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환경 견디는 반도체 소자 개발…태양전지·광원검출기 활용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9.01.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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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연, 단일물질(WSe2)로 고성능 2차원 다이오드 구현

이셀레늄화텅스텐(WSe2) 기반의 수직형 다이오드 모식도/자료=표준연이셀레늄화텅스텐(WSe2) 기반의 수직형 다이오드 모식도/자료=표준연


사물인터넷(IoT)용 센서처럼 극고온·극저온·초고압·고방사선 등의 조건에서도 작동하는 초소형 전자소자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는다. 문제는 이런 소자를 제작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다이오드(전류를 한 방향으로만 흐르게 하는 반도체 소자)도 같은 환경에서 버텨주어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선 구조적 안정성은 물론 높은 내구성도 지녀야 한다. 이런 조건을 모두 갖춘 ‘고성능 수직형(2차원) 다이오드’를 국내연구진이 개발했다. 2차원 다이오드는 에너지 손실 등을 최소화할 수 있어 태양전지나 광원 검출기와 같은 미래 산업에서 널리 활용될 전망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하 표준연)이 에너지 손실은 최소화하면서 극한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고성능 2차원 다이오드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표준연 양자기술연구소 정수용 책임연구원팀은 기존 p형과 n형 반도체 결합 방식에서 벗어나 2차원 반도체 물질인 이셀레늄화텅스텐(WSe2)만을 사용, 기존 2차원 소자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전류밀도(단일면적당 전하수송 능력)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2차원 다이오드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반도체는 불순물을 첨가하는 도핑이라는 과정을 통해 p형 또는 n형의 특성을 갖는다. 다이오드는 p형과 n형의 특성을 각각 가진 반도체를 접합해 만든다. 접합 후 특성이나 작동 방식에 따라 다양한 소자 성질을 갖는다.



최근 들어 고효율‧고성능 전자소자의 핵심물질로 ‘2차원 반도체’를 이용한 연구들이 활발하다. 특히 두께가 원자층까지 얇아져도 반도체의 성질을 갖고 있는 ‘층상 반도체’는 초박막 디스플레이, 초소형 전자기기 등 광‧전자 소자기술을 이끄는 차세대 반도체로 주목받고 있다.

2차원 층상 반도체를 이용한 다이오드를 구현하기 위해 지금까지는 p형과 n형 반도체 결합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외부 환경변화에 직접 노출되는 2차원 물질의 특성상 구조가 다른 두 물질의 접합은 다이오드의 성능을 저해하는 치명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속과 이차원 반도체가 접합할 때 발생하는 전위 장벽을 뜻하는 일명 쇼트키 장벽, 물리‧화학적 결함에 의한 접촉저항 증가 등이 전력 손실 문제를 일으켰던 것.
정수용 책임연구원(오른쪽 상단)팀이 전자수송 특성 실험을 하고 있다/사진=표준연정수용 책임연구원(오른쪽 상단)팀이 전자수송 특성 실험을 하고 있다/사진=표준연
정수용 책임연구원팀은 대표적인 2차원 층상 반도체 물질 이셀레늄화텅스텐(WSe2)만을 이용, 안정적인 고성능 다이오드를 구현했다.


기존의 방식이 p형과 n형으로 도핑된 다른 물질을 접합시켰다면, 이 기술은 도핑 현상을 이용해 WSe2 물질의 양 끝단에 p형과 n형의 특성을 유도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연구팀이 개발한 수직 다이오드의 p 영역과 n 영역 사이에는 WSe2 본연의 성질을 지닌 절연층이 샌드위치처럼 들어가 있는 것이다.

소자 제작시 이 절연층의 길이, 즉 박막 두께를 조절하면 다양한 장점을 갖는 다이오드로 응용할 수 있다.

이번 기술은 또 다이오드의 전하수송 원리가 양자 터널링 현상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다. 양자 터널링은 전자나 원자핵과 같은 매우 작은 입자는 역장의 장벽을 투과할 수 있는 효과다. 이를 통해 소자 구동 속도가 빨라져 초고속 전자소자에 활용할 수 있다.

정수용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수직형 다이오드 구조는 소자 구성이 간단하고 WSe2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차원 물질에 적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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