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진심으로 웃은 적 몇 번 있나요?"

머니투데이 황희정 기자 2019.01.1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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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유머니즘'…웃음과 공감의 마음사회학

"오늘 하루 진심으로 웃은 적 몇 번 있나요?"


"아이고 사장님, 정말 재미있습니다. 하하하."

수직적 관계가 일반적인 한국 직장에선 사회생활이라는 명분하에 거짓 웃음이 넘쳐난다. 팍팍한 삶에 윤기를 더해주는 웃음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짓는 웃음이 만연하다.



저자는 이같이 '함께 웃을 수 없었던 경험'을 계기로 이 책을 쓰게 됐다. 그는 함께 웃을 수 없다는 것은 단절의 징표며 때론 심각한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느꼈다. 사람을 업신여기면서 쾌감을 느끼는 비웃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희롱, 권력과 지위에 도취돼 짓는 과시적 미소 등 한국 사회에 이러한 병적인 웃음이 널리 퍼져 있다고 봤다.

다른 사람을 모멸하면서 자신의 존엄을 확인하는 세태를 꼬집은 책 '모멸감'을 통해 그간 개인 문제로만 여긴 '감정'을 사회적으로 분석하고 학문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저자는 이번 신간에선 '웃음'의 사회성에 주목했다. 그는 유머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자기계발서가 많지만 유머는 스킬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유머는 일정한 세계를 공유하면서 변주를 즐기는 정신이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기존 학문적 연구를 통해 유머의 정체를 밝혔다. 또 뉴스, 방송 프로그램. 영화,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의 에피소드를 들어가며 마주하고 공감할 수 있는 유머 친화적인 사회 구축 방법을 탐색한다.

◇유머니즘=김찬호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250쪽/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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