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KB금융은 2조8688억원, 신한금융은 2조6434억원으로 격차가 2254억원에 달했다. 증권가 전망대로라면 KB금융은 지난해 3조3390억원, 신한금융은 3조1586억원의 순이익으로 KB금융이 리딩금융을 유지한다.
KB금융은 그간 이자이익과 함께 신한금융에는 없는 손해보험 부문 등 비은행 계열사에서 높은 비이자이익을 내며 실적을 견인해왔다. 지난해 4분기에 은행 이자이익은 여전히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KB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등해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B손해보험은 KB금융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순이익 비중이 9.1%로 가장 높고 KB국민카드(8.6%), KB증권(7.4%) 등이 뒤를 잇는다. 지난해 하반기 자본 시장 상황도 녹록치 않아 KB증권의 기여도도 떨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퇴직 비용과 성과급을 합쳐 약 4000억원이 4분기 판관비로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이 결정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KB금융은 국민은행만 해도 이달 희망퇴직 신청자가 600여명에 달했다. 희망 퇴직 비용을 올 1분기에 반영할 경우 지난해 리딩금융 자리는 확실히 지키지만 올해 경쟁에서는 출발부터 한참 뒤처질 수 있어 4분기에 비용을 모두 처리하고 갈 가능성이 높다. 신한금융의 경우 4분기에 반영하는 퇴직 및 성과급 비용은 약 2000억원 수준으로 관측된다.
올해도 KB금융과 신한금융 모두 실적이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리딩금융’ 경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4분기 실적은 주춤할 수 있지만 올해 순이익 전망치는 3조4207억원으로 선두를 차지한다. 신한금융의 올해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3조3025억원이다. 하지만 오렌지라이프에 이어 올해 아시아신탁 인수까지 마무리하면 KB금융의 실적을 넘어설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신한금융 전체 순이익 중 신한은행의 비중은 67%, 신한카드는 8%로 내려가고 신한생명(5%)과 오렌지라이프(6%)를 합친 보험 부문의 비중이 11%로 높아지는 등 포트폴리오가 개선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경기 부진과 가계 대출 및 금리 규제로 은행이 작년만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카드 업황도 밝지 않아 신한금융이 은행과 카드 의존도를 낮췄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KB금융은 규제에도 대출 누적 효과 등으로 견조한 이자이익을 기록하는 등 최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