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 삼성전자의 배신(?)…주가 4만원 마저 붕괴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8.12.1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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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 우려 현실로, 내년 전망도 어두워…"삼성이 망하면 나라도 망한다(?)" 믿고 샀는데 손실 눈덩이

'국민주' 삼성전자의 배신(?)…주가 4만원 마저 붕괴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1위인 '국민주'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 주가가 4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주력사업인 반도체와 IM(정보기술·모바일) 업황이 좋지 않아 올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에 매도 주문이 쏟아졌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63%(1050원) 하락한 3만8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 때 3만87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도 경신했다.



당초 5000원이던 액면가를 100원으로 50분의 1 분할한 지난 5월4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4만원 붕괴는 액면분할 전 기준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200만원 아래로 하락한 것과 같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액면분할 직전 주가인 265만원의 50분의 1인 5만3000원에 거래를 재개했다. 하지만 액면분할을 하면 더 많은 투자자 몰려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거래 재개 첫 날부터 주가가 하락하더니 6거래일 만인 5월15일에는 5만원선이 붕괴됐다. 이후 반도체 업황 우려, 글로벌 증시 하락 등 여파로 삼성전자 주가는 계속 빠졌다. 상반기까지만해도 4만5000원 저항선이 유지됐지만 하반기 들어 속절없이 무너졌다. 최근엔 4만원선을 위협 받아 왔다.



'국민주' 삼성전자의 배신(?)…주가 4만원 마저 붕괴
이날 주가가 3만원대로 주저 앉은 것은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는 분석이 기정사실화 됐기 때문이다. 증권사 10곳이 삼성전자 보고서를 냈는데 9곳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3곳은 목표가를 5만원 이하로 제시했다.

주요 증권사들은 올 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14조원을 밑돌 것으로 봤다. 증권가의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17조3000억원(6월)→16조1000억원(11월)→15조9000억원(12월10일) 등으로 점점 낮아졌다. 하지만 이날 4분기 영업이익이 14조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지면서 투심이 완전히 얼어붙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 부진과 실적 둔화에 따라 당분간 삼성전자 주가에 적용될 밸류에이션 배수는 평균값 미만에 머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내년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내년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31조8000억원으로 올해보다 32% 감소할 것"이라며 "D램 가격이 29%, 낸드 가격이 44% 하락할 것을 가정할 때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멘붕에 빠졌다. 액면분할 직전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한 한 대기업 직원은 "당초 10% 수익을 목표로 잡았는데 액면분할 이후 주가가 계속 떨어지기만 했다"며 "지금은 20% 이상 손실이 난 상태"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대한민국 1등 기업인 삼성이 망하면 나라도 망한다는 생각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산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며 "1년만에 주가가 30% 이상 떨어지니 무한 신뢰했던 삼성에 배신당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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