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14년 만에 월가도 애플에 등돌렸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1.08 14:55

월가 애플 매수의견 2005년 후 가장 낮은 49%…6개월새 14%포인트 떨어져

애플의 부진에 미국 월가도 14년 만에 등을 돌렸다. 애플 주식을 사라는 투자의견이 전체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게 된 것이다.

7일(현지시간) CNBC는 펙트세트를 인용해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애플 주식 매수 의견이 49%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나머지 51%는 보류 의견을 냈다. 그러면서 "이는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월가가 애플을 이렇게 사랑하지 않은 적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4분기 애플 주가는 큰폭의 하락세를 그렸다. 10월3일 고점 대비 39%나 주가가 곤두박질 쳤다. 이 때문에 지난해 8월만 해도 월가의 매수 의견 비중이 63%에 달했는데 6개월 만에 14% 포인트나 떨어졌다. 애플의 매수 의견이 최고조였을 때는 2010~2012년으로 당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90% 이상이 매수 의견을 냈다.

애플은 지난해 8월만 해도 꿈의 시가총액인 1조 달러(약 1124조원)클럽에 가입하며 고공행진을 했다. 애플이 시장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같은달 2일 207.05달러까지 오르면서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부터 수상한 조짐이 감지됐다. 실적은 선방했지만 매출 증가율이 시장예상치(5.4%)에 한참 못미치는 2.0%를 기록했다. 게다가 애플이 4분기부터는 아이폰 판매량을 비공개 한다고 밝히자 월가는 판매 부진을 감추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냈다.

결국 지난 2일 '애플 쇼크'가 터졌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가 이날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을 이유로 지난 4분기 실적 전망을 890~930억달러(약 100~105조원)에서 840억달러(약 95조원)로 한화로 10조원 가까이 낮춘다고 밝힌 것이다. 애플이 이렇게 큰 폭의 실적 전망을 낮춘건 15년만의 일로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애플 주가는 10% 이상 급락했고, 애플 관련주도 줄줄이 하락하며 미국 뉴욕 증시에서만 하루 만에 84조원이 날아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러한 '애플 쇼크'를 두고 아이폰XR의 중국 판매 부진이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XR은 저가형이었지만 가장 싼 64GB 제품이 6499위안(약 106만원)으로 결코 저렴하지 않았다. 화웨이 같은 중국 업체들이 비슷한 가격에 최신 사양을 모두 제공한다는 점에서 애플은 어정쩡한 가격에 특별할 것 없는 사양으로 중국 소비자 공략에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애플은 아이폰XR 할인 행사를 시작한 상황이다. 지난달에는 일본에서 NTT 도코모 등 통신사와 30%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고, 중국에서도 아이폰XR 할인 판매를 시작했다.

경제 분석 전문기관 스트래티거스 리서치의 토드 손 기술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들이 애플이라는 이름에 타월을 던지고 있다"면서 "애플에 대한 심리가 개선되기 까지는 최소 수개월이 걸릴 것이다. 현재는 바닥을 다지는 상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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