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텍 노사, 굴뚝농성 426일만에 극적 협상 타결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최동수 기자 2019.01.1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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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단체교섭권 인정하고 모 회사 대표를 파인텍 대표로 임명하기로"

이달 3일 오후 서울 양천구 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에서 파인텍 노사 대표 등 관계자들이 노사 교섭을 위해 자리하고 있다. 이날 교섭에는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지회장과 이승열 금속노조 부위원장, 김세권 스타플렉스(파인텍 모회사)대표와 강민표 전무이사 등 노사 대표 각각 두명이 참석했다. /사진=뉴스1이달 3일 오후 서울 양천구 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에서 파인텍 노사 대표 등 관계자들이 노사 교섭을 위해 자리하고 있다. 이날 교섭에는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지회장과 이승열 금속노조 부위원장, 김세권 스타플렉스(파인텍 모회사)대표와 강민표 전무이사 등 노사 대표 각각 두명이 참석했다. /사진=뉴스1


섬유가공업체 파인텍 노사가 고공농성 426일만인 11일 협상을 타결했다. 사측은 노조의 단체교섭권을 인정하고 모 회사 대표를 파인텍 대표로 임명하는 등 요구사항을 전격적으로 수용키로 했다.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지회장, 김옥배 부지회장, 강민표 파인텍 대표 등은 전날인 10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양천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모여 20시간이 넘는 교섭을 벌였고 이날 오전 7시45분 협상을 타결했다.

이날 합의 직후 노조가 공개한 합의서에 따르면 앞으로 파인텍 대표이사는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가 맡는다. 노조 측은 김 대표가 파인텍 노동자 고용 문제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기 위해 강민표 파인텍 대표를 임명하려 한다고 주장해왔다. 또 모든 사태를 책임지는 차원에서 모회사인 스타플렉스의 김 대표가 파인텍 대표를 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노사는 파인텍 노동자의 고용기간을 2019년 1월부터 최소 3년간 보장하는 데도 합의했다. 이와 함께 금속노조 파인텍지회를 교섭단체로 인정하며 올 4월 전까지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대신 노사는 본 합의와 동시에 민형사상의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노조는 일체의 집회나 농성을 중단하고 시설물과 현수막을 자진 철거하기로 했다.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는 취재진에게 "국민들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합의는 원만하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차광호 지회장은 "합의안 내용이 부족하지만 굴뚝에 있는 동지들 때문에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며 "오늘 합의가 향후 (노사가 긍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시작점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파인텍 노동자 홍기탁·박준호 씨는 75m 높이 굴뚝에서 426일째 농성하며 단식을 진행했다.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지회장도 굴뚝 아래에서 33일째 단식했다. 이들은 파인텍의 모회사 스타플렉스의 직접고용, 노동자 고용보장 등을 촉구했다. 파인텍 노사는 지난해 12월26일부터 이달 3일까지 4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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