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미세먼지 잡을 마법 '인공비'…진짜 안전 할까?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방윤영 기자 2019.01.24 06:30
글자크기

[인공강우 기술 어디까지](종합)

편집자주 ‘창고 한가득 마스크·공기청정기 처분 못해 골머리.’ 언젠가는 방송·신문에서 이런 카피를 볼 수 있을까. 최악의 미세먼지가 연일 한반도를속 뒤덮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은 꿈 같은 얘기다. 정부와 지자체가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자 ‘인공강우’ 기술이라도 동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과연 인공강우 기술이 한반도 대기정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인공강우 기술의 현황과 과제를 짚어봤다.

[MT리포트] 미세먼지 잡을 마법 '인공비'…진짜 안전 할까?


사상 첫 해상 인공강우 실험…기대효과는 '글쎄'
[인공강우 기술 어디까지 ①]인공강우 합동 실험 나선 정부

정부가 서해안 인공강우 실험에 나선다. 국가재난 수준으로 심각해진 미세먼지문제를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보자는 심정에서다. 현실은 녹록치 않다. 현재 기술수준과 지정학적 특성을 감안하면 미세먼지를 줄일 정도로 효과를 거두긴 어렵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차라리 미세먼지 발원 최소화를 위한 중국과의 외교 및 기술협력이 더 절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기상청은 환경부와 합동으로 25일 오전 경기 남서부지역 인근 서해 해상에서 인공강우 및 미세먼지 저감 실험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문제를 혹한, 폭염처럼 재난에 준하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며 특단의 대책을 주문한 지 하루 만이다. 이날 브리핑에서 주상원 국립기상과학원장은 “인공강우를 이용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환경부와 함께 합동실험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 실험은 우선 현재 미세먼지 농도와 기상관측으로 시작된다. 이후 기상항공기가 구름에 5분여 동안 강수 유발 물질인 ‘요오드화은’ 24발을 뿌리고 실제 비가 내렸는지 확인·분석한다. 강수 유발 물질을 뿌리기 전과 후도 함께 본다.



동시에 선박에 미세먼지 관측망, 지상에 도시대기측정망 등으로 미세먼지농도 변화를 확인한다. 실험은 총 6~7시간 소요될 전망이다.

기상항공기는 구름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강수 유발 물질을 뿌리는 작업을 담당한다. 지난해 기상청이 도입한 기상항공기는 12차례에 걸쳐 인공강우 실험을 진행했다. 이전 기상항공기는 강수 유발 물질 살포만 가능했지만 이제는 비행 중 강수입자도 분석할 수 있다.

기상청은 이번 합동실험 1차 결과를 시험 다음날인 26일 발표하고 보다 자세한 분석내용은 다음달 안에 내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조차 인공강우로 얻을 수 있는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 원장은 “어느 정도 이상 세기와 지속시간을 확보해야 미세먼지를 줄이는 효과가 기대되지만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과 환경부에 따르면 통상 전문가들은 비가 10㎜(밀리미터) 이상, 2시간 이상 내려야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있다고 본다. 현재까지 기상청은 평균 0.8㎜ 인공강우를 내리는 데 성공해 미세먼지를 줄이기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방윤영 류준영 기자

한반도 뒤덮은 미세먼지…인공강우가 특효약 되려면
[인공강우 기술 어디까지-②]인공비 미세먼지 저감효과의 조건
[MT리포트] 미세먼지 잡을 마법 '인공비'…진짜 안전 할까?
SF(공상과학) 영화 ‘지오스톰’. 세계 인공위성 조작망 ‘더치보이 프로그램’을 통해 인간이 기후를 마음대로 조작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프로그램은 미사일처럼 작은 로켓들을 지구로 떨어뜨려 수증기를 잔뜩 머금은 비구름대를 없애기도 한다.

지오스톰 속 미래는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인간은 날씨를 예측·대비하는 데서 나아가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수준에 와 있다. 안개 제거, 우박 억제, 태풍 약화 기술 등이 알려진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인공강우’다.

미세먼지가 연일 한반도들 뒤덮는 지금. 인공강우 기술을 활용하면 대기를 정화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사상 첫 서해 인공강우 실험을 앞두고 나오는 기대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는 현재 인공강우 기술로는 미세먼지 저감에 영향을 줄 정도로 유의미한 효과를 보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인공강우는 어떤 원리?= 인공강우의 원리는 이렇다. 구름에 강수 유발 물질을 살포해 인위적으로 비를 내리게 하는 기술이다. 수증기가 많은 구름에 요오드화은(AgI) 연소탄, 드라이아이스펠릿 등의 시딩물질(구름씨앗)을 뿌리면 구름 입자들이 서로 뭉치고 결국 물방울 입자가 커져 비를 생성하는 원리다

인공강우 기술은 당초 거대한 산불을 진압하거나 극심한 가뭄을 해갈하는 목적으로 연구·상용화됐다. 중국 정부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화창한 개막식을 위해 베이징 주변 구름을 선제적으로 강우로 바꿔 미세먼지를 걷어내는데 활용했다. 미국에서는 안개가 낀 농지에 인공강우 유도물질을 뿌려 농작물에 필요한 일조량을 확보하기도 했다.

