 명확히 내놓을 수 있는 인물이 이번 선거에서 유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의원들의 마음을 끌어들이는 정책과 공약을 얼마나 내놓느냐에 따라 표심이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