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63%(1050원) 하락한 3만8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 때 3만87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도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액면분할 직전 주가인 265만원의 50분의 1인 5만3000원에 거래를 재개했다. 하지만 액면분할을 하면 더 많은 투자자 몰려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거래 재개 첫 날부터 주가가 하락하더니 6거래일 만인 5월15일에는 5만원선이 붕괴됐다. 이후 반도체 업황 우려, 글로벌 증시 하락 등 여파로 삼성전자 주가는 계속 빠졌다. 상반기까지만해도 4만5000원 저항선이 유지됐지만 하반기 들어 속절없이 무너졌다. 최근엔 4만원선을 위협 받아 왔다.
주요 증권사들은 올 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14조원을 밑돌 것으로 봤다. 증권가의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17조3000억원(6월)→16조1000억원(11월)→15조9000억원(12월10일) 등으로 점점 낮아졌다. 하지만 이날 4분기 영업이익이 14조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지면서 투심이 완전히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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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 부진과 실적 둔화에 따라 당분간 삼성전자 주가에 적용될 밸류에이션 배수는 평균값 미만에 머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내년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내년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31조8000억원으로 올해보다 32% 감소할 것"이라며 "D램 가격이 29%, 낸드 가격이 44% 하락할 것을 가정할 때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멘붕에 빠졌다. 액면분할 직전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한 한 대기업 직원은 "당초 10% 수익을 목표로 잡았는데 액면분할 이후 주가가 계속 떨어지기만 했다"며 "지금은 20% 이상 손실이 난 상태"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대한민국 1등 기업인 삼성이 망하면 나라도 망한다는 생각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산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며 "1년만에 주가가 30% 이상 떨어지니 무한 신뢰했던 삼성에 배신당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