인공강우의 경제적 이익 및 부가가치는 높은 편이다. 국립기상과학원에 따르면안동임하댐 상류유역(총면적 2945㎢)에 1년간 40회 인공강우를 실시해 회당 0.56㎜의 강수를 늘린다고 가정할 경우 수자원 확보 및 산불방지·가뭄피해 저감 등 경제적 이익 추정치가 약 569억5300만원에 달했다. 인공강우에 대한 비용 대비 편익률도 15.64로, 지출되는 예산에 비해 경제적 부가가치가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세먼지 ‘특효약’ 되려면=인공강우가 미세먼지문제 해결의 기술적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현재 인공강우 기술 수준으로는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보는데 무리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령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내기 위해선 2시간 이상 10㎜ 규모의 비가 내려야 가능하다. 2017년 경기도와 국립기상과학원이 공동으로 9차례 인공강우 실험을 통해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분석한 결과 9회 중 4회만 인공증후 효과를 봤다. 이마저 기대치를 밑도는 평균 0.88㎜ 수준에 불과했다. 미세먼지를 줄이기엔 역부족하다.

한국보다 인공강우 기술에 더 일찍 뛰어든 다른 나라에서도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본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주상원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장은 “중국 사례는 실험은 했지만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공개하지 않았고, 그외 국가에서도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인공강우 실험을 해 성공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기상조건이 인공강우에 부적합해 실효를 거두기 더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고기압으로 대기가 한반도에 갇혀 맑은 날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비를 필요한 곳에 정확히 내리게 하기도 힘들다. 국립기상과학원 측은 “인공강우를 원하는 위치에 내리게 하는 것은 현재 기술력으론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류준영 방윤영 기자

한반도 8배 인공강우 시설 만드는 中…역사만 60년
[인공강우 기술 어디까지-③]해외 기술 수준은
[MT리포트] 미세먼지 잡을 마법 '인공비'…진짜 안전 할까?
# 2017년 9월24일. 중국 신장 바르쿨 초원에서 인공지능(AI) 기술과 기계 분무 시스템을 탑재한 무인비행기가 이륙했다. 수분을 먹은 구름층에 진입한 무인비행기는 분무 시스템을 이용해 지체없이 냉각제를 살포했다. '구름씨'로 불리는 냉각제에 수분입자가 달라붙기 시작했고, 점차 무거워진 물방울이 땅으로 떨어졌다. 중국이 AI를 탑재한 무인비행기로 '인공강우' 실험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중국은 이후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에도 같은 실험을 진행, 기존의 항공기나 로켓을 이용한 실험보다 편리하고 저렴하게 인공강우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60년 역사 中 인공강우…최근 한반도 8배 크기 시설 구축 계획=인공강우는 말 그대로 인간의 노력으로 비를 내리게 하는 기술이다. 수증기는 많지만 비를 뿌리지 않는 '과포화구름'에 '구름씨'로 불리는 요오드화은(Agl) 연소탄과 드라이아이스 펠싯 등을 뿌려 물방울 입자를 키워 비를 내리게 한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잦은 홍수 및 가뭄 피해 방지 등에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최근 미세먼지 저감의 해결책으로서 인공강우 활용 가능성이 거론되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은 다양한 인공강우 경험과 노하우를 자국 환경 이슈에 따라 활용하는 대표적인 국가다. 관련 역사만 60년이 넘는다. 첫 실험은 1958년 지린성에서 진행됐다. 당시 최악의 가뭄이 발생하자 항공기를 동원해 구름층에 200kg의 소금을 뿌려 인공강우에 성공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기간 동안 로켓 1000여발을 쏴 베이징 주변지역에만 비를 내리게 한 일화 역시 유명하다. 덕분에 베이징 하늘은 올림픽 내내 쾌청한 날씨를 유지할 수 있었다.

