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차원에서 인공강우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건 2008년부터다. 국립기상과학원은 지난 10여 년간 수도권, 영동과 경북내륙지방 등에서 총 42회 인공강우·증설 항공실험을 실시, 이중 16회(38%) 정도 증우효과가 확인됐다. 성공확률이 절반도 안 된다. 최대 성과 목표는 10mm 강수량을 2시간 동안 유지하는 것. 하지만 기상조절 선진국의 경우 이보다 많은 강수량으로 2~3일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시도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국립기상과학원 측은 “지난해에도 기상항공기로 총 12회 인공강우 실험을 실시했다”며 “현재 강수입자를 포함한 상세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는 15회 가량 인공강우 실험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발간한 기술수준평가 연구보고서(2016년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공강우 기술 수준은 최고기술국인 미국 대비 73.8%로, 기술격차는 6.8년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의 기술을 모방하거나 기술을 차용해 개량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R&D(연구·개발) 예산도 턱없이 부족하다. 기상과학원의 인공강우 R&D 예산은 연간 약 6억 원이다. 인공강우 실험을 한 차례 진행할 때 소모되는 비용은 약 720만원. 국립기상과학원 측은 “2017년 기상항공기를 도입하기 전에는 항공기 등을 포함 약 1400만 원에 이르렀다”며 “현재 인공강우 실험 수행에 직접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은 구름 씨앗(연소탄) 비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1발에 약 30만 원으로, 한번 실험에 24발까지 사용한다. 하지만 실험전 구름관측, 시뮬레이션 모의실험 및 관련 장비개발 등에 쓰여질 연구비를 모두 고려하면 빠듯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국내 인공강우 기술의 발전이 더딘 이유는 전문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상과학원 관계자는 “인공강우 실험횟수 등 경험과 기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양성 및 전문운영센터 구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인공강우 연소탄 등의 국산화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대부분의 연소탄은 수입산을 쓰고 있다. 인공강우 시딩물질을 공중에서 살포하는 데 최적화된 드론(무인기) 개발도 중요하다.
강릉원주대 김병곤 교수는 “현재 연소탄을 4발까지 장착할 수 있는 드론을 20발 이상 장착할 수 있도록 개량하고 구름 변화를 검증하는 장비 등을 탑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인공강우의 최적 조건을 판단하는 기술, 시딩물질(눈 씨앗)의 효과 검증을 위한 구름 미세물리 관측 기술, 시딩의 효과 검증 기술 등도 더 체계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김 교수는 “인공강우가 경제성·효율성 등을 두루 갖추려면 국가전략 차원에서 좀 더 많은 투자와 연구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