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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행장 '실형'에 신한금융·하나銀 긴장 고조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9.01.1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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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만으로 첫 실형…조용병 회장, 함영주 행장 '연임'에도 영향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아 온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10일 업무방해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마찬가지로 CEO(최고경영자)가 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 다른 금융사들도 충격을 받은 표정이다. 재판 결과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의 재판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는 가운데 다가 올 연임 결정에도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채용비리 사건으로 기소된 인사가 실형을 선고받은 것은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다만 박 전 회장의 경우 비자금 조성 혐의로도 기소돼 다른 은행의 채용비리 사건과 직접 비교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오히려 지난해 10월 26일 KB국민은행의 채용비리 관련자들이 1심에서 전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게 더 유사하다.

우리은행은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지만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법원이 우리은행의 채용 과정을 ‘조직적인 공모’로 규정한 데다 전임 CEO지만 한때 은행의 수장이었던 인물이 개인 비리가 아닌 은행의 공식 업무로 인해 영어의 몸이 됐기 때문이다.



신한금융과 하나은행의 속내는 더욱 복잡하다. 현직 CEO들이 채용비리 사건의 직접 당사자기 때문이다. 우선 조 회장 등 신한은행 전·현직 임직원은 2013년 상반기~2016년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과정에서 청탁받은 지원자를 별도 관리하면서 특혜를 제공하고, 합격자 남녀 성비를 3대 1로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등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함 행장 역시 2015∼2016년 신입행원 채용에서 서류전형·합숙면접·임원면접 불합격자 19명을 합격시키고 남녀비율을 4대 1로 차별해 부당 채용하는 등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신한금융과 하나은행은 이 전 행장 사례와는 법원의 판단이 다를 것이라는 데 한 가닥 기대를 걸고 있다. 세 사람의 CEO 모두 채용 과정의 ‘최종 결정권’을 가졌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적극적으로 가담한 정도’가 다르다는 게 두 회사의 입장이다.

법원은 이 전 행장에 대해 관리명단 인사들의 합격·탈락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고 판시했다. 반면 조 회장과 함 행장은 모두 “최종 결재권을 행사했을 뿐”이라는 게 신한금융과 하나은행의 공통된 판단이다.


다만 이 전 행장의 구속 여파가 두 CEO의 연임 가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임기 만료를 앞둔 함 행장은 늦어도 내달 중에는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조 회장의 임기는 약 1년쯤 남아있다.

한편 함 행장을 비롯한 하나은행 채용비리 관련자들의 공판은 지난해 8월 첫 공판이 시작된 뒤 오는 11일 네 번째 공판을 앞두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11월 첫 공판 후 다른 관련자들의 사건과 병합돼 최근까지 공판준비기일이 진행 중이다. 법조계에선 연내 선고가 내려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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