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저리로 헌집 헐고 새집… 임대소득은 '덤'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19.02.11 08:20
글자크기

고덕2동 '자율주택정비사업', 재건축 직권해제가 전화위복… HUG 올해 관련융자 1000억 목표

서울 강동구 고덕2동 276-2와 276-3에서 추진 중인 가로주택정비사업의 현재(Before). /사진제공= 주택도시보증공사(HUG)<br>
서울 강동구 고덕2동 276-2와 276-3에서 추진 중인 가로주택정비사업의 현재(Before). /사진제공=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 강동구 고덕2동 276-2와 276-3에서 짓고 있는 자율주택정비사업의 완공 후 조감도(After)/자료제공=주택도시보증공사(HUG)서울 강동구 고덕2동 276-2와 276-3에서 짓고 있는 자율주택정비사업의 완공 후 조감도(After)/자료제공=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 강동구 고덕2동에서 30여년을 거주한 우종현씨(50)는 지난해 옆집주인과 손잡고 집짓기에 나섰다.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설립되기도 했던 마을이지만 정비사업이 직권해제되자 노후도가 심해져 지하방엔 비가 샜다.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아 겨울엔 한 달에 가스비를 45만원이상 지출해도 추웠다.

‘세를 놔도 집 같은 집에 놓자’ 싶어 옆집과 의기투합해 5층 주택(1층 주차장, 2~4층 세입자, 5층 주인집)을 짓기로 했다. 363㎡의 부지에 건축비가 20억원(설계·철거, 부가세, 수도·전기·가스 배관비 등 포함 3.3㎡ 당 700만원). 사업성 분석은 한국감정원, 건축비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도시재생관련 기금융자로 연이자 1.5%에 조달했다.



서울 시내 정비사업 해제구역에서 자율주택정비사업이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규모 정비사업은 사업 속도가 느리고 기존 세입자가 이탈하는 문제가 큰 반면, 자율주택정비사업은 담장을 맞댄 이웃이 합심하면 단기간에 준공할 수 있다. 특히, 주인집이 거주하면서 임대소득을 창출할 수 있어 노년층에게 안성맞춤이다.

우씨는 “준공 후 세입자 보증금으로 건축비용을 상환하면 부채가 남지도 않고 장기적으론 건물가치도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택정비사업은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중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을 통해 새로 도입됐다. 2~3명의 집주인(단독주택 10가구 미만·다세대 20가구 미만)이 뜻을 모아 노후주택을 허물고 새로 건설하는 소규모 정비사업이다

'1.5%' 저리로 헌집 헐고 새집… 임대소득은 '덤'
연면적 20%이상을 공공임대 혹은 공공지원 임대주택으로 건설하면 용적률이 법적 상한까지 완화된다. 뉴딜 사업지(도시재생활성화지역 내)의 사업장은 건축 면적에서 주차장 면적이 제외되고 조경, 높이 등이 법적 기준 대비 최대 50%까지 완화된다.

주민합의체를 구성하면 운영, 용역, 설계비 등 초기사업비(총사업비의 5%)를 비롯해 공사비, 선순위물권해지비용, 이주비 등 본사업비(총사업비의 50%까지, 연면적 20%이상 공적임대주택 공급시 70%)도 저리에 조달할 수 있다. 지자체, LH(한국토지주택공사), 공공리츠에 일반분양분 매입확약을 100%로 하면 총사업비의 90%를 지원받을 수 있다.


HUG 관계자는 “아직 도입 초기 단계라서 사업 실적이 많진 않으나 노후 안정적 임대소득을 원하는 집주인의 문의가 꾸준하다”고 밝혔다. HUG는 지난해 24억원에 그친 자율주택정비사업 융자 목표치를 올해 1000억원으로 41배 높여 잡았다. 지난해 5건에 그쳤던 관련 융자 건수도 올해는 111건으로 목표치를 22배 상향했다.

관건은 자율주택정비사업이 순항할 여건이 조성되느냐다. 소규모 도시재생 역시 재개발·재건축 못지않게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주민협의체가 구성되면 사업자인 협의체에 기존주택을 양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때 현행법상 양도소득세 부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씨는 “사업자가 1주택자가 아니라면 실제 주택을 양도한 게 아닌데도 형식적으로 소득세법상 양도로 간주 돼 양도세가 부과될 수 있다”며 “양도세 관련 조항이 사업을 시작조차 못하게 하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