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 대표.
김 대표는 회사 매각 주관사로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를 선정했다. 이르면 다음 달 중 예비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NXC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면 넥슨, 넥슨코리아, 네오플, 넥슨지티 등 모든 계열사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할 수 있다.
대학동창 진경준 전 검사장에 대한 공짜주식 논란과 그에 따른 송사 역시 김 대표가 경영에 흥미를 잃게 된 배경으로 거론된다. 김 대표는 2016년 진 전 검사장 비리 의혹에 연루돼 2년 가까이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았다. 지난해 5월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송사 과정에서 상당한 심리적 타격을 입었다. 김 대표는 무죄 판결 이후 지인들에게 자주 "쉬고 싶다"는 말을 했다.
자녀에게 회사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는 약속 이행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 대표는 무죄 판결 직후 자녀 경영권 불승계와 1000억원이 넘는 사회환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넥슨의 준대기업집단 지정으로 총수가 된 것 역시 상당한 부담감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은둔의 경영자'로 불릴 만큼, 대외 정보 노출을 꺼려왔기 때문이다.
◇창업 24년만 '매각' 결정… 기업가치 '최대' 시점?= 김 대표의 매각 결정은 1994년 넥슨 창업 이후 24년 만이다. 김 대표는 넥슨을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에서 글로벌 게임사로 키워내며 창업 신화를 썼다. 넥슨은 세계 최초 온라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바람의 나라'를 시작으로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던전앤파이터' 등 연이은 흥행작을 배출했다. 국내 게임산업 발전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기며 급성장을 거듭했다. 김 대표는 치밀한 경영능력과 적극적인 기업 M&A(인수합병) 결정으로 넥슨의 성공신화를 이끌었다.
'M&A 귀재'로 불리는 김 대표가 넥슨 기업가치를 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매각 결정을 내렸다는 시각도 있다. 넥슨이 실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나, 주요 시장인 한국과 일본에서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로열티를 제외한 한국 실적은 지난해 1~3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디셀러인 PC게임들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으나, 모바일게임 영역에서 확고한 매출 기반을 다지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가 게임에 대한 흥미를 잃은 건 수년 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라며 "최근까지 게임이 아닌 신산업 투자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