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미투로 시작해 빚투까지…2018 월별 '핫뉴스'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유승목 기자, 이재은 기자, 박가영 기자 2018.12.3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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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 2018년](종합)

한려해상 달아공원 일몰./사진=뉴스1한려해상 달아공원 일몰./사진=뉴스1


다사다난(多事多難: 일도 많고 어려움도 많음)했던 한해가 가고 있다. 연초부터 재난이 많아 안타까웠던 2018년, '미투 운동'은 성범죄 민낯을 드러냈고, 전쟁 얘기가 오가던 남북은 가까워졌다. 폭염으로 들끓던 한반도는 어느새 강추위에 꽁꽁 얼어 붙었다. '아이언맨' 윤성빈 선수 얼굴이 가물가물하고, 평창올림픽이 올해인지 지난해인지 헷갈린다면, 그의 썰매 속도(시속 130km 이상) 만큼 한해가 빨리간 것일게다. '지나가 버린 것, 그리움이 되리니(푸시킨)', 올해 마지막 달력 한 장을 찢기 전,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정리했다.
[MT리포트] 미투로 시작해 빚투까지…2018 월별 '핫뉴스'




1월: 대형재난 봇물, 가상화폐 찬물, 그리고 '미투(MeToo)'
제주 한림항에서 제주해경에 의해 203현진호(40톤)가 인양되고 있다./사진=뉴스1제주 한림항에서 제주해경에 의해 203현진호(40톤)가 인양되고 있다./사진=뉴스1
1월1일부터 재난 소식이었다. 지난해 12월31일 오후 7시18분쯤 제주 추자도 인근 해상서 어선이 전복된 채 발견됐다. 선원 8명 중 2명이 사망한, 안타까운 사고였다. 이어 1월20일 오전 3시8분쯤 서울 종로 한 여관에서는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 이 화재로 7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당했다. 용의자 유모씨(53)는 "성매매 여성을 불러주지 않아,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고백했다. 1심에 이어 2심도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1월의 재난'은 밀양병원 화재로 정점을 찍었다. 1월26일 오전 7시32분쯤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1층 응급실 내에서 불이 나 46명이 숨지고 109명이 부상 당한 대참사였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병원법인 이사장 손모씨(56)에게 징역 12년,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가상화폐' 광풍은 정부발(發) 규제 소문이 불면서 사그라들었다. 거래소 폐쇄 등 각종 루머가 고개를 들다 정부가 해명하는 일이 반복됐다. 정부는 1월30일부터 입출금 계좌에 대한 실명 확인을 받아야 하는, '가상화폐 실명제'를 시행했다. 올 하반기를 지나며 가상화폐의 가치 하락 등으로 인해 관심이 지난해 대비 많이 줄어든 상태다.

그리고 성범죄 피해 사실을 고백하는, '미투(MeToo)' 운동이 1월 말부터 본격화됐다. 서지현 검사(45·사법연수원 33기)가 법무부와 검찰 전직 고위 간부에게 성추행과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고 폭로하는 글을 올렸고, 1월29일 저녁에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이를 고백했다. 이를 계기로 문학·연극·연예·정치계를 막론하고 '미투'가 쏟아지는, 시발점이 됐다.


2월: 평창의 '추억'
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23일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준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점수를 획득한 후 기뻐하고 있다./사진=뉴스1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23일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준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점수를 획득한 후 기뻐하고 있다./사진=뉴스1
'감동의 드라마'로 국민들을 울고 웃게 했던 평창 동계올림픽이 2월9일 개막해 2월25일 막을 내렸다. 때론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으로 손에 땀을 쥐게 했고, 때론 메달보다 동료를 먼저 챙겨주는 따뜻한 모습으로 벅차게 했다.

스켈레톤이나 컬링처럼 그간 비교적 무관심했던 종목 선수들의 활약이 빛나는 올림픽이었다. 한자리에서 묵묵히 땀을 흘리다 영광의 순간을 맞는 선수들의 모습은 큰 감동을 선사했다.

'아이언맨 헬맷'을 쓰고 얼음 위를 질주했던 윤성빈 선수(24, 강원도청)는 한국 스켈레톤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윤 선수는 2월16일 오전 11시15분부터 평창 대관령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4차시기서 50초 02의 트랙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김민정 감독과 김은정 스킵,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로 이뤄진 여자컬링 대표팀 '팀 킴(Team Kim)'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3월: "다스는 누구 겁니까?"…MB 수사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나서 검찰 차량에 오르고 있다./사진=뉴스1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나서 검찰 차량에 오르고 있다./사진=뉴스1
240억원대 횡령과 80억원대 뇌물 혐의를 받아왔던,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가 3월부터 본격화 됐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10년 이상 논란이 된 '다스 소유 관계'를 따지는 게 수사 핵심이었다. "다스는 대체 누구 겁니까?"란 유행어까지 생겼다.

