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6월12일 청와대 세종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전에 이낙연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들과 함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모습을 방송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청와대 제공) 2018.6.12/뉴스1
2018년은 이처럼 한반도 극적 전환의 해로 기록됐다. 위태로운 때도 있었다. 그러나 추진력이 떨어졌다 싶으면 다시 엔진에 불이 붙곤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만들어낸 문재인 모멘텀의 힘이다.
◇트럼프-김정은 2차 만남 분위기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장소를 북한과 협상하고 있다”며 “아마도 머지않은 시점에 구체적 장소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몽골, 하와이가 거론되고 판문점도 꾸준히 언급된다. 회담시기는 다음달(2월)이 유력하다.
'문재인모멘텀'은 어려울 때 더 빛났다.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 중 두번째인 5·26 회담이 백미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태도를 문제삼아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며칠뒤 극소수 참모와 판문점 북측 구역(판문각)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다.
그후 북한은 김영철 부위원장을 워싱턴에 보내 커다란 편지봉투가 인상적인 김 위원장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 전달하며 위기를 벗어난다. 수십년간 꿈쩍도 않던 미국과 북한의 적대관계는 역사적 정상회담을 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고비마다 출구를 연 것은 결국 문 대통령"이라며 "문 대통령이 모멘텀을 만들어온 힘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 말했다. 관계자들은 그 힘의 원천으로 솔루션(해법·중재안)과 상호 신뢰를 꼽는다.
◇톱다운·평창..새로운 접근으로 중재= 솔루션은 상상력, 즉 새로운 접근에서 나왔다.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대전환의 터닝포인트로 삼은 것은 신선했다. 3국 지도자들끼리 결단하는 '톱다운' 방식도 트럼프, 김정은의 특성을 파악한 문 대통령의 새로운 접근법이다. '비핵화가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진입하면 부분적 제재 완화'가 그렇다. 북한도 미국도 먼저 꺼내기 어려운 카드였다.
문 대통령은 그 과정에서 북미 정상과 상호신뢰를 두텁게 쌓았다. 이러면 어느 쪽에 가서 이야기해도 진정성이 통한다. 임기 첫해인 2017년 6월, 워싱턴 백악관의 첫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인간적인 신뢰를 쌓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북한과 미국 사이 "치프 네고시에터(수석 협상가)"가 돼 달라고 요청하기에 이른다.
김 위원장도 4월 판문점 도보다리 대화에서 문 대통령에게 속내를 털어놓았다. 문 대통령의 힘만 갖고 되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문재인 모멘텀'이 없었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진전이다.
새해엔 어떨까.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6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 선 북미회담-후 서울답방이 잘 되지 않을 경우 "다른 방안은 답방 먼저 해서 남북이 협의하고 그 카드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가 되면 2차 북미정상회담을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또 "제 해석으로 문 대통령은 '북미 간에 어렵더라도 남북 간에 잘되면 우리가 북한을 설득해서 북미관계를 풀 수 있는 거 아니냐'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문재인모멘텀을 계속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아르헨티나)=뉴시스】전신 기자 =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뉴질랜드로 향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공군 1호기 기내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8.12.02.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