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MT리포트] '제로페이' 오늘부터 시작, 써보시겠습니까?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변휘 기자, 고석용 기자 2018.12.20 06:30

[제로페이 실험](종합)

편집자주 | 정부 주도의 간편결제 서비스 ‘제로페이’가 시범사업의 첫 발을 내딛었다.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출발했지만 소비자 유인책이 부족하고 결제 편의성도 높지 않아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적지 않다. 제로페이가 이같은 우려 섞인 시선을 벗어던지고 서민용 결제 서비스로 안착할지 살펴봤다.




수수료 줄인 제로페이, 신용카드 넘어설까






[제로페이 실험]<1>20일부터 시범운영…소상공인은 확실한 혜택, 소비자 유인책은 의문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줄일 목적으로 추진된 제로페이가 20일부터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가맹점 입장에선 낮은 수수료가 가장 큰 장점이지만 영세 가맹점의 경우 오히려 0% 수수료의 매력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카드 대비 혜택과 편의성이 크지 않고 거래 취소시 환불이 우려된다는 반응도 있다.

제로페이는 사각형의 2차원 바코드인 QR코드를 활용한 계좌이체 방식의 결제 서비스다. 소비자는 네이버페이와 페이코 등 간편결제 앱이나 은행 결제 앱으로 제로페이 가맹점에 비치된 QR코드를 휴대폰으로 스캔한 후 거래금액을 입력하면 된다. 가맹점주가 가맹점 앱을 통해 이를 확인하면 거래금액이 소비자의 은행 계좌에서 가맹점주 계좌로 곧바로 이체된다.

◇제로페이도 매출세액공제, 줄어든 수수료만큼 이득=제로페이의 가맹점 수수료는 연매출 8억원 미만은 아예 없고(0%) 8억원 초과 12억원 미만은 0.3%, 12억원 초과는 0.5%다. 신용카드 대비 1%포인트 안팎으로 낮은 수준이다. 신용카드 수수료는 연매출 3억원 이하 0.8%, 3억원 초과 5억원 이하 1.3%, 5억원 초과는 상한선 2.2%까지 받을 수 있다. 내년에는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1.4%,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1.6%의 수수료가 새로 적용된다.

아울러 소상공인은 내년부터 제로페이 결제 매출도 부가세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행 부가가치세법상 연매출 10억원 이하 개인사업자는 카드 매출의 1.3% 내에서 연간 500만원까지 매출세액공제를 받는데 제로페이 매출도 내년부터 적용을 받는 것.

예를 들어 연매출 5억원에 3억원이 카드 매출이라면 연간 공제액이 390만원으로 카드 수수료 부담액 240만원을 빼고 150만원이 남는다. 반면 3억원이 모두 제로페이 매출이라면 수수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세액공제액 390만원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다.

제로페이 매출 현황과 결제 내역 등은 가맹점 앱을 통해 확인한다. 가맹점 앱은 가맹점주와 직원 휴대폰에 모두 설치할 수 있다. 다만 앱 활용에 서툰 소상공인에겐 제로페이가 '그림의 떡'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결제사업 관계자는 “영세한 소상공인 중에서는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거나 아예 구형 휴대폰을 사용하는 분도 적지 않다”며 “이런 분들은 제로페이 이용시 결제 내역조차 확인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 때문인지 제로페이에 대한 소상공인의 반응은 생각만큼 뜨겁지 않다. 서울시는 이달 초 전국적으로 6만2000여개의 가맹점이 가입을 신청하거나 가입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가입한 가맹점은 2만여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카드 가맹점 269만여개 대비 0.74%로 미미한 수준이다.

◇높은 소득공제율, 소비자 마음 사로잡기엔 역부족=소비자 입장에서 제로페이의 매력은 높은 소득공제율이다. 서울시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제로페이 이용시 결제금액의 40%가 소득공제 되도록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신용카드(15%)는 물론 현금 및 체크카드(30%)의 소득공제율보다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높은 소득공제율이 기존 신용카드 사용자를 끌어오는 강력한 유인책이 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당장 계좌에 현금이 부족해도 일정 금액을 소비할 수 있는 신용공여 기능이다. 이는 계좌에 돈이 있어야 쓸 수 없는 제로페이가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제로페이가 현금 없는 소비에 익숙해진 신용카드 고객들을 끌어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서울시와 중기부도 제로페이에 일정 수준의 신용공여 기능을 추가하는 방안을 은행들과 논의했지만 소비자에게 신용을 제공하기 위한 자금 조달에 비용이 들어 무산됐다. 신용카드 수수료에는 자금 조달 비용이 포함되지만 제로페이의 낮은 수수료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어서다.