지난 10월, 1심 재판부는 다스는 이 전 대통령의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와 함께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원, 추징금 82억7000만원을 선고했다. 다스 자금 245억원 횡령과 삼성으로부터 다스 소송비용 59억원을 대납받은 뇌물 등 7개 혐의가 유죄 또는 일부유죄로 인정됐다.

4월: 평화, 새로운 시작… 2018 제1차 남북정상회담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4월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 걸어내려오고 있다. /사진=뉴시스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4월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 걸어내려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4월27일 오전 9시29분. 경기 파주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집에서 평화의 발걸음이 떨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판문점 군사분계점을 넘어 남쪽 땅을 밟은 것.

이날 김 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경기 파주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집을 찾았다. 이는 역사적인 일이었다. 2017년 말까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이 이어지며 한반도 정세는 악화일로였다.

하지만 2018년 1월1일,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 올림픽에 북한 대표단 파견 의사를 밝히면서, 평화의 흐름이 시작됐다. 두 사람은 4·27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의 전면적·획기적 개선, 군사적 긴장 완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등의 내용을 담은 '4·27 판문점 선언'에 합의했다.

평화의 흐름은 정상회담 후에도 이어졌다. 이후 남북 간 후속논의를 통해 문 대통령의 가을 평양방문이 성사됐고, 군사분계선 일대 확성기 방송·전단살포 등 모든 적대행위 중지, 8·15 금강산 계기 이산가족·친척 상봉 등이 실행됐다.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도 추진 중이다.

5월: 유튜버 양예원 비공개 촬영회 사건
비공개 촬영회에서 노출사진을 강요당하고 성추행 당했다고 폭로한 유튜버 양예원씨가 지난 10월10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공개증언을 하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비공개 촬영회에서 노출사진을 강요당하고 성추행 당했다고 폭로한 유튜버 양예원씨가 지난 10월10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공개증언을 하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5월17일 오전, '비글 커플'로 유명한 유튜버 양예원씨가 집단 성추행·성희롱과 협박을 당했고, 신체가 노출된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됐다는 글과 영상을 게시했다. 그는 아르바이트 구인 광고를 보고 2015년 7월 서울 마포구 합정역 인근의 한 스튜디오에 피팅모델로 지원했지만 실제 촬영은 자물쇠로 굳게 문이 닫힌 공간에서 20여명의 남성에게 둘러싸인 채 노출 상태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부터 '미투'(MeToo) 열풍이 불고 있었기에, 양씨의 고백은 큰 충격을 줬다. 비공개 촬영회 문화가 도마위에 올랐고, 논란이 거세지자 가해자로 지목된 해당 스튜디오 실장 A씨 측은 강요나 협박에 의한 사진 촬영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후 A씨와 양씨가 촬영 당시 양예원과 주고받은 카톡 내용이 공개되며 상황이 더욱 꼬였다.

공개된 카카오톡에는 양씨가 스튜디오 실장에게 "이번 주에 일할 거 없을까요?" "몇 번 더 하려고요. 일 구하기 전까지"라며 먼저 연락한 내용이 담겨있다. 논란이 커지자 양씨는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이미 수치스러운 사진을 찍혔다는 심정에서 자포자기했다. 어차피 내 인생 망한 거, 어차피 끝난 거, 그냥 좀 자포자기 심정이었다"라고 밝혔다. 또 "그들은 불리할 것 같은 내용은 카톡이 아닌 전화로 했고, 전화에선 나를 회유하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논란이 꾸준히 지속되면서 지난 7월9일, 경찰 조사를 받던 스튜디오 실장 A씨가 유서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한 대교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건은 현재 진행형이다. 얼마 전인 12월7일, 양씨의 촬영회 사진을 유출하고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모집책 최모씨가 징역 4년을 구형받았다.

6월: '예멘인 500명' 대규모 난민 신청
지난 6월18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 앞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들로 북적이고 있다./사진=뉴스1지난 6월18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 앞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들로 북적이고 있다./사진=뉴스1
유례 없는 대규모 난민신청에 대한민국이 들끓었다. 제주도에 중동국가 예멘인 500여명이 한번에 입국하면서다. 그동안 난민 문제는 먼 유럽의 문제라고만 생각해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 부재했던 한국에서 갑작스런 사태에 극단적 주장부터 인도주의적 시각까지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무사증(무비자) 제도를 이용해 예멘 난민 561명이 제주도에 들어와, 486명(남성 462‧여성 24명)이 난민 인정 신청을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 6월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제주도에 입국한 예멘 난민 수용에 반대한다" 내용의 글이 게시됐고, 청원이 올라온지 5일 만에 20만명의 동의를 받았다.

