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광주·전남 주류기업 보해양조가 대규모 적자 등 위기를 견디지 못해 올해 연말까지 임직원 280여명 전체를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진행하고, 희망퇴직을 받는다. 지난해 연말 80여명의 인원을 감축한 상황에서 또 다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나선 것이다.
지역소주뿐 아니라 주류업계 전반이 지난해부터 구조조정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3월 소주업계 1위 하이트진로가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5년만에 3200여명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같은 해 전통주 대표기업인 국순당은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받고 2016년 말 309명이었던 직원이 지난해 말 263명으로 15% 가량 줄였다.
맥주업계 1위 오비맥주 역시 장기 근속자를 대상으로 8월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물론 오비맥주의 경우 퇴직자 수와 같은 규모로 신규 채용을 진행한다는 이유였지만, 국산 맥주도 수입 맥주에 밀려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산 맥주 출고량은 2013년 206만2000㎘(킬로리터)를 기록한 뒤 지난해 182만4000㎘까지 떨어졌다.
주종별 대표 기업들의 부진과 주류 산업 침체는 장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주류산업협회는 '주류소비자 행태조사'를 통해 "2000년 이후 국내 주류 산업이 완만한 성장세를 지속하다 2008년을 정점으로 소비가 정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대규모 회식 문화가 줄어들고 소규모 혼술·홈술 문화가 정착된 것도 한 몫했다. 협회는 또 "장기적으로 출산률 저하 등에 따른 인구 감소로 전체 주류 내수시장 규모가 지속해서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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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급속한 사회·경제적 환경 변화가 주류 소비 감소, 음주 문화 등에 영향을 미쳤다"며 "경기 불황도 지속되는 상황에서 당분간 주류시장 한파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