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체앤가바나' 논란 영상의 中모델 "나도 당한 것"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19.01.2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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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으로 먹기'에 출연한 줘예 2개월 만에 사과·해명글

'젓가락으로 먹기'(Eating With Chopsticks) 영상 갈무리. /사진=돌체앤가바나 인스타그램<br>
'젓가락으로 먹기'(Eating With Chopsticks) 영상 갈무리. /사진=돌체앤가바나 인스타그램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인종비하 논란을 불렀던 '돌체앤가바나' 홍보영상 속의 중국인 모델이 두 달 만에 입을 열었다. 자신도 제작사에 의해 당했다는 입장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모델 줘예는 지난 21일 웨이보에 사과의 글을 올리고 "나의 경력을 망쳐버렸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탈리아 브랜드 돌체앤가바나는 지난해 11월 자신들이 준비한 중국 상하이 패션쇼 홍보를 위해 '젓가락으로 먹기'(Eating With Chopsticks)라는 제목의 광고 영상을 SNS를 통해 공개했다. 세 개의 영상에서 여성모델 줘예는 젓가락으로 매우 큰 피자, 스파게티 등을 먹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인다. 줘예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중국 네티즌들은 "동양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반발하며 불매운동까지 벌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모델 줘예를 향해서도 "나라를 욕보이며 돈을 벌었다"는 등 비난을 쏟았다.



줘예는 이날 글에서 "그동안 더 큰 논란을 만들지 않기 위해 조용히 있어왔으나 이제 기록을 바로잡고 싶다"면서 어떻게 광고를 찍게 됐는지 설명했다.

그는 "이탈리아 음식을 소재로 한 재미있는 영상을 찍는다고 들었다"면서 3시간 촬영하는 동안 감독이 음식에 대한 놀라움, 어리둥절함, 감탄을 표현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젓가락으로 이탈리아 음식을 집는 것이 이상해 "장난인가요?" 물어도 봤지만 제작사는 지시대로 계속 할 것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줘예는 제작된 영상을 미리 볼 수 없었고 의견을 낼 수도 없었다면서, 이번 일로 자신의 경력을 완전히 망쳤다고 답답함을 표했다. "중국의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비난에 대해서는 "내 나라를 사랑한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SCMP는 줘예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네티즌이 있다며 영상의 파장이 여전함을 전했다. 당시 광고 영상으로 인해 돌체앤가바나는 계획된 패션쇼를 급히 취소했고 창업자들은 공개 사과를 했다. 미국 경제매체 쿼츠는 이를 두고 '수십억원짜리 재난'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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