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농단' 의혹 사건의 정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출석에 앞서 11일 오전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개별 기업 노조가 이렇게 들고 일어선 것은 양 전 대법원장 임기(2011년 8월~2017년 9월) 사이 진행된 통상임금 소송 문제와 연결돼 있다.
2013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갑을오토텍 통상임금 소송에서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 포함된다"는 판결을 하면서 '통상임금의 고정성' 확인과 '신의성실의 원칙'이란 미지급 조건을 달아 하급심에 판결 기준을 제시했다는 게 현대차 노조 주장이다.
1·2심 재판부가 현대차 '상여금지급 시행세칙'을 보고 '고정성 결여'를 인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현대차 노조는 "이번 사법농단 재판거래 의혹 수사를 지켜보면서 박근혜 정권에서 진행됐던 '현대차 통상임금 1심(선고일 2015년 1월 16일)과 2심(선고일 2015년 12월11일) 재판 모두가 사법농단 재판거래의 부당한 사유로 인해 모두 패소했다'는 합리적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상여금지급 시행세칙'의 △근로기준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현대차 단체협약 등 위반을 올바로 판단하지 않은 법리적 오인을 바로잡는 게 대법원의 최우선 과제"라며 "이를 통해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일선 재판에 개입하고 특정 법관들을 불법 사찰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의혹 수사팀(팀장 3차장검사 한동훈)은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을 불러 조사를 벌였다. 전직 대법원장이 피의자로 검찰에 불려간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