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넥슨 매각의 전제조건

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2019.01.1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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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옆의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넥슨 노조 성명서 中

국내 1위 게임사인 넥슨의 매각설이 나온 후 넥슨 임직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회사의 매각과 동시에 나와 동료, 가족들의 ‘내일’을 담보할 수 없다는 두려움이 엄습하고 있다.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의 지분 매각이 추진되는 가운데 “중국 텐센트로 넘어간다”거나 “사모펀드에 팔려 쪼개진다”는 둥 이런저런 소문만 나돌고 있다.

누가 인수를 하든지 넥슨과 그 자회사의 재편 혹은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어떤 형태로든 인력조정이 있을 수 있다. 넥슨의 임직원 수는 4000여명에 이른다. 일본 법인에도 20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그 가족들까지 포함하면 몇 배로 늘어난다. 수십여 개 계열사, 수천 명의 삶의 터전이 창업주 매각 결과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



김정주 대표는 입장 발표를 통해 “어떤 경우라도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에 보답하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그 우선 배려 대상이 지난 25년간 어려운 환경에서도 묵묵히 일해온 임직원들이어야 할 것이다. 김 대표도 지분 매각 추진 방향으로 넥슨을 세계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 데 뒷받침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바람대로 이제껏 넥슨을 국내 부동의 1위, 세계적인 기업으로 함께 키운 게임 인재들이 자존심을 잃지 않는 방향이기를 희망해 본다.

지분 매각 과정에서 사회에 대한 그의 책임감은 분명 필요하지만, 게임을 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도 돌아볼 일이다. 지분 매각설이 나오자 게임업계에서는 해외에 매각될 경우의 파장을 우려했다. 게임사들의 매각이 잇따르고 게임 산업 자체가 해외에 종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줄을 이었다. 5조~6조원에 이르는 중요한 콘텐츠 수출 산업임에도 그간 게임은 사회악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했다. 원인 모를 강력범죄가 터지면 애꿋은 게임부터 탓하기도 했다. 이런 이중적 잣대가 결국 그의 지분 매각 결정을 부추긴 건 아닌 지 되묻고 싶다.
[기자수첩]넥슨 매각의 전제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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