반대 흐름은 더욱 거세졌다. 지난 6월30일, 서울 광화문에서 난민 반대 집회가 열려 주최 측 추산 1000여명이 참가했다. 이슈가 지속되며 난민 반대 청원은 한 달 만에 총 71만4875명이 동의, 역대 가장 많은 참여 인원을 기록했다.

청와대도 공식 답변했다. 답변자로 나선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청원에 나타난 국민들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우리나라 국제적 위상과 국익에 미치는 문제점을 고려할 때 난민협약 탈퇴나 난민법 폐지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또 "허위난민을 막기 위해 마약 검사, 전염병, 강력범죄 여부 등 심사를 강화할 것이며, 난민으로 인정될 경우 우리 법질서와 문화에 대한 사회통합 교육을 의무화해 정착을 지원·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이들은 '난민으로 인정하지 말라'며 분노했고, 인권 단체 등 난민 수용을 찬성하는 이들은 난민신청자 전체를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한다며 '인종주의적'이라고 반발했다.

난민 심사 기간을 거쳐 지난 9월14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이 예멘 난민심사 대상자 484명 중 영유아 동반 가족, 임신부, 부상자 등 23명에게 '인도적 체류'를 허용했다. 인도적 체류는 난민 인정 요건을 충족하진 못했지만 강제추방시 생명·신체에 위협을 받을 위험이 있는 이들에게 임시 체류를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어 지난 12월14일엔 예멘인 2명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이들은 언론인 출신으로 반군에 비판적인 기사를 썼기에, 추방될 경우 박해를 받을 위험이 높다는 점이 고려됐다.

7월: 최악의 폭염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린 7월. /사진=머니투데이DB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린 7월. /사진=머니투데이DB
전문가들은 찜통같은 한반도 더위의 이유를 '열돔현상'(Heat Dome) 때문으로 분석했다. 동북아시아 전역에서 강세를 보인 고기압이 정체되며 한반도 상공에 뜨거운 공기를 가둔 것. 여기에 중국 서부 티베트 고원지대에서 발생한 티베트 고기압이 가세해 장마전선을 몰아내며 열기를 식혀줄 비까지 거둬갔다. 전국 폭염일수는 31.5일을 기록했고, 열대야일 수도 15.7일이나 이어졌다.

재난 수준의 더위에 사람들이 쓰러졌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7~8월에만 4247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이 중 47명이 사망했다. 7월17일에는 경기 동두천시에서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8시간 방치된 어린이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안전 불감증' 문제가 대두됐다. 정부는 '어린이집 통학차량 안전사고 및 아동학대 근절 대책'을 발표해 연말까지 통학차량에 안전장치를 부착하는 등 어린이 갇힘 사고 대책을 마련했다.

8월: 금메달, 인맥 아닌 실력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와일드카드로 나선 황의조(26·감바 오사카)가 7경기9골로 맹활약했다. /사진= 뉴스1'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와일드카드로 나선 황의조(26·감바 오사카)가 7경기9골로 맹활약했다. /사진= 뉴스1
찜통같은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주는 화끈한 금메달 소식이 인도네시아에서 들려왔다. 8월18일 개막해 9월2일 막을 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온 국민이 잠시 열대야를 잊었다.

811명의 한국선수가 참가해 그 동안 준비한 기량을 뽐냈고, 한국은 금메달 49개 등 총 177개의 메달을 수확하며 중국, 일본에 이어 종합 3위를 차지했다.가장 주목받은 경기는 단연 남자 축구였다. 한국축구의 간판에서 아시아의 대들보로 거듭난 손흥민(26·토트넘)이 공식적으로 군 면제를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관심은 더욱 컸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6강과 8강에서 우승후보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4강에서는 '박항서 매직'의 베트남을 잠재웠다. 결승에서는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일본을 2대0으로 누르며 통산 5회 우승을 달성했다.

일등공신은 와일드카드 황의조(26·감바 오사카)였다. 황의조를 향한 첫 시선은 곱지 않았다. 김학범 감독의 '애제자'였던 황의조에게는 다른 선수의 기회를 막는 '인맥축구' 수혜자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갖은 비난에도 묵묵하게 인도네시아로 떠난 황의조는 7경기에서 무려 9골을 몰아치며 '실력'으로 답했다. 황의조와 대표팀의 금메달은 '인맥'과 '금수저'에 지친 우리사회에 '능력'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9월: "가을엔 평양으로 오세요"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 앞에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 앞에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4월 판문점의 감동이 재현됐다. 파장은 더 컸다. 지난 4월과 5월 1,2차 정상회담을 마친 남북 정상이 약 4개월 만에 다시 손을 맞잡았다. 장소는 평양이었다. 9월18일 서울공항을 떠난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순안공항에 내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영접했다. 김대중(2000년), 노무현(2007년) 전 대통령에 이은 한국 대통령의 세 번째 평양 방문이었다.