서울시와 중기부가 신용카드의 신용공여 기능에 맞설 대안으로 내놓은 40%의 소득공제율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다. 제로페이에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하려면 조세제한특례법이 개정돼야 하는데 아직 법 개정 전이다. 법 개정시 40%의 소득공제율이 제로페이 전 가맹점에 적용될지도 불투명하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는 것은 국민 세금으로 제로페이 가맹점의 매출 활성화를 돕는다는 의미인데 대형 가맹점에도 높은 소득공제 혜택을 똑같이 줘야 하는지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다고 매출 규모로 소득공제 혜택에 차이를 두면 소비자 입장에서 제로페이의 매력이 반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편의성 측면에서도 제로페이가 기존 카드에 비해 떨어진다는 의견이 나온다. 삼성페이에 카드를 등록해두면 카드 단말기에 휴대폰을 갖다 대기만 해도 결제가 이뤄지는 반면 제로페이는 QR코드를 스캔하고 결제금액까지 입력해야 한다. 삼성페이에 가입하지 않았더라도 카드는 단말기에 대거나 꽂거나 긁기만 하면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로페이 결제 취소시 환불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가맹점 계좌에 현금이 충분하지 않으면 환불이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어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맹점주가 계좌에 자동이체를 설정해두면 어느 날은 계좌에 현금이 부족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소비자가 제때 환불받지 못하는 불편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명호 기자





제로페이 은행들, 복잡한 '득실' 셈법






[제로페이 실험]<2>연매출 8억원 이상 가맹점에서 수수료 받지만 '이체 수수료 잃고 '동생' 이익 뺏는 꼴

'제로페이'를 바라보는 은행의 이해득실 셈법이 복잡하다. 서울시와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제로페이 참여 은행들이 그간 카드사에 내줬던 결제시장 주도권을 찾아오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작 은행들은 '새는 돈이 더 크다'는 입장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로페이 시범사업이 개시되는 오는 20일부터 순차적으로 신한·우리·KB국민·KEB하나 등 20개 참여 은행들은 각자의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에 제로페이 결제 시스템을 탑재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쏠', 국민은행은 '리브', 우리은행은 '원터치뱅킹' 등에 제로페이 QR코드를 담는다. 소비자들은 제로페이 사용을 위해서 별도 앱 설치 없이 각자 주거래 은행의 앱을 실행시키면 된다.

서울시와 중기부는 은행도 네이버페이나 페이코처럼 결제사업자 역할을 나눠 맡으면서 수수료 이익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로페이 수수료율은 연매출 8억원 이하 가맹점은 면제, 8억~12억원은 판매액의 0.3%, 12억원 초과는 0.5%다. 연매출 8억원 이상 가맹점에서 '◇◇은행 제로페이'를 이용했다면 해당 결제 수수료는 은행 이익으로 잡힌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은행들이 포기한 이체 수수료를 상쇄할 수 있다는 게 중기부 시각이다. 제로페이는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현금이 지불되는 구조로 은행의 이체 서비스를 활용하는 만큼 건당 수수료가 발생한다. 하지만 서울시는 은행들과 협약을 맺고 이체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은행 제로페이'가 흥행에 성공해 8억원 이상 가맹점이 늘어난다면, 은행이 이체 수수료 손해보다 많은 결제 수수료를 벌 수 있다는 것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제로페이 활성화는 기존에 카드사가 가졌던 결제시장 주도권을 직불시장으로 가져와 은행 영향력을 키우고 결제 수수료 이익도 기대할 수 있어 은행 입장에서도 좋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은행의 셈법은 중기부와 다르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연매출 8억원 이상 가맹점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불확실한 결제 수수료 이익 때문에 은행이 져야할 부담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우선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제로페이 플랫폼의 초기 구축비용은 39억원, 연간 운영비용은 35억원이다. 이는 29곳의 제로페이 참여 사업자들이 부담해야 하는데 이중 20곳이 은행이다.

