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모이’, 1940년대 경성의 우리말

박희아, 김리은, dcdc ize 기자 2019.01.1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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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모이’, 1940년대 경성의 우리말


‘빌리어네어 보이즈 클럽’ 마세

안셀 엘고트, 태런 에저튼, 케빈 스페이시
박희아
: 명석한 두뇌를 지녔으나 돈도 없고, 그럴싸한 일자리도 갖지 못한 조 헌트(안셀 엘고트)와 딘 카니(태런 에저튼)는 ‘빌리어네어 보이즈 클럽(BBC)’를 결성해 비버리힐즈의 억만장자 친구들의 거액 투자를 유도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인만큼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이미 여러 차례 미디어에서 보여준 청년들의 사기극이라는 점에서 관객이 예상한 대로 흘러갈 뿐이다. 재능있는 젊은 두 배우의 활약은 주목할 만하지만, 지루한 전개 안에서 그들의 매력조차 잘 드러나지 않는 게 가장 큰 단점. 더불어 주연급으로 등장하는 론 레빈 역을 케빈 스페이시가 연기했다는 점을 알게 되면 영화 자체가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린 북 보세
비고 모텐슨, 마허샬라 알리
김리은
: 1962년 미국, 허풍과 주먹으로 명성을 날리던 이탈리아계 이민자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는 명망있는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의 운전기사가 된다. 전혀 다른 배경과 성향을 가진 두 사람은 흑인을 위한 여행 안내서 '그린 북'에 의지해 인종차별이 극심한 미국 남부의 콘서트 투어를 동행하며 점차 가까워진다. 제 76회 골든 글로브 3관왕(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및 제 43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관객상 수상작이다. 실화를 기반으로, 많은 영화에서 보여주는 특정 인종에 대한 전형적인 묘사를 탈피하며 인종문제를 다룬다. 유머러스하게 변신한 비고 모텐슨과 '문라이트'에서의 열연 못지않은 섬세함을 보여주는 마허샬라 알리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버디 무비와 로드 무비, 코미디의 조합 속에서 위트있는 진중함을 보여준다.

‘말모이’ 글쎄
유해진, 윤계상, 김홍파
dcdc
: 1940년대 경성, 직장에서 해고된 판수(유해진)는 수감 시절의 인연으로 조선어학회의 잡무를 맡게 된다. 판수는 불량한 태도 탓에 조선어학회의 대표 정환(윤계상)과 몇 번 실랑이를 겪으면서도 곧 우리말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정환 역시 판수를 인정하여 일제의 탄압을 피해 국어사전을 완성하기 위한 비밀작전을 준비하며 그의 힘을 빌리게 된다. 일제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배우들의 말투나 연기의 톤이 통일되지 않아 산만하다. 판수와 정환이 의미불명의 기 싸움을 반복하는 장면들 역시 몰입을 방해한다. 하지만 유해진의 연기는 안정적이고 일제 시대와 민족의 정체성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감동 코드도 비교적 과하지 않게 삽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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