2013년 8월에는 장쑤성과 저장성 등에 40도 넘는 폭염이 발생하자 각각 4발의 로켓을 이용해 인공강우를 내리게 했다. 기온도 10도 이상 끌어내렸다. 2016년 12월에는 중국 산둥성 상공에 72발의 로켓을 쏴 인공강우를 유도, 대기오염 저감에 활용하기도 했다. 다만, 그 대기오염 저감 효과가 있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기상청은 "중국에서 인공강우를 활용해 미세먼지 저감을 시도한 바 있지만, 공식적인 성공 사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국이 인공강우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던 이유는 축적된 노하우와 함께 정부의 풍부한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1년 예산만 800억원에 달하며, 지역인공강우센터에서 일하는 관련 인원도 3만3700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로켓을 주로 활용하는 중국은 인공강우에 쓸 로켓 5223대와 대포 7016문을 갖췄다. 우리나라에 1대 뿐인 기상항공기도 37대나 구비 중이다.

중국은 최근 이 같은 풍부한 물적·인적 인프라 및 경험을 바탕으로 티베트고원에 한반도 면적 8배(160만㎢)에 이르는 대규모 인공강수 시설 구축 계획을 밝혔다. 고원 봉우리마다 요오드화은을 태울 수 있는 연소실·굴뚝을 마련, 구름 입자를 키워 인공강우를 내리게 한다는 계산이다.

중국은 로켓이나 항공기 운용보다 저렴한 드론과 연소실 등을 활용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인공강우를 내리는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美 비롯, 전세계 37개국에서 150개 이상 인공강우 프로젝트=넓은 영토에서 다양한 기상현상이 발생하는 미국도 중국과 함께 인공강우 선진국으로 꼽힌다. 최초의 인강강우 실험도 1946년 미국에서 진행됐다. 제너럴일렉트릭(GE) 연구소의 과학자 빈센트 섀퍼가 항공기를 이용해 차가운 구름에 드라이아이스를 뿌렸고, 인공강우를 내리게 하는데 성공했다.

최근엔 '와이오밍 겨울철 인공증설 프로젝트(Wyoming Weather Modification Pilot Project)'가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산·학·관·연 협업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5~15% 강설 증가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콜로라도 등 서부지역 9개주에선 강수증가와 우박억제 실험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또 겨울철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수자원 확보를 위해, 적설을 증가시키기 위한 산악구름 대상 기상조절 프로그램을 2006년부터 현재까지 운영중이다.

기상연구소 중심으로 20여 년의 인공강우 연구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일본은 비행기에 드라이아이스를 뿌리는 방식의 '니키타현 댐 드라이아이스 항공실험'을 2007년 1월 본격 시작했다. 5개년 단위 실험계획을 추진해 오고 있으며, 자국 구름 특성 연구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연간 강수량이 100mm(밀리미터)도 되지 않는 아랍에미리트도 올해 초 비행기를 이용해 이틀 간 6차례에 걸쳐 '구름씨'를 뿌려 인공강우에 성공했다.

러시아는 1932년 세계 첫 '구름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약 80년 이상 인공강우 연구로 구름소산(구름을 인공적으로 사라지게 하는 기술), 우박억제기술 등을 확보하고 있다.

이밖에 현재 인공강우는 멕시코, 태국, 이스라엘, 아르헨티나, 그리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전 세계 37개국에서 15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류준영 기자

韓 인공강우 한해 R&D 예산 '6억'
[인공강우 기술 어디까지 ④]韓 인공강우 R&D 현황은

[MT리포트] 미세먼지 잡을 마법 '인공비'…진짜 안전 할까?
우리나라 인공강우 실험은 1995년부터 소규모 단위로 이뤄졌다. 이를 공식화한 것은 2001년 과학기술부 시절부터다. 당시 김영환 과학기술부 장관은 사상 유례없는 가뭄이 이어지자 기상청, 공군 합동으로 요오드화은과 드라이아이스를 경남 합천·거창과 경북 구미·군위 상공에서 살포하는 인공강우 시험을 실시했다.

국가 차원에서 인공강우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건 2008년부터다. 국립기상과학원은 지난 10여 년간 수도권, 영동과 경북내륙지방 등에서 총 42회 인공강우·증설 항공실험을 실시, 이중 16회(38%) 정도 증우효과가 확인됐다. 성공확률이 절반도 안 된다. 최대 성과 목표는 10mm 강수량을 2시간 동안 유지하는 것. 하지만 기상조절 선진국의 경우 이보다 많은 강수량으로 2~3일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시도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국립기상과학원 측은 “지난해에도 기상항공기로 총 12회 인공강우 실험을 실시했다”며 “현재 강수입자를 포함한 상세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는 15회 가량 인공강우 실험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2017년 경기도는 국립기상과학원과 경기지역에서 9차례 인공강우 실험을 통해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9회 중 4회(1차, 3차, 5차, 6차) 결과에 대해 인공증우 효과를 추정했다. 증우 효과는 평균 0.88mm 수준이다. 국립기상과학원측은 “인공강우가 어느 정도 이상의 세기와 지속시간 확보 시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나 현재 기술로 현장에서 미세먼지 개선을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발간한 기술수준평가 연구보고서(2016년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공강우 기술 수준은 최고기술국인 미국 대비 73.8%로, 기술격차는 6.8년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의 기술을 모방하거나 기술을 차용해 개량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국내 기술이 취약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선진국 인공강우 연구는 이미 50~60년 전부터 이뤄졌다. 본격 실험연구를 10년 정도 진행한 우리와는 격차가 크다.

