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안태근 판결, 빙상·체육계 미투에 용기·위안되길"

뉴스1 제공 2019.01.2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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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입증 어려움 토로 "편파적으로 재판받았다"
공수처 신설도 주장 "검찰 자정능력 없다"

서지현 검사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변호사회 회관에서 안태근 전 검사장에 대한 판결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앞서 재판부는 서 검사를 성추행하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안 전 검사장에게 검찰의 구형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했다. 2019.1.2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서지현 검사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변호사회 회관에서 안태근 전 검사장에 대한 판결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앞서 재판부는 서 검사를 성추행하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안 전 검사장에게 검찰의 구형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했다. 2019.1.2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23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데 대해 서 검사는 "너무 당연한 결과인데, 여기까지 오기가 많이 고통스러웠으나 진실은 승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미투'(Metoo) 운동의 발화자이기도 한 서 검사는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당초 오전 10시30분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던 기자회견은 서 검사의 건강상 문제로 11시22분께 시작됐다.



서 검사는 유죄가 선고되기까지 범죄 입증의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서 검사는 안 전 검사장의 재판 과정에서 '실질적 피해자'로 인정받아 검찰의 수사기록을 열람·복사했다. 그러나 법원이 사건 기록 열람을 요청 이후 1달여만에 허가하는 등 난항을 겪었다.



서 검사는 기록을 보면서 "검사 생활을 하면서 굉장히 많은 사건을 수사하고 봐왔는데, 정의를 바로 세우는 독립된 국가기관인 검사와 수사관이 새빨간 거짓말인 허위 진술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 놀랐다"며 "지금까지도 굉장히 편파적으로 재판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편향된 진술 때문에 재판부가 진실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며 "손바닥으로는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안 전 법무부 검찰국장과 항소심에 대해서도 "당연히 예상했다"며 "아마 대법원까지 가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해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서 검사는 그러면서 "이번 일은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가 얼마나 필요한지 역설적으로 보여줬다"고도 덧붙였다. 인사 관행은 공정하지 못하고, 성범죄는 조직적으로 은폐하려고 하는 등 조직 안위에 급급한 모습 등은 검찰이 스스로의 내부 개혁이 불가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서 검사는 "검찰은 자정능력이 없다. 제 일이 검찰 개혁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서 검사는 이어 예술·연예·빙상·체육 등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연이어 터져나오는 미투에 대해서도 응원 목소리를 더했다. 서 검사는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특별 우대가 아니라,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하고 피해자 보호에 힘써달라는 목소리일 뿐"이라면서 "이게 미투가 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순간에도 너무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용기와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울먹거렸다.

질병 휴직 중인 서 검사는 건강이 회복되는대로 검찰에 복귀하겠다는 입장이다. 서 검사는 "검찰 내부에서 '꽃뱀', '배신자' 등으로 부르며 비난하는 모습은 바뀌어야 할 것"이라면서 "제 장래희망은 정의로운 검사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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