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한 50대 택시기사 유서 "카풀 무산될 때까지 투쟁해야"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18.12.10 19:29
글자크기

전국 4개 택시노조 유서 일부 내용 공개…"택시 근로자 위해 정부가 나서줄 것" 촉구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car pool) 서비스 시행에 반대한 50대 택시기사 최모씨가 분신하기 전 남긴 유서의 복사본. /사진=이영민 기자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car pool) 서비스 시행에 반대한 50대 택시기사 최모씨가 분신하기 전 남긴 유서의 복사본. /사진=이영민 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car pool) 서비스 시행에 반대한 50대 택시기사 최모씨(57)가 "카풀이 제지되는 날까지 나의 시신을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10일 오후 6시30분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씨의 유서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노조에 따르면 최씨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민주당 정부에 바란다'는 제목의 유서를, 손석희 JTBC 대표에게 '카풀!'이라는 제목의 유서를 각각 1통씩 남겼다.



최씨는 분신하기 전인 이날 오후 자필 유서 2통을 국회의사당 국회2문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던 한 시위자에게 1만원을 주고 "찾으러오는 사람이 있으면 전해달라"며 맡겼다.

최씨는 이 대표에게 남긴 유서에 "카풀이 무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 바란다"며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과 한국노총은 카풀이 제지되는 날까지 나의 시신을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달라"고 썼다.

손 대표에게 남긴 유서에는 "불법 카풀을 근절해야 한다"며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는 택시 근로자들을 위해서 정부가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남겼다.


성명서를 발표한 4개 택시노조는 "정부와 국회, 대기업이 택시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규탄했다.

이어 "운송질서와 교통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거대기업의 카풀 중계행위를 근절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으나 정부와 국회는 이를 방치했다"며 "오히려 공유경제 육성이란 미명하에 불법을 합법화시키려 했다"고 비판했다.

또 "불법 카풀 영업을 금지하기 위해 정부여당이 강력히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자가용 불법 카풀 영업의 금지·중단·철회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강행할 경우 전국 100만 택시가족 일동은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최씨는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인근에 택시를 세우고 차 안에서 분신해 사망했다.

최씨는 평소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에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풀은 출퇴근 시간대 등에 목적지가 같은 이들이 한 대의 차량에 같이 타는 것을 말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달 7일부터 일부 제한된 이용자를 대상으로 카풀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