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 기운 받자"…복·돈' 부르는 '돼지투어' 떠나볼까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2019.01.0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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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추천 1월 가볼만한 곳…이천 '돼지보러오면돼지', 청주 '삼겹살 거리' 등 '돼지투어' 7곳

경기도 이천 돼지박물관에 전시된 돼지 소품./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경기도 이천 돼지박물관에 전시된 돼지 소품./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올해 '기해년'(己亥年)은 60년에 한 번 돌아오는 황금돼지해다. '기'(己)에는 오방색 중 황색의 의미가 담겼다. 십이간지의 돼지를 뜻하는 '해'와 만나니 황금돼지를 상징하는 해인 것이다. 예부터 돼지는 돈과 행운을 가져다주는 동물로 여겨왔다. 돼지 돈(豚) 자가 돈(화폐)과 음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지난해보다 더 희망차고 밝은 한 해를 보내고 싶다면 황금돼지의 기운을 듬뿍 받을 수 있는 '돼지투어'를 떠나보자.



경기 이천 '돼지보러오면돼지'의 돼지 공연에서 돼지가 골대에 골을 넣고 있다./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경기 이천 '돼지보러오면돼지'의 돼지 공연에서 돼지가 골대에 골을 넣고 있다./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돼지가 이런 동물이었어?"…이천 '돼지보러오면돼지'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돼지보러오면돼지'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와 독일에만 있는 돼지를 주제로 한 공간이다. 축산학을 전공한 이종영 촌장이 2011년 조성했다. 돼지인공수정센터를 창업해 운영하던 이 촌장이 부상당한 수퇘지를 보고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됐고, 프랑스의 테마 교육 농장에서 양을 키우며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며 꿈꿔온 공간을 실현했다. 돼지들이 펼치는 공연과 퍼레이드 등 돼지가 얼마나 귀엽고 똑똑하고 깨끗한 동물인지 알 수 있다. 소시지 만들기 등 각종 체험을 통해 육가공식품의 바른 먹거리 정보도 얻는다. 23개국에서 모은 다양한 돼지 소품과 작품을 전시한 돼지박물관, 그동안 알지 못했던 돼지의 이야기를 담은 문화·홍보관도 있다.



강원 양구군 해안면에 있는 돼지 전설을 소재로 한 동상.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강원 양구군 해안면에 있는 돼지 전설을 소재로 한 동상.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황금돼지 기운 받는 건강 여행…양구 펀치볼

해발 400∼500m 고지대에 발달한 분지로 주변이 마치 화채(Punch) 그릇(Bowl) 같아 '펀치볼' 분지로 유명한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해안면은 특이하게 지명에 돼지 해(亥) 자를 쓴다. 본래 바다 해(海)를 써서 해안(海安)으로 불렸는데 분지 안쪽 산기슭에 뱀이 많아 돼지를 풀어 키웠더니 뱀이 사라졌다는 전설이 있다. 해안면에서는 을지전망대에 올라 펀치볼 분지와 멀리 설악산, 금강산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세계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담은 조형물 '그리팅맨'(Greetingman), 양구전쟁기념관도 함께 둘러보기 좋다. 한반도 배꼽에서 나오는 기를 받을 수 있는 국토 정중앙 점, 우리나라의 중심에서 천체를 관측하는 국토정중앙천문대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위부터)간장 소스에 적신 삼겹살. 충북 청주 서문시장의 삼겹살거리./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위부터)간장 소스에 적신 삼겹살. 충북 청주 서문시장의 삼겹살거리./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두툼한 생삼겹살이 지글지글…청주 삼겹살거리


전국에서 유일한 삼겹살 특화 거리가 들어선 충북 청주 서문시장. 버스터미널이 이전하고 쇠락의 길을 걷던 서문시장은 2012년 삼겹살거리가 조성되면서 다시 빛을 보기 시작했다. 먹자골목에는 삼겹살 식당 15곳이 있다. 두툼하게 썬 돼지고기를 간장 소스에 담갔다가 굽는 청주식 삼겹살이 대표 메뉴다. 국산 생고기를 사용하는 것은 이곳 식당들이 오랫동안 지켜온 원칙이다. 삼겹살에 곁들이는 파절이 역시 청주에서 시작됐다고 알려졌다. 삼겹살 삼합(간장 소스 삼겹살+파절이+묵은지)은 별미다. 매달 첫째 토요일에는 삼겹살과 소주를 엮은 '삼소데이' 이벤트가 열린다.