R&D(연구·개발) 예산도 턱없이 부족하다. 기상과학원의 인공강우 R&D 예산은 연간 약 6억 원이다. 인공강우 실험을 한 차례 진행할 때 소모되는 비용은 약 720만원. 국립기상과학원 측은 “2017년 기상항공기를 도입하기 전에는 항공기 등을 포함 약 1400만 원에 이르렀다”며 “현재 인공강우 실험 수행에 직접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은 구름 씨앗(연소탄) 비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1발에 약 30만 원으로, 한번 실험에 24발까지 사용한다. 하지만 실험전 구름관측, 시뮬레이션 모의실험 및 관련 장비개발 등에 쓰여질 연구비를 모두 고려하면 빠듯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국내 인공강우 기술의 발전이 더딘 이유는 전문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상과학원 관계자는 “인공강우 실험횟수 등 경험과 기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양성 및 전문운영센터 구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공강우 연소탄 등의 국산화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대부분의 연소탄은 수입산을 쓰고 있다. 인공강우 시딩물질을 공중에서 살포하는 데 최적화된 드론(무인기) 개발도 중요하다.

강릉원주대 김병곤 교수는 “현재 연소탄을 4발까지 장착할 수 있는 드론을 20발 이상 장착할 수 있도록 개량하고 구름 변화를 검증하는 장비 등을 탑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인공강우의 최적 조건을 판단하는 기술, 시딩물질(눈 씨앗)의 효과 검증을 위한 구름 미세물리 관측 기술, 시딩의 효과 검증 기술 등도 더 체계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김 교수는 “인공강우가 경제성·효율성 등을 두루 갖추려면 국가전략 차원에서 좀 더 많은 투자와 연구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준영 기자

인공비 맞아도 괜찮을까
[인공강우 기술 어디까지 ⑤ ]Q&A로 보는 '인공강우‘
김백조 국립기상과학원 응용기상연구과장이 3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유·무인 기상항공기를 이용한 인공강우 실증시연 브리핑을 하고 있다.김백조 국립기상과학원 응용기상연구과장이 3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유·무인 기상항공기를 이용한 인공강우 실증시연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는 25일 서해 인공강우 실험을 앞두고 일각에선 인공강우로 인한 기상 왜곡, 인공강우에 쓰이는 물질이 혹 인체에 해롭지 않느냐는 우려를 제기한다. 국립기상과학원의 설명자료를 토대로 인공강우 실험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인공강우에 쓰이는 물질이 인체에 해롭지는 않나
▶인공강우 실험에서 구름 씨앗(인공강우 물질)으로 염화나트륨과 요오드화은을 주로 사용하는데, 염화나트륨은 겨울철 제설제로 흔히 쓰이는 물질이고, 요오드화은도 국제적으로 인체 유해성이 없다고 보고돼 있다. 또 인공강우 실험 중 구름 씨앗은 시속 350km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는 항공기에서 분당 40g 수준으로 매우 미미한 소량만 살포되기 때문에 인체나 생태계 교란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기상조절협회 성명서(WMA, 2009)에서 요오드화은은 실험적·환경적으로 인체에 어떠한 해로운 효과도 나타나지 않는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인공강우로 인한 기상이 왜곡돼 사막화, 가뭄, 수해 등 예상치 못한 환경적인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나.
▶인공강우 실험으로 인한 강수분포 변화는 통상 100∼ 200㎢ 정도의 국지적인 범위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난다. 또 인공강우 실험이 매우 간헐적·국지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기후적인 특성을 변화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의 인공강우 실험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거나, 우리 인공강우 실험이 국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나.
▶인공강우에 의한 영향이 나타나는 최대 거리는 약 200km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중국과 한반도 사이에 최단 직선거리가(태안반도와 산둥반도 사이) 약 320km다. 중국의 인공강우 실험이 한반도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서해, 경기권에서 실시하는 실험도 일본까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