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값 내면 끝? 기상천외한 호텔 '추가 요금제'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1.1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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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끌어모으려 방값은 그대로… 다른 명목으로 하루 25~50$ 추가요금 부과

/사진=JW메리어트 홈페이지./사진=JW메리어트 홈페이지.


여행을 자주 가는 사람이라면 예약 앱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호텔을 잡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호텔에 내는 방값 외에 따로 발생하는 추가 요금 항목들은 없는지 주의해야 할 듯하다. 호텔들이 각종 명목으로 고객에게 하루 최대 50달러에 이르는 금액을 청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호텔들이 방값 외에 별도로 고객들에게 청구하는 요금이 전년 대비 400%나 증가했다면서 올해는 이 같은 경향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뵤른 한센 뉴욕대학교 교수는 "호텔들이 얼리 체크인 요금, 미니바, 취소 요금, 객실 인원 추가 요금 등 각종 부가 요금들을 지난해 8.5%가량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호텔들은 방값은 그대로 둬 고객들을 끌어모은 후 각종 추가 요금을 청구해 높은 투숙률과 이익을 내고 있다. 이들은 리조트 요금, 객실관리 요금, 시설 요금, 도착 요금 등 다양한 명목으로 투숙객들에게 하루 25~50달러 수준의 요금을 요구한다.



WSJ는 와이파이 이용 요금이나 전화 요금 등 고객들이 크게 체감하는 요금은 인하하고 있다면서 호텔들이 늘어나는 임대료 및 인건비에 맞춰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점점 창의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광고했던 방값만 보고 덜컥 예약한 고객들은 막상 체크아웃 할 때 발생한 추가 요금에 당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온라인 예약 앱들의 경우 추가 요금을 사전에 고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결제 화면으로 넘어가서야 이를 알리거나 아예 호텔에 가서야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호텔들이 고객이 사용하지도 않는 시설에 대해 요금을 청구하거나, 어떤 항목에 대해 돈을 내는지 헷갈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미국 보스톤 파크 플라자 호텔은 1박당 22달러의 '도착 요금'을 부과하고, 뉴욕의 세인트 레지스 호텔은 1박당 800달러가 넘는 고급 객실을 이용해도 하루 50달러의 요금을 추가로 매긴다. 이름은 '도착 요금'이지만 사실상 호텔 시설 이용료인 셈인데, 여기에는 이용하지도 않은 서비스도 포함돼 불만을 사고 있다. 인근 관광명소 오디오 투어 비용, 인근 백화점 '퍼스널 쇼퍼' 지원 서비스 등이 그런 것들이다.


시카고 시내에 위치한 래디슨 블루아쿠아 호텔은 '나이트 리조트 요금'이라는 이름으로 25달러를 추가 청구하고, 텍사스 댈러스의 힐튼 아나톨 호텔 역시 같은 요금을 요구한다. WSJ는 두 호텔은 다양한 휴양시설을 즐기는 리조트 개념이 아님에도 부당한 요금을 청구한다고 지적했다.

네바다주 레노에 위치한 그랜드 시에라 리조트&카지노는 하루에 리조트 요금 29.95달러를 청구하는데 계산서를 들여다 보면 객실청소 팁이 포함돼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선 투숙객들이 하루 1달러 이상 팁으로 준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중청구를 하는 셈이다.

이 밖에도 호텔들은 주차요금을 크게 올리거나 객실 내 금고 이용료를 받기도 한다. 또 벨보이의 짐 운반 서비스에 아예 일률적으로 가격을 매기는 곳도 있다.

호텔들은 이러한 추가 요금의 혜택은 고객이 내는 가격 이상이라고 항변한다. 뉴욕에 위치한 JW메리어트 에섹스 하우스의 대변인은 "고객들이 하루에 25달러의 추가 요금을 내지만 누리는 혜택은 실질적으로 107달러어치에 달한다"고 해명했다. 25달러에는 식음료 크레딧, 피트니스센터 이용료, 스케이트 및 자전거 렌탈 요금 등이 포함돼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날 이용하지 않으면 이월되지 않고 소멸되는 데다가, 식음료나 피트니스센터를 이용하려면 비싼 가격 탓에 25달러 크레딧을 제외하고도 상당한 요금을 더 내야 한다. 별도 세금도 물론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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