포기해야 할 이체 수수료가 불어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가령 서울시의 66만 자영업자가 모두 가맹점에 가입해 제로페이가 주요 결제수단이 된다면 은행들이 포기해야 할 수수료 수입은 연간 최대 7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선 '원래 없던 이체가 제로페이로 생겨나는 만큼 은행들은 손해를 볼 게 없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은행권에선 "이는 이체 시스템 구축을 위해 투입한 비용, 유지·관리 비용, 만일의 사고 발생시 각 은행이 져야 할 리스크 등 각종 부담을 간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마케팅 비용도 은행마다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카카오페이가 오프라인 결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1000만원을 주는 이벤트 중인 것처럼 은행 제로페이 역시 고객 확보를 위해서는 마케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20곳의 은행과 간편결제 사업자의 제로페이가 난립하면서 경쟁심리에 마케팅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어 A은행 제로페이가 '잘 나간다'고 소문이 나면 B은행이 가만 있을 수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은행의 제로페이가 흥행할수록 계열사로 두고 있는 카드사의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민이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은 그룹 내에 카드사가 계열사로 있고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은행 내에 카드사업 부문이 있다.

제로페이는 카드 대비 수수료가 낮아 금융그룹 차원에선 줄어든 카드사 수익에 못 미치는 은행의 결제 수수료 수익에 마냥 기뻐할 수 없고 카드사업을 영위하는 은행들은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드사의 결제 주도권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한 집안 내에서 동생의 먹거리를 형이 빼앗아 오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변휘 기자





제로페이 진짜 '적'은 카드사 아닌 카카오페이






[제로페이 실험]<3>카카오페이, 결제방식·소상공인 수수료 제로페이와 유사한데 카카오톡으로 '날개'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로 출발했다. 결국 카드 결제를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제로페이의 실질적인 경쟁 상대는 카드사가 아니라 카카오페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카카오페이의 ‘소상공인 결제’는 제로페이와 마찬가지로 가맹점에 비치된 QR코드를 스캔해 계좌 이체하는 결제 서비스로 소상공인에겐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카카오페이는 여기에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가맹점이 가파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카카오페이 오프라인 가맹점은 이달 중순 현재 약 18만여개다. 이중 수수료 부담이 전혀 없는 소상공인 결제 가맹점이 13만개에 이른다. 제로페이가 연매출 8억원 이하 가맹점에 대해 수수료 0%를 적용하는 반면 카카오페이의 소상공인 결제는 연매출에 상관없이 신청을 받아 1인 가맹점주 위주로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수수료가 발생하는 ‘매장 결제’는 기업형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하며 현재 58개 업체의 5만여개를 확보했다. 매장 결제는 소비자가 카카오톡으로 생성한 QR코드를 가맹점이 스캔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카카오페이는 소비자 입장에선 별도의 간편결제 앱을, 가맹점 입장에선 별도의 가맹점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제로페이보다 편리하다. 제로페이는 소비자 휴대폰에 네이버페이나 페이코, 은행 결제 앱 등이 있어야 결제가 가능하다. 가맹점주들은 가맹점 전용 앱을 설치해야 소비자가 전송한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카카오페이는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카카오톡 내에서 결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카카오톡 내의 카카오페이에 연동된 은행 계좌를 통해 카카오머니를 충전한 후 이 충전액으로 거래하기 때문에 결제를 취소해도 즉각 환불이 가능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계좌 대 계좌’가 아니라 ‘카카오페이 계정 대 계정’의 형태를 취하고 있어 거래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제로페이에 별다른 소비자 대상의 판촉행사가 계획되지 않고 있는 반면 카카오페이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 유인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정금액 이상 결제시 할인 혜택 제공, 경품 증정, 상품권 추첨권 제공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매주 지정된 브랜드 매장에서 결제시 추첨을 통해 1000만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매장 결제의 경우 수수료율이 평균 2.2% 수준인데도 가맹점이 늘고 있는 것도 이같은 프로모션 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브랜드사 입장에서 다양한 프로모션에 따른 소비자 유입 및 매출 증대 효과가 수수료 부담보다 크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로페이는 높은 소득공제율이 장점이지만 소비자 유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체크카드 활성화를 위해 소득공제율을 신용카드 대비 두 배로 높였지만 사용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며 “소득공제만으로는 신용카드 고객을 끌어오는 유인이 되기 힘들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당초 제로페이 참여사 중 하나였지만 시범사업 불참을 결정했다. 카카오톡 회원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가맹점 확대가 중요한데 제로페이의 사업구조가 이와 상충된다고 판단해서다.