(왼쪽부터) 두툼한 지리산 흑돼지 삼겹살과 흑돼지로 만든 생햄./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왼쪽부터) 두툼한 지리산 흑돼지 삼겹살과 흑돼지로 만든 생햄./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쫄깃하고 담백한 돼지고기 최고봉…남원 운봉 지리산 흑돼지

지리산 자락 남원 운봉은 옛날부터 흑돼지로 유명했다. 흑돼지는 백돼지에 비해 육질이 부드럽다.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오리고기보다 높다고 알려졌다. 흑돼지고기는 완전히 익히지 말고 적당히 붉은빛이 돌 때 먹으면 더 맛있다. 포도당과 유리아미노산이 다른 돼지고기보다 풍부해 완전히 익히면 감칠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짭짤하면서도 은근한 풍미가 일품인 흑돼지고기로 만든 생햄도 있다. 흑돼지고기로 배를 채우고 춘향전으로 잘 알려진 광한루원 등을 거닐려 눈을 채워보자.

(위부터)2007년에 우연히 발견된 불국사 극락전 돼지 조각. 불국사 극락전 앞에 있는 복돼지상./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위부터)2007년에 우연히 발견된 불국사 극락전 돼지 조각. 불국사 극락전 앞에 있는 복돼지상./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현판 뒤에 숨은 황금돼지…경주 불국사 복돼지

2007년 경주 불국사 극락전 현판 뒤에서 돼지 조각이 우연히 발견돼 많은 이들이 이곳에 찾아와 복을 빌었다. 불국사에서는 '극락전 복돼지'라는 공식 이름을 지어주고 기념 100일 법회를 성대하게 열었다. 현판 뒤에 숨어 잘 보이지 않는 복돼지를 누구나 쉽게 보고 만질 수 있도록 극락전 앞에 자그마한 복돼지상까지 만들었다. 지금도 불국사를 찾는 내외국인은 복돼지상을 만지고 사진 찍으며 행운을 빈다. 불국사는 경주를 대표하는 문화 유적으로 청운교, 백운교를 지나 다보탑과 석가탑이 자리 잡은 대웅전 앞마당에는 늘 사람이 많다. 불국사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신라역사과학관을 비롯해 경주 시내의 대릉원과 첨성대, 동궁과 월지 등 아름다운 유적이 많다.

(위부터)돝섬의 상징인 황금돼지 동상. 저도로 들어가는 스카이워크./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위부터)돝섬의 상징인 황금돼지 동상. 저도로 들어가는 스카이워크./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행운의 돼지 섬으로 떠나볼까…창원 돝섬과 저도

경남 창원에 가면 돼지와 관련된 여행지 두 곳이 있는데, 바로 '돝섬'과 '저도'다. 마산항에서 배를 타고 10여 분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돝섬'에는 황금돼지 관련 전설이 내려온다. 입구에 황금돼지상이 여행자들을 반긴다. 섬에는 2012년 창원조각비엔날레 때 설치된 조각품과 웅장한 고목이 어우러진다. '저도'는 바다를 보며 건너는 스카이워크로 인기가 높다. 해안을 따라 걷기 좋은 비치로드가 매력적이다. 저도에서 멀지 않은 곳에 '미스터션샤인', '김수로', '짝패' 등 인기 드라마를 촬영한 해양드라마세트장이 있다.

제주 휴애리자연생활농원에서 미끄럼틀 타고 내려오는 아기 돼지./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제주 휴애리자연생활농원에서 미끄럼틀 타고 내려오는 아기 돼지./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미끄럼 타는 흑돼지…제주 휴애리자연생활공원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휴애리자연생활공원은 '제주 속 작은 제주'라 불린다. 제주다운 것을 한데 모은 향토 공원이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미끄럼 타는 새끼 돼지를 볼 수 있는 '흑돼지야 놀자'다. 흑돼지 20여 마리가 미끄럼틀에 아장아장 올라가 신나게 내려오는 모습이 미소를 자아낸다. 붉은 동백꽃이 활짝 핀 산책로와 정원에서 인증 사진 찍기와 감귤 따기 체험도 필수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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