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줄인다니 "회장 안 해"…저축은행중앙회장 얼마나 받길래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19.01.1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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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헌 후보, 올드보이 논란 이어 연봉삭감에 사퇴 논란까지…회추위 검증능력 의구심도 제기

연봉 줄인다니 "회장 안 해"…저축은행중앙회장 얼마나 받길래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최종 후보에 올랐던 한이헌 전 국회의원이 후보직을 사퇴한 이유에 대해 업계 안팎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퇴의 변이 회장 연봉 삭감이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역할보다는 고액 연봉만 보고 회장 후보에 출마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검증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한 전 의원은 지난 17일 저축은행중앙회 선거관리위원회에 회장 후보에서 사퇴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한 후보는 저축은행 대표들에게 "모 회추위원으로부터 회장 연봉을 삭감한다고 통보받았다"며 "이번 인터뷰 목적이 자질과 역량 검정에 있지 않았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면접시간에 이를 통보한 것은 후보자들이 연봉만 즐기려는 무능한 자들이라고 보는 시각에서 나온 심각한 모욕행위"라고 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차갑다. 오히려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의 연봉이 과도하게 많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장 연봉은 성과급 포함 7억5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는 3억5000만원대였지만 16대 최규연 전 회장 시절 5억원 수준으로 높아졌고 이후 추가로 상승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역대 처음으로 차관급 인물(최 전 회장)이 회장이 되면서 급을 맞추기 위해 연봉 수준을 올린 것으로 안다"며 "이후 최근 다시 연봉을 더 인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장 연봉은 다른 금융협회장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 아니다. 지난해 정태옥 의원이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 회장 연봉은 7억3500만원, 금융투자협회 회장 연봉은 6억원 수준이다. 여신금융협회장, 생명보험협회장, 손해보험협회장은 약 4억원 수준이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연봉은 협회장 중 최고 수준인데 그만큼 역할을 하는지 의문스럽다"며 "최고 금리 인하 등으로 점차 업계가 어려워질텐데 과도한 연봉을 유지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 전 의원의 후보 도전은 처음부터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논란도 제기됐다. 한 전 의원은 1944년생으로 올해 만 74세다. 2017년 올드보이 논란이 일었던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1950년생)보다 6살 많을 뿐더러 윤석헌 금융감독원 원장(1948년생)보다도 4살 위다. 현재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후보로 남은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과 남영주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는 각각 1958년생, 1954년생이다.

일부에서는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회추위의 검증 능력에 대한 의문점도 제기된다. 자질, 능력을 제대로 검증했다면 이번 논란 자체도 없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기존 후보 중에서는 업계 내부적으로 자질이 검증된 후보도 있었다"며 "이같은 후보가 최종 선거에 오르지 못한 것은 회추위의 검증능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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