카카오페이는 상황에 따라 향후에 제로페이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가능성이 낮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제로페이가 없어도 충분히 가맹점을 확보할 수 있는데 굳이 제로페이에 참여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명호 기자





'착한 소비' 독려하는 제로페이…소비자 움직일까






[제로페이 실험]<4>소상공인 부담 줄여주는 '착한 결제'…"소비자 선의에만 기대긴 어려워" 지적도

'착한소비'를 권장하는 제로페이 광고 문구/사진=제로페이 홈페이지'착한소비'를 권장하는 제로페이 광고 문구/사진=제로페이 홈페이지
제로페이의 마케팅 포인트는 '착한 소비'다. 기존의 카드 결제 방식은 소상공인에게 수수료 부담을 지우는 '나쁜 소비',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는 제로페이는 '착한 소비'라는 시각을 통해 소비자들의 제로페이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착함'이 소비자들의 제로페이 이용을 유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일 시범운영을 시작하는 제로페이의 대표 광고 문구는 '착한 결제'다. "내 물건 사면서 골목상권 살리는 착한 결제는?" "소상공인을 힘들게 한 건 결제수수료 문제!" "간편함을 나눔으로" 등의 광고물이 서울시내 곳곳에 붙었으며 최근 유튜브에 올라온 광고 제목 역시 '착하게 산다고 돈 나와? 나와! 착한 결제 제로페이 서울'이다.

광고 내용도 제로페이가 소상공인을 돕는 내용으로 채워진다. 한 광고에서는 길을 걷던 행인들이 갑자기 쓰러지자 주변 사람들은 휴대폰으로 쓰러진 사람들의 QR코드를 찍고 그러자 쓰러진 이들이 다시 일어선다. 쓰러진 자영업자를 소비자들이 QR코드 결제, 제로페이로 일어서게 만든다는 의미다.

하지만 '착한 소비' 마케팅의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는 탐스 슈즈(TOMS Shoes, 탐스)는 제로페이 마케팅에 시사하는 바가 상당하다. 탐스는 신발 한 켤레를 팔 때마다 빈곤국가 어린이에게 한 켤레를 기부하는 '원 포 원(One for One)' 모델로 유명하다. 창업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아르헨티나 여행 중 신발 한 켤레를 나눠 신는 어린 형제를 만난 뒤 창업을 결심했다.

당초 250켤레를 팔아 아르헨티나 어린이 250명에게 신발을 나눠주겠다는 소박한 목표로 출발한 탐스는 취지에 공감한 유명배우 스칼렛 요한슨 등이 선택하며 '대박'을 쳤다. 창업 6개월만에 1만 켤레 판매를 돌파하는 등 10년여 동안 60개국 어린이들에게 6000만 켤레의 신발을 기부했다.

하지만 '착한 소비'의 대표주자로 꼽히던 탐스는 최근 다소 한계에 부딪힌 모습이다. 신발 등 주력 상품의 매출 부진이 이어지며 재정 위기에 빠졌고 지난해 말에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Caa3' 등급을 받아 투자 부적격 판정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원인을 탐스의 상품 경쟁력에서 찾고 있다. 탐스는 성장을 이끈 아르헨티나 민속신발 '알파르가타'(Alpargata) 디자인 외에 특별한 효자상품이 없었고 사업영역을 확장한 가방, 선글라스, 안경 등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결국 '착한 소비' 마케팅 역시 기본적인 상품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교훈이다.

한 금융회사 마케팅 임원은 "신용카드업계에선 필요한 할인 혜택만 쏙쏙 빼먹고 필요 이상으로 카드를 사용하지 않아 회사로선 오히려 손해인 '체리피커'들이 골칫거리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 결제 분야에서는 마냥 소비자들의 선한 의지에만 기대기 어렵다"고 말했다.

