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정부의 재정 확대 정책이 경기 급락을 방어할 것”으로 관측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주요국 새해 경제 전망이 하향 조정된 점을 감안하면 한국 경제만의 특수한 위기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눈여겨 본 M&A 매물은 ‘비은행·글로벌’=금융그룹 수장들은 M&A(인수합병)를 통한 ‘인오가닉(Inorganic) 성장’ 의지를 피력했다. 관심 매물은 비은행과 글로벌 시장에 집중됐다. 윤 회장은 “M&A의 기본적인 방향은 비은행 부문 강화”라면서 “글로벌 진출을 포함하여 모든 M&A 옵션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생명보험사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IFRS17(새국제회계기준) 시행과 맞물려 1~2년 내 좋은 인수 기회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오렌지라이프·아시아신탁 인수를 비롯한 국내외 M&A에서 두각을 나타낸 신한금융은 막바지 인수작업을 완료하는데 주력한다. 조 회장은 “국내 금융그룹간 경쟁보다는 2020년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이 중장기 목표”라며 “비은행·글로벌 중심의 M&A를 포함한 인오가닉 성장 전략을 지속 추진해 은행과 비은행, 국내와 글로벌간 조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금융지주사 전환 첫 해, 자본여력이 제한적인 우리금융의 상황을 감안해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의 M&A”를 강조했다. 다만 “시장에 나오지 않은 매물도 포함해 다양한 잠재 매물들을 검토하고 있고 필요성이 높은 매물에 대해서는 ‘선택과 집중’하겠다”고 했다.
김정태 회장은 “비은행 부문 M&A는 규모 경쟁에서 앞서기 위한 외형 확대를 지양하겠다”면서 현재 진행중인 하나UBS자산운용의 경영권 인수 등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광수 회장은 “현재 M&A 관련 진행 중인 사안은 없지만, 핀테크 기업 등에 대한 투자와 협업으로 신기술을 개발하고, 작년 설립한 리츠운용사가 시장에서 안정적인 위치를 확보하는데 우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발달 “위협 동시에 기회”=5대금융 회장들이 새해 경영 과제에서 한 목소리로 외친 또 하나의 주제는 ‘디지털 강화’였다. 손 회장은 “빅데이터, AI(인공지능)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을 영업에 효율적으로 접목시킬 수 있는 역량 여부가 고객수와 영업수익 등의 격차 확대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조 회장도 “디지털 기술 발달은 기회와 위협의 양면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디지털 강화’를 첫 번째 경영과제로 내세운 김광수 회장은 “한 번의 로그인으로 농협금융의 모든 모바일 앱 간 이동과 상품가입이 가능하도록 블록체인 기반의 통합인증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계열사를 아우르는 ‘통합대출조회서비스’ 출시 계획도 밝혔다. 김정태 회장은 “글로벌 디지털 금융 플랫폼 강화”를 강조하면서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IT 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디지털 뱅크 런칭 계획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