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 ADT캡스 경호팀장 /사진제공=ADT캡스
이 팀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경호 임무로 2008년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방한 당시를 꼽았다. 이 팀장은 “신변보호는 짧게는 하루, 길게는 며칠씩 하기도 하지만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방한했을 땐 일주일을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다”며 “연세가 있다 보니 식사메뉴나 복용하고 있는 약, 지병 유무, 건강관리, 이동 경로 근처의 병원 등을 모두 신경 써야 했다”고 했다.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신뢰를 쌓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이 팀장은 “경호 첫날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계단을 내려가다 넘어질 뻔한 적이 있었다”며 “곧바로 부축을 해드렸는데 불편한 기색을 보이시며 거절하시더라”고 웃었다.
이 팀장은 여성 경호원만의 매력이 분명 있다고 말한다. 그는 “예전에는 의뢰인이 남성 경호원을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여성 CEO(최고경영자)나 정치인도 많아져 여성 경호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추운 나라에서 온 의뢰인에게 따뜻한 음료를 건네거나 의뢰인의 식단관리, 건강관리까지 신경 쓰는 ‘디테일’은 여성 경호원만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ADT캡스에서 처음 경호팀장으로 발탁된 2007년, 그로부터 11년이 지났다. 당시 미혼이었지만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다. 자녀가 있다 보니 경호를 바라보는 시야도 보다 넒어졌다고 한다. 이 팀장은 “예전엔 의뢰인에 맞춰 어떻게 하면 경호를 잘할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지금은 취약계층이 스스로 자기 방어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경호인들의 주된 임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학교폭력에 힘들어하는 학생들이나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한 호신술 특강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