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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1차 세계대전…무대와 스크린 휘젓는 ‘어두운 역사들’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배영윤 기자 2019.01.23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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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년 전 '다크 역사' 다룬 문화 콘텐츠들 잇따라…뮤지컬 '미드나잇' 등 암울한 시대 속 다양한 인간상 그려

뮤지컬 '미드나잇'.뮤지컬 '미드나잇'.




다크(dark) 역사를 다룬 콘텐츠들이 올해 무대와 스크린에서 속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100년 전 일어난 전쟁과 강탈, 피지배의 아픈 흔적을 통해 지금 우리가 되새겨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작품들이 제법 무겁게 다가온다.

때론 암울했던 시대적 상황에서 파멸의 길을 걷거나 때론 절망적인 현실을 극복하고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다양한 인간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지난해 11월 개막한 뮤지컬 '미드나잇'은 러시아 스탈린 시대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다. 아제르바이잔의 국보급 작가 엘친의 희곡 '지옥의 시민들'(Citizens of Hell)이 원작이다.



매일 밤 사람들이 어딘가로 끌려가 사라지는 1937년 러시아 스탈린 시대, 사랑과 믿음으로 어려운 시절을 견디고 있는 한 부부에게 12월 31일 자정 직전 자신을 정부 기관의 비밀경찰이라고 주장하는 '비지터'(Visitor, 방문객)가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비지터는 부부 사이의 심리를 서서히 자극하며 그들이 감춰왔던 잔혹한 비밀을 드러낸다. 불안한 시대 상황을 통해 인간 내면의 나약함과 악의 근원에 대한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지며 몰입도를 높인다.

'미드나잇'은 영국 오리지널 프로덕션 그대로 재현해 지난 2017년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서 초연돼 화제를 모았다. 영국에선 흔하지만 국내 관객들에는 생소한 '액터뮤지션'들의 활약이 돋보여 주목받았다. 배우가 연기, 춤, 노래를 비롯해 기타, 콘트라베이스, 바이올린 등 다양한 악기 연주까지 완벽히 소화해낸다.

초연 때 검증된 작품성과 더불어 색다른 연출로 재연한 무대 역시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2월 10일까지 대학로 대명문화공장에서 공연한다.

뮤지컬 '영웅'. 뮤지컬 '영웅'.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이 되는 올해,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은 어느 때보다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개막을 앞둔 뮤지컬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집중 조명해 조국을 위해 헌신한 애국지사의 면모와 운명 앞에서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을 깊이 있게 담아냈다.

2009년 초연 이래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창작 뮤지컬로 꼽히는 이 작품은 올해 개막 10주년을 맞아 내용과 넘버(삽입곡)에 변화를 줘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안중근 의사 역에 배우 안재욱, 정성화, 양준모가 캐스팅돼 감동의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주연 배우들은 물론 조연, 앙상블 배우들까지 실력파 배우들이 합류했다. 오는 3월 9일부터 4월 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볼 수 있다.

영화 '말모이'.영화 '말모이'.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말모이'는 지난 9일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지난 연말부터 이어진 외화들의 강세를 꺾었다.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를 배경으로 까막눈 판수(유해진 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 분)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다.

일제의 탄압 속에서 민족의 정신을 담는 그릇인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시인, 기자, 책방 주인 등 나이도 성별도 사회적 위치도 다른 사람들이 우리말을 지키겠다는 신념 하나로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유해진, 윤계상을 비롯해 김홍파, 우현, 김태훈, 김선영, 민진웅 등 명배우들의 연기까지 더해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연극 '벙커 트릴로지'.연극 '벙커 트릴로지'.
지난해 12월 개막한 연극 '벙커 트릴로지'는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전쟁의 비극과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참호를 배경으로 '아서왕 전설', '아가멤논', '맥베스' 등 3개의 고전을 재해석해 옴니버스식으로 구성했다. 실제 전쟁터를 연상케 하는 좁은 벙커를 무대로 꾸몄다.


전쟁터에 뛰어든 군인들이 참혹한 전선에서 변해가는 모습과 비극적 참상을 그려낸다.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 100명은 극이 진행될수록 마치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1000만 군인 중 한 명이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영국 이야기지만 김태형 연출과 지이선 작가가 국내 정서에 맞게 새롭게 각색, 2016년 초연 당시 전석 매진되며 극찬받았다. 2월 24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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