변휘 기자





'소득공제 어떻게?' 제로페이 사용법 AtoZ






[제로페이 실험]<5>소상공인, 가입하면 1달 내 키트 '무료'배송…소비자, 앱으로 '체크카드'처럼 사용

정부가 소상공인 카드결제 수수료 부담 완화를 위해 준비해온 제로페이가 20일부터 시범 시행된다. 소상공인은 무료 QR코드 키트를 발급받으면 이용할 수 있다. 소비자는 네이버나 페이코 등 민간 애플리케이션에 계좌번호만 연동시키면 이용할 수 있다. 제로페이 사용방법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가입 절차는

▶제로페이를 이용하고 싶은 소상공인·자영업자는 20일부터 제로페이 공식 홈페이지(https://zeropay.or.kr/)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서울페이 홈페이지나 우편접수만 가능했다. 사업자등록번호, 주소 등 기본정보와 결제대금을 입금받을 계좌번호만 입력하면 된다. 법인사업자의 경우에만 △사업자등록증 △대표자 신분증 △법인등기부등본 △법인인감증명서 등 서류를 추가로 제출하면 된다. 우편접수도 가능하다. 기존 서울페이 가맹점 신청을 진행한 소상공인은 제로페이로 자동 접수된다.

-가입 비용은

▶가입비용은 전액 무료다. QR코드 키트 제작·배송비용도 정부 예산으로 지원한다. 제로페이를 사용하는 손님이 적어도 소상공인이 부담할 비용은 없는 셈이다. 키트의 파손 등으로 키트를 재발송 받을 경우에만 1만원 가량의 추가제작·배송비용이 든다. 가입 신청부터 QR코드 키트 배송까지 걸리는 시간은 2주에서 1달가량이다. 서울페이 가맹점 신청을 진행한 소상공인부터 키트가 배송되며 이후부터는 선착순으로 배송된다. 소상공인들은 가로세로 10cm가량의 키트를 계산대 주변에 붙여놓고 '제로페이 가맹점'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다운받으면 준비는 끝난다.

-사용 방법은

▶제로페이는 전용 앱이 없다. 소비자는 제로페이 플랫폼에 참여하고 있는 네이버나 페이코, 시중은행의 간편결제앱을 사용하면 된다. 안드로이드(삼성 갤럭시·LG)나 iOS(아이폰) 모두 사용 가능하다. 최초 1회만 결제금액이 빠져나갈 계좌를 연동시키면 된다. 포인트 충전 등 없이 체크카드처럼 결제금액이 바로 빠져나가는 방식이다. 현재 제로페이는 모두 소비자 스캔 방식이다. 소비자가 네이버, 페이코, 등 앱을 켠 후 매장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한다. 물건 가격도 소비자가 입력한다. 매장에서 가맹점용 앱으로 결제내역을 확인하면 절차가 끝난다.

소득공제를 받으려면

▶결제내역은 자동으로 제로페이 플랫폼허브에 저장된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사용시 별다른 절차가 필요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라는 게 중기부의 설명이다. 소비자는 제로페이 결제금액 중 근로자 5인 미만 소상공인 점포에서 사용된 금액에 한해 소득공제 40% 우대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밖의 사업장에서 사용된 금액의 소득공제율은 30%다.

고석용 기자





삼성페이도 계좌 결제는 실패했는데…제로페이는?






[제로페이 실험]<6>'카드결제' 삼성페이 흥행에도 '계좌결제' 방식은 '한계'…우리은행 "내년 서비스 종료"

2015년 8월 출시된 삼성페이는 출시 3년만인 올 상반기 기준 가입자 수가 1000만명, 누적 거래액이 18조원을 넘어섰다. 실물 카드가 없어도 스마트폰을 카드 결제기 근처에 갖다 대면 기기간 통신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편의성이 주효했다.

그러나 계좌 결제 서비스 비중은 극히 미미하다. 이는 은행의 입출금통장을 등록한 뒤 지문 또는 비밀번호 인증을 거쳐 카드 단말기에 접촉하면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결제 방식이다. 현재 계좌 결제 삼성페이를 도입한 은행은 우리은행(우리삼성페이)과 IBK기업은행(IBK삼성페이) 두 곳뿐이었다. 두 은행을 합해 삼성페이 결제 건수와 결제 액수는 연간 각각 5만건 미만, 5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전체 삼성페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소수점 이하다.

