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없이 예타 통과 쉽지 않아"… 8년만의 숙원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9.02.0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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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면제사업 뜯어보기-충북선 고속화](1)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 경제성 논리에 번번히 '발목'

편집자주 정부가 24조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대상 사업을 발표하면서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제성이 떨어진다 해도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필요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2020년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이라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 머니투데이가 예타 면제대상 사업을 꼼꼼히 살펴봤다.

"수도권없이 예타 통과 쉽지 않아"… 8년만의 숙원


"현재 지방 개발사업은 수도권을 거치지 않고선 예비타당성 심사를 통과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충북선 철도 고속화사업 면제는 8년 만의 숙원이 이뤄진 셈이죠.”



충북선 철도 고속화사업의 예비타당성(예타) 면제가 발표된 지 며칠이 지났지만, 도 관계자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흥분과 함께 그동안의 씁쓸함이 동시에 묻어났다.

실제 지방 개발사업이 예타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다. 미래 수요를 현재 수요로 판단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데다, 저성장으로 경제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에서 지방 개발사업은 밀릴 수밖에 없어서다.



충북도는 충북선 철도 고속화와 중부고속도로 확장 등 2건을 2019년 국가균형 발전 프로젝트로 신청했다. 이 중 1순위였던 충북선 철도 고속화가 선정된 것이다. 시속 120㎞에 불과한 청주공항~제천 구간의 열차 주행속도를 230㎞까지 높이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2011년부터 추진해 왔으나 번번히 경제성 논리에 발목을 잡혔다.

전국 지자체 중 고속 철도망이 없는 곳은 충북이 유일하다. 지역 홀대론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제천시 한 주민은 "고속도로 교통 사정이 좋아서 철도 고속화가 이뤄지더라도 체감으로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예전 시멘트 산업 활황일 때 제천이 철도교통의 요지로 부각됐었는데 충북선이 고속화되면 뭔가 낫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SOC(사회간접자본) 충북 소외론이 팽배했는데 이제 좀 해소되는 것 같다"면서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오는 2020년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이란 비판도 제기되지만, 충북도의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충북도는 충북선 철도 고속화사업과 함께 △평택~오송 복복선화(3조1000억원) △세종~청주 고속도로(8000억원) △제천~영월 고속도로(1조2000억원) 등의 관련 사업도 예타 면제나 예타사업에 선정됐지만 사업주체가 국토교통부, 세종시, 강원도 등이기 때문이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지난달 31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충북선 철도 고속화 예비타당성 면제 확정 환영대회를 열고 "충북은 이번 예타 면제 발표의 최대 수혜자"라며 "문재인 정부 임기내 착공될 수 있도록 후속 절차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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