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고용지표는 두 사람의 사이를 더 갈랐다.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서 대학과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장 전 실장은 긍정적 효과만 강조했다. 관료 출신인 김 전 부총리는 속도조절을 주장했다.
책은 노무현 정부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서술한다. 김진표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관료파와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개혁파 간의 유사한 갈등이 있었다는 것.
'진보 정부의 경제 권력'이 인물에 주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제정책을 수립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을 살펴보고, 정책 결정을 둘러싼 갈등과 타협 등 뒷이야기를 쉬운 설명으로 풀어낸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은 문재인 정부의 김동연 전 부총리, 장하성 전 실장,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초대 사회수석),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다. 김수현 실장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설계자로 꼽힌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이정우 전 실장과 이동걸 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정태인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다룬다. 이 전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한국산업은행 회장을 맡고 있다.
저자인 조 기자이기에 가능한 '평전'(評傳)이다. 1995년 언론계에 입문한 조 기자는 2000년 4월부터 20년 가량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을 담당했다.
종합일간지와 경제지, 방송 등을 통틀어 조 기자처럼 오랜 기간 경제 부처를 취재한 기자는 드물다. 지금도 문화일보의 세종팀장으로 기획재정부 출입기자단 간사를 맡고 있다.
조 기자는 "이 책은 문재인·노무현 정부 등 '진보 정부'의 경제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집행됐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갈등이 있었고 어떤 과정을 거쳐 결말이 지어졌는지 등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 정부의 경제 권력 = 조해동 지음, 늘품플러스, 496쪽/1만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