다른 은행들도 삼성페이를 통한 계좌 결제 서비스 도입을 검토했지만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접었다. 신한·KB국민·KEB하나·NH농협은행 등은 삼성페이를 통한 자금 이체와 ATM(자동입출금기) 거래 서비스만 내놓았을 뿐 결제 기능은 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체크카드 결제와 겹치고 이미 계좌 결제를 시작한 은행들의 실적도 좋지 않아 굳이 도입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계좌 결제 삼성페이를 2015년 8월에 가장 먼저 도입했던 우리은행마저 내년 5월부터 서비스 중단을 결정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용고객과 액수 너무 적어 서비스를 유지할만한 유인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용고객과 금액이 미미하긴 하지만 조금씩 늘고 있어 좀더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20일 시범사업을 개시하는 제로페이는 카드 결제를 대신할 계좌 결제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계좌 결제 삼성페이와 닮았다. 하지만 사용방법은 QR코드를 찍는 제로페이보다 기존 카드 결제기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삼성페이가 고객에게 더 익숙할 수 있고 서비스 초기 가맹점 숫자 역시 삼성페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럼에도 신용·체크카드의 편의성을 뛰어넘는 유인책이 부족해 계좌 결제 삼성페이는 좀처럼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로페이의 QR코드 결제가 기존 카드 단말기에 비해 대단히 편리한 것은 아니고 40%의 소득공제율도 크게 피부에 와 닿는 혜택은 아닌 만큼 제로페이가 계좌 결제 삼성페이의 한계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고객 혜택에 대한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휘 기자





"QR코드, 쓰면 편리합니다"…실제 편의성은?






[제로페이 실험]<7>

서울시는 제로페이가 QR코드 방식을 활용하고 있어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실제 편의성은 삼성페이, LG페이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편의성이 유인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QR코드는 쉽게 말해 2차원 형식으로 된 바코드다. 한 방향으로 나열된 막대를 통해 정보를 담은 바코드에서 더 나아가 가로세로 두 방향으로 정보를 담을 수 있도록 해 정보량 및 활용도를 늘렸다.

QR코드는 생성자가 누구냐에 따라 'CPM'(Customer Presneted Mode) 방식과 'MPM'(Merchant Presented Mode) 방식으로 나뉜다. CPM은 소비자가 QR코드를 생성해내면 이를 가맹점주가 스캔해 통신하는 방식이다. MPM은 반대로 가맹점주의 QR코드를 소비자가 휴대폰으로 읽어내는 방식이다.

이중 MPM은 다시 '고정형'과 '변동형'으로 구분된다. 고정형은 하나의 고정된 QR코드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소비자가 스캔할 때마다 거래금액을 입력해야 한다. 현재 제로페이가 주로 채택한 방식은 고정형 MPM이다. 서울시가 가맹점에 나눠준 QR코드 스티커를 소비자가 스캔하고 가격을 입력해야 결제가 완료된다.

변동형은 가맹점의 포스(POS)단말기를 통해 결제시마다 새로운 QR코드를 띄우는 방식으로 거래금액 정보가 포함돼 소비자가 별도로 거래액을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포스 단말기 구입과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별도 비용이 발생한다. 서울시가 고정형을 선택한 것도 QR코드 스티커만 부착하면 돼 비용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편의성을 굳이 따지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QR코드를 가맹점에 제시하는 CPM 방식이 가장 간편하다. 제로페이의 고정형 MPM은 편의성이 가장 떨어진다. QR코드를 제대로 스캔하기 위해 휴대폰 화면을 맞춰야 할 뿐더러 결제할 금액도 그때그때 직접 입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결제방식과 비교했을 때도 QR코드의 편의성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오히려 휴대폰 터치 한번으로 열어 지문을 인식시키면 카드처럼 결제되는 삼성페이, LG페이가 더 간편하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젊은층에선 QR코드 결제가 새로운 오프라인 결제 방식으로 선호도가 있을 수 있으나 삼성페이 등에 익숙한 기존 사용자층엔 별 매력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여전히 실물카드를 꺼내 사용하는데 불편함을 못 느끼는 사용자들이 많다"며 "삼성페이보다 더 편의성이 높다고 평가 받던 NFC(근거리 무선통신) 결제 서비스가 올해 흐지부지된 것도 단순히 편의성만을 내세워서는 고객들의 기존 결제 방식을 바꾸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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