정상회담은 2박3일 간 진행됐다.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인 두 정상은 19일 오전 군사적 긴장완화와 남북경제협력 등의 내용이 포함된 '9월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하고 합의문에 서명했다. 청와대가 '실질적 종전 선언'이라고 평가한 두 정상의 선언에 국민들과 국제사회가 주목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이끌어낸 문 대통령은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 5위에 올랐다.

백두산 일정은 9월 정상회담의 백미로 꼽힌다. 두 정상은 회담 마지막 날 백두산에 올라 천지를 따라 산책했다. 당초 예정돼 있지 않은 파격 행사였다. 평양에 도착한 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이 건넨 제안이었다. '민족의 영산'으로 불리는 백두산에서 두 정상이 손을 맞잡은 모습은 많은 이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10월: 때리고, 욕하고…을(乙) 울린 '갑(甲)질'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사진=뉴스1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사진=뉴스1
대한항공 총수일가 갑질 논란(4월)에 이어 갑의 횡포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위디스크 실소유주인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갑질'이 폭로되면서였다. 직원을 폭행하고 닭 살생을 강요하는 등 양 전 회장이 엽기적인 만행을 일삼은 사실이 밝혀지며 한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양 전 회장은 폭행과 갑질 혐의로 구속됐다. 이같은 갑질을 규제하기 위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이른바 '양진호 방지법'이 발의됐다. 개정안에는 사용자나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를 이용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줘서는 안된다는 점이 명시됐다. 기존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의 물리적 폭력만 규제하고 있기 때문. 양진호 방지법은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갑질'은 끊이지 않는다. '양진호 논란' 이후에도 조선일보 손녀의 갑질 폭언, 맥도날드 고객 갑질, 최근 송명빈 마커그룹 대표의 직원 폭행 논란까지 굵직한 갑질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11월: 마이크로닷이 쏘아 올린 '빚투'
왼쪽부터 배우 한고은, 래퍼 마이크로닷, 방송인 김영희/사진=머니투데이DB왼쪽부터 배우 한고은, 래퍼 마이크로닷, 방송인 김영희/사진=머니투데이DB
연예계가 빚투(빚too·나도 떼였다)에 휩싸였다. 시작은 래퍼 마이크로닷이었다. 지난 11월19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 마이크로닷 부모가 과거 충북 제천에 살던 시절 주변인들에게 막대한 금전적 손해를 끼치고 뉴질랜드로 도망을 쳤다는 내용의 글이 퍼졌다. 논란이 일자 마이크로닷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피해자들의 증언이 잇따르자 결국 공식사과했다. 현재 마이크로닷 부모에게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마이크로닷 부모 사기 의혹 이후 연예인 가족 채무 불이행에 대한 폭로가 이어졌다. 래퍼 도끼, 가수 비, 마마무 휘인, 윤민수, 배우 차예련, 마동석, 한고은, 조여정, 방송인 이영자, 김영희 등이 빚투로 곤욕을 치렀다.

계속된 빚투에 일각에선 '현대판 연좌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모의 죄를 자식에게 물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또 '빚투'라는 용어가 성범죄 피해 사실을 고백하는 '미투'(MeToo) 운동을 희화화 한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12월: "카카오 카풀 안 돼" 총파업 나선 택시업계
지난 20일 오후 서울의 한 택시회사 차고지에 운행을 멈춘 택시들이 가득차 있다./사진=뉴스1지난 20일 오후 서울의 한 택시회사 차고지에 운행을 멈춘 택시들이 가득차 있다./사진=뉴스1
택시 업계가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며 총파업 카드를 빼들었다. 지난 20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로 구성된 카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오전 4시부터 24시간 택시 운행을 중단하고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로 인해 서울 지역 택시 운행률은 평소 대비 15%까지 급감, 출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앞서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택시 기사 최모씨(57)가 카풀 서비스 시행에 반대하며 분신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씨는 '이 한몸을 던져서라도 카풀을 막아야 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카풀 서비스 도입을 둘러싼 택시 업계와 카카오간 갈등의 폭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난 28일 택시·카풀 문제 관련 사회적 대타협 기구 출범을 위한 사전 간담회에 택시 업계가 불참했다. 사회적 대타협 기구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카풀 서비스와 택시 업계의 갈등 해결을 위해 제안한 논의의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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