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 채널은 설계사 수수료 등 비용 부담이 적은 편이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보험은 전통적인 ‘푸시 마케팅’(회사가 소비자에게 적극적인 판촉 활동을 하는 마케팅 기법) 시장이라 소비자가 직접 선택해 가입하는 CM 채널은 광고비 지출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네이버의 ‘파워링크’라는 검색광고는 클릭당 7000원대로 고가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사 4개사 기준, 연간 검색 및 배너 광고비로만 300억~400억대를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비가 비교적 덜 드는 온라인 채널이 커지고 있지만 수수료 외에 비용도 상당해 누적된 적자를 만회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며 “특히 GA 수수료의 경우 이미 시장에 어느 정도 가격이 형성돼 사업비 절감을 명목으로 갑자기 줄이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또 이미 판매 중인 특약을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높아졌다는 이유로 없앨 수도 없다. 대부분의 손보사는 우량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마일리지(주행거리) 할인 특약이나 자녀 할인 특약 등을 비롯해 각사별로 최소 50개에서 많게는 60개가 넘는 특약을 판매 중이다.
이중 보험료 할인 등의 혜택을 주는 특약도 상당수다. 자동차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자동차보험 주행거리 연동 특약’은 가입자의 60% 이상이 실제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고 있다. 안전운전을 하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특약도 가입자 증가와 함께 할인 혜택을 받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DB손보의 경우 할인금액이 2017년 405억원에서 지난해 703억원대로 크게 늘었고, KB손보도 지난해 84억원을 할인해 줬다. 해당 비용은 보험료 인상 요인에 포함되지만 반영하지 않고 있다.
보험사기나 과잉진료 등으로 새는 보험금을 막아 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당장 실현하기 쉽지 않다. 보험사기 등의 조사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며, 보험금 지급 심사를 깐깐히 하면 민원이 늘고 소비자보호 기조와 상충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소비자보호와 부딪히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제도적인 지원 없이 보험사가 개별적으로 보험